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사태가 불러온 침엽수·활엽수 논란..."장기적 산림계획 절실"

산사태가 불러온 침엽수·활엽수 논란..."장기적 산림계획 절실"

2020.08.16. 오전 08: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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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길어진 장마로 이달에만 800여 건의 산사태가 일어나면서 침엽수가 눈총을 받고 있습니다.

침엽수가 많은 우리나라 산림이 산사태나 대형산불에 취약할 수밖에 없기 때문인데, 재해를 막는 장기적인 산림 계획이 절실하다는 지적입니다.

최소라 기자입니다.

[기자]
집중호우로 쓸려 내려온 토양이 마을을 덮쳤습니다.

소나무와 슬레이트 지붕이 뒤엉켜 형체를 알아보기 힘들 정돕니다.

매년 반복되는 산사태에 국내 산림에서 높은 비중을 차지하는 침엽수가 원인 가운데 하나로 지목됐습니다.

잎이 크고 편평한 활엽수는 뿌리가 땅속 깊이 파고들어 흙을 잡아 주지만 소나무 등 침엽수는 뿌리가 얕아 흙을 효과적으로 움켜쥐지 못하기 때문입니다.

매년 발생하는 대형산불도 침엽수와 무관하지 않습니다.

대표적 침엽수인 소나무의 경우 송진 등 기름 성분이 20%나 차지해 불에 잘 타고, 솔방울이 멀리 날아가 산불을 크게 키우기 때문입니다.

실제 우리나라 산림 가운데 침엽수로만 이뤄진 곳이 40%를 넘고, 침엽수와 활엽수가 섞인 '혼합림'은 전체의 30%도 되지 않습니다.

우리 산림이 산불이나 산사태 등에 구조적으로 취약한 것도 이 때문입니다.

[조원철 / 연세대 토목환경공학과 명예교수 : (관리를 안 하면) 활엽수도 뿌리가 깊이 들어갈 수가 없어요. 잔 나무들을 베어줘야 합니다. 뿌리가 깊이 들어갈 것은 들어가고 길게 뻗을 것은 펼쳐져 튼튼하게 자라도록 해야 합니다. 산림도 우리가 관리하는 데 재정과 시간, 인력이 필요합니다.]

우리 산에 소나무와 낙엽송 등 침엽수가 많은 것은 과거 산림녹화 사업을 하면서 척박한 환경에 잘 자라는 침엽수 위주로 단순 조림을 했기 때문입니다.

지금이라도 산림의 토양을 분석하고 침엽수와 활엽수의 적정 비중을 알아내는 등 장기적인 산림 계획이 절실하다는 지적입니다.

YTN 사이언스 최소라[csr73@ytn.co.kr]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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