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학을 품은 뉴스] 강남과 여의도에 매미가 더 많은 이유는?

[과학을 품은 뉴스] 강남과 여의도에 매미가 더 많은 이유는?

2019.08.13. 오후 3: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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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학을 품은 뉴스] 강남과 여의도에 매미가 더 많은 이유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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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TN 라디오 ‘뉴스FM, 조현지입니다’]
■ 방송 : YTN 라디오 FM 94.5 (12:20~14:00)
■ 진행 : 조현지 아나운서
■ 출연 : YTN 사이언스 이동은 기자

[과학을 품은 뉴스] 강남과 여의도에 매미가 더 많은 이유는?

* 아래 텍스트는 실제 방송 내용과 차이가 있을 수 있으니 보다 정확한 내용은 방송으로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00 하다.' 라는 신조어, 한 번쯤, 들어보셨을 겁니다. 이 00에는 특정 사람의 이름이 들어가는데요. 이를테면, 그 사람의 특징이나 특성을 비유해 '왕조현지 하다', '조대리 하다'로 응용할 수 있는 겁니다. 만약 신조어 사전에 '동은 하다'라는 말이 올라온다면, 아마 이런 속뜻을 가지고 있지 않을까 싶어요. '한없이 상냥하고 똑 부러진다!‘
YTN 사이언스 이동은 기자와 함께 하는 동은한 시간! 우리가 놓치고 있었던 신비한 과학의 세계를 들여다봅니다.

조현지 아나운서 (이하 조현지) : 우리가 놓치고 있었던 신비한 과학의 세계! 과학이슈와 함께 해보는 시간입니다. <과학을 품은 뉴스> YTN 사이언스 이동은 기자와 함께합니다. 안녕하세요. 이동은 기자 오랜만에 뵙네요.

YTN 사이언스 이동은 기자 (이하 이동은) : 네, 저도 뭔가 마음이 편안한 게 반갑습니다. 한 한 달 정도 조현지 아나운서를 못 만났는데요, 그 사이에 날씨가 많이 바뀌었죠?

조현지 : 맞아요. 그 사이 장마도 지나갔고요, 오늘은 비도 그치고 그야말로 무더위가 기승을 부리고 있죠.

이동은 : 네, 이렇게 여름이 되면 우리가 아, 계절이 바뀌는구나, 하고 느끼게 하는 것들이 몇 가지 있는데요, 그중에서도 여름의 상징이라고 할 수 있는 게 바로 매미 소리죠.

조현지 : 맞아요. 비가 그치니까 이제 본격적으로 들리더라고요. 가끔은 밤에 잠을 설칠 때도 있어요.

이동은 : 그렇죠. 그야말로 매미는 밤낮을 가리지 않고 우는데요, 사실 이렇게 매미가 우리 주변에 많아진 데는 사람의 영향이 큽니다.

조현지 : 사람이 매미 소리에 영향을 준다고요?

이동은 : 네, 우선은 매미의 특성부터 좀 알아야 할 것 같은데요, 우리나라에 가장 많이 서식하는 매미 종에는 크게 참매미와 말매미가 있습니다. 참매미의 경우는 몸길이가 36mm 정도로요, 주로 한국이나 중국에 많이 서식합니다. 말매미는 이것보다 조금 더 큰데요, 몸길이가 45mm 정도로 우리나라에 사는 매미 가운데 가장 큰 종입니다.

조현지 : 그럼 우리가 듣는 매미 울음소리의 대부분이 말씀하신 참매미 아니면 말매미다. 이렇게 보면 되겠네요?

이동은 : 네, 맞습니다. 이 두 가지 종중에서 특히 우리를 괴롭히는 건 특히 말매미입니다. 사실 30년 전만 해도 이 말매미는 우리나라에서 보기 힘들었는데요, 2000년대 이후 빠르게 개체 수가 늘었습니다. 특히 말매미는 도심에서 많이 볼 수 있는 매미 종인데요, 참매미가 보통 기온이 27도 이하일 때 활동하는 종이라면 말매미는 27도가 넘었을 때, 더울 때 더 활발하게 활동하는 종입니다. 소리를 측정해보면 말매미의 울음소리가 더운 날씨에 75~95㏈까지 나오는데요. 보통 주거지역의 소음 기준을 낮에는 65㏈, 밤에는 60㏈ 정도로 보니까, 이 수치를 훨씬 뛰어넘는 수준으로 우는 거죠.

조현지 : 수치를 알고 나니까 정말 소리가 크다는 걸 알겠네요. 우리의 밤잠을 설치게 하던 게 바로 말매미라는 얘기죠?

이동은 : 맞습니다. 말씀드린 대로 말매미는 높은 온도에서 더 잘 우는데요, 도심의 경우는 인구밀도가 높고 고층 건물이 많다 보니까 '열섬 효과'가 나타납니다. 그러니까 말매미가 활동하기에 더 좋은 환경이 되는 거죠. 특히 요즘에는 밤에도 기온이 25를 웃도는 열대야 현상이 나타나고요, 또 간판이나 가로등 불빛이 밤에 워낙 밝아서 매미가 밤낮을 가리지 않고 울게 되는 겁니다.

조현지 : 매미는 도심보다는 사람이 없는 변두리 지역에 더 많을 거로 생각했는데요, 오히려 도시를 더 좋아하나 봐요?

이동은 : 네, 실제로 이것과 관련해서 실험이 이뤄진 적이 있습니다. 서울시와 인천시를 포함해서 경기도를 25개 지역으로 나눠서 매미의 종과 개체 수를 조사해봤습니다. 그랬더니 매미가 가장 많은 곳은 서울 강남과 여의도, 목동, 경기도 과천으로 나타났는데요, 경기도 여주나 양평 같은 소도시와 비교하면 2배에서 많게는 13배까지 개체 수가 많았습니다. 특히 말매미의 서식지를 보면요, 서울 강남 지역이 제일 많았는데, 경기도 소도시보다 10배에서 16배 정도 많은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이런 결과를 놓고 보면 매미가 도심을 중심으로 분포해 있다는 것을 알 수 있고요, 특히 말매미의 경우는 사람뿐 아니라 건물들이 많은 이런 도심을 좋아한다고 볼 수 있는 거죠.

조현지 : 매미가 이렇게 도심을 좋아하는 데는 이유가 있나요?

이동은 : 앞서 말한 것처럼 도심 열섬 현상으로 기온이 올라간 것도 하나의 이유이고요, 매미가 좋아하는 나무가 늘어난 것도 원인입니다. 매미가 오랫동안 땅속에서 살잖아요? 그러다가 성충이 된 다음에는 일생의 대부분을 나무에서 살기 때문에 나무가 매미에게는 아주 중요합니다. 특히 말매미는 플라타너스나 벚나무를 좋아한다고 하는데요. 우리가 도시 지역의 가로수들이나 조경을 위해 심어놓은 나무들을 보면 플라타너스나 벚나무가 많잖아요. 그러다 보니 나무의 수액을 빨아먹는 말매미들에게는 아주 좋은 서식 환경이 된 거죠. 또 한 가지 이유를 꼽자면 도시에 상대적으로 천적이 적습니다. 매미를 잡아먹고 사는 포식자가 주로 새나 말벌인데요, 도시에는 숲이 적기 때문에 이런 천적이 별로 없죠. 그래서 매미가 번식하기에 더 좋은 환경이 되는 겁니다.

조현지 : 매미의 울음소리가 커진 데는 사람의 영향이 크다, 이렇게 말씀하신 게 다 이유가 있었네요. 매미의 입장에서는 짧은 생인 만큼 가장 살기에 유리한 조건을 찾은 거고요.

이동은 : 네, 물론 도시 온도와 매미의 개체 수의 관계는 앞으로 더 연구가 필요한 부분이긴 한데요, 사람의 활동이 결국 매미의 생태계에 영향을 준 것만은 분명해 보입니다.

조현지 : 그렇군요. 그럼 다음 이야기로 넘어가 볼까요?

이동은 : 네, 매미 울음소리가 여름의 상징이다, 이렇게 말씀드렸는데요. 여름 하면 생각나는 먹거리가 또 있죠.

조현지 : 시원한 냉면, 콩국수 아니면 보양식으로 삼계탕, 뭐 이런 건가요?

이동은 : 음식이 아니라 밭에서 나는 겁니다.

조현지 : 아, 그럼 수박이네요.

이동은 : 맞습니다. 여름 되면 수박 즐겨 드시잖아요?

조현지 : 네, 아무래도 제철에 먹는 게 맛있으니까 매년 여름마다 열심히 먹는 것 같아요.

이동은 : 그렇죠. 그만큼 더 맛있게 먹는 게 좋겠죠? 그래서 국내 연구진이 이 수박이 가장 맛있을 때를 알려주는 스티커 센서를 개발했습니다.

조현지 : 그럼 수박이 맛있을 때 지금 먹어라, 이렇게 알려준다는 건가요? 신기한데요, 어떤 원리인가요?

이동은 : 이 센서가 측정하는 건 수박의 온도인데요, 수박이 9~11℃일 때는 붉은색으로 나타나고요, 6℃ 이하에서는 보라색, 13℃ 이상에서는 회색으로 변합니다.

조현지 : 그럼 어떤 색일 때 가장 맛있게 먹을 수 있나요?

이동은 : 센서가 붉은색일 때, 그러니까 9~11℃일 때가 가장 맛있는 온도입니다. 보통 과일은 온도가 높아지면 더 달게 느껴지는데요, 특히 수박의 경우는 온도에 따라 당도 차이가 크게 느껴지는 편입니다. 5℃일 때와 10℃일 때를 비교하면 10℃일 때 당도가 15% 정도 높게 느껴진다고 하는데요, 수박에 들어 있는 당분이 온도에 따라서 변하기 때문입니다. 그럼 더 높은 온도에서 먹는 게 낫지 않을까, 생각하실 수도 있는데요, 수박에는 수분이 많잖아요? 11℃를 넘으면 식감이 떨어지기 때문에 9~11℃를 최적의 온도로 보는 겁니다.

조현지 : 그렇군요. 그럼 이 센서를 스티커처럼 붙이기만 하면 맛있는 온도를 알 수 있는 건데요, 이렇게 간편한 센서를 어떻게 만든 건가요?

이동은 : 일단 온도에 따라 색이 변하는 특정한 물질이 있고요, 이걸 전용 잉크에 섞은 다음, 마치 프린터기로 인쇄하듯이 센서를 출력해내는 겁니다. 이때 스티커 형태를 이용해서 더 편리하게 만든 거죠. 여기서 이 스티커의 두께도 중요한데요, 온도에 가장 민감하게 반응하는 두께를 찾다가 연구팀이 20㎛에서 가장 성능이 좋다는 것을 확인했고요, 이렇게 해서 스티커 모양의 간단한 센서가 만들어진 겁니다.

조현지 : 그럼 이 센서를 다른 과일에도 붙여 쓸 수 있을까요?

이동은 : 현재 개발된 센서로는 좀 힘들다고 합니다. 물론 다른 과일에도 수박이랑 같은 종류의 당분이 들어있긴 하지만, 함유량이나 비율이 조금씩 다르고요, 과일마다 수분 함량도 다르기 때문에 아직은 바로 적용하기는 힘들 것 같습니다.

조현지 : 조금 아쉬운 얘기네요. 그런데 우리가 일상생활에서 수박의 온도를 이렇게 정확히 맞추기는 좀 어렵잖아요? 센서 없이도 수박을 맛있게 먹는 방법은 없을까요?

이동은 : 네, 보통 냉장고에 수박을 보관하잖아요? 자르지 않은 수박을 통째로 냉장고에 넣은 뒤에 아침 정도가 되면 이 수박이 9~11℃, 그러니까 가장 맛있는 온도가 된다고 합니다. 보통 마트나 시장에서 사 온 수박의 온도가 25~30℃ 정도거든요, 그런데 밤사이 보관하면 이렇게 속까지 아주 맛있는 상태가 된다고 합니다.

조현지 : 그런데 수박이 통으로는 냉장고에 잘 안 들어가요. 썰었을 때는 아무래도 온도를 확인하기 힘들 텐데요.

이동은 : 사실 그래서 이런 센서가 필요한 건데요, 이른 시일 안에 이 센서가 보급되면 수박을 보관하는 통에만 붙여도 온도를 확인할 수 있기 때문에 더 맛있는 수박을 먹을 수 있게 된다고 합니다.

조현지 : 지금까지 우리가 놓치고 있었던 신비한 과학의 세계! <과학을 품은 뉴스> YTN 사이언스 이동은 기자와 함께했습니다. 오늘 말씀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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