장시간 마스크 착용, ‘구취공포증’ 유발...자가 진단법은?

장시간 마스크 착용, ‘구취공포증’ 유발...자가 진단법은?

2021.06.16. 오후 4: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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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시간 마스크 착용, ‘구취공포증’ 유발...자가 진단법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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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반적으로 입냄새는 스스로 느끼기보다는 타인에 의해 알게 되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코로나19 확산으로 마스크 착용이 생활화되면서 원래 구취가 없었던 많은 사람들이 스스로 구취를 느끼고 있다.

마스크 착용은 ‘구취’ 최적의 조건

마스크를 끼면 산소공급이 원활하지 않게 되며 구취의 주요 원인인 휘발성황화합물을 만들어내는 혐기성 세균을 증가시킬 수 있다. 또한, 입과 코를 통한 외부 공기의 흐름이 제한되기 때문에 공기가 마스크 내에만 고이게 되는데, 입으로 하는 호흡을 유발해 더욱 입안을 건조하게 하고 혐기성 조건을 형성하게 된다.

경희대치과병원 구강내과 이연희 교수는 "마스크 착용 시 입안 구강위생을 더욱 청결히 하는 것이 외부 공기의 흐름이 제한된 조건에서 혐기성 세균의 번식을 막아주고 구취 발생을 줄일 수 있는 핵심"이라며 "마스크 자체의 위생도 중요한데, 호흡 시 입안의 냄새가 마스크에 스미거나 구강세균이 마스크 안쪽 면에서 증식할 수 있기 때문에 1일 1마스크를 적극 권장한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구취를 호소하는 환자의 약 30%는 객관적 진단 시 구취의 징후나 관련 질환을 찾아볼 수 없다. 즉, 입 냄새가 거의 또는 전혀 없더라도 자신의 구취를 걱정하는 이들이 많아지고 있다. 이를 구취공포증이라고 하며 강박적인 구강 세정 행동으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에 주의가 필요하다.

이연희 교수는 "구취를 본인 스스로 손쉽게 확인할 수 있는 방법은 손목을 핥고 건조시킨 다음 냄새를 맡아보는 것으로 침이 묻은 손목에 악취가 나면 구취가 있음을 시사한다"며 "병원에서 활용되고 있는 기체 크로마토그래피는 황화수소, 메틸메르캅탄, 디메틸 황화물 등 구취를 발생시키는 주요한 세 가지 휘발성 황화합물의 수준을 측정해 구취를 객관적으로 확인할 수 있도록 도와준다"라고 말했다.

사람들은 구취가 치아와 잇몸 사이에 남아 있는 음식 찌꺼기나 염증에서 비롯된다고 알고 있다. 하지만 냄새의 원인은 대부분 혀에서 나온다. 구취가 있을 때, 혀를 내밀고 거울을 보면 혓바닥 안쪽이 하얗거나 누런 백태가 끼어 있는 것을 알 수 있다.

이연희 교수는 "백태는 음식 찌꺼기를 이용해 구강 내 세균이 증식한 것으로 악취를 발생시키기 때문에 규칙적인 양치질과 함께 부드러운 혀 닦기를 병행하면 구취 및 설태를 감소시킬 수 있다"며 "구취는 나쁜 구강위생 외에도 다양한 요인에 의해 발생하는데 구강 내 원인은 85~90%, 구강 외 원인은 10~15% 정도 차지한다"고 말했다.

구취를 줄이는 가장 효과적인 방법은 청결한 구강위생 유지다. 적어도 하루에 두 번, 가급적이면 매 식사 후에 양치질을 하는 것이 좋다. 세균과 음식 찌꺼기, 죽은 세포들은 일반적으로 혀에 축적되며, 특히 흡연자 또는 구강 건조증이 있는 사람의 경우 세균이 혀에 더 잘 축적된다. 혀 스크레이퍼를 사용하는 것이 때때로 유용할 수 있으며 치실의 사용은 치아 사이에 음식물 찌꺼기와 플라그(미생물들이 형성한 바이오필름)가 쌓이는 것을 방지해준다.

이 교수는 "만성적인 구취를 앓고 있다면, 가장 먼저 치과 전문의를 만나 구강 내 원인을 살펴보는 등의 종합적인 접근이 필요하다"며 “장기간에 걸친 구취는 호흡기, 신장 등의 관련 질환, 여러 가지 약물 복용, 혹은 타액 분비가 줄어들어 발생할 수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YTN PLUS 정윤주 기자
(younju@ytnplu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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