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학을 품은 뉴스] 가로수, 잔디, 잡초가 꽃가루 알레르기 범인이라구?!

[과학을 품은 뉴스] 가로수, 잔디, 잡초가 꽃가루 알레르기 범인이라구?!

2019.04.16. 오후 1: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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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학을 품은 뉴스] 가로수, 잔디, 잡초가 꽃가루 알레르기 범인이라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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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TN 라디오 ‘뉴스FM, 조현지입니다’]

■ 방송 : YTN 라디오 FM 94.5 (12:20~14:00)
■ 진행 : 조현지 아나운서
■ 대담 : YTN 사이언스 이동은 기자

[과학을 품은 뉴스] 가로수, 잔디, 잡초가 꽃가루 알레르기 범인이라구?!




첨예한 과학이슈들이 매일매일 우수수수 쏟아져 나오는 오늘날!
이슈 줍고, 취재 하고, 팩트체크 하고, 기사 써서 뿌리고,
이 분은 이제 자기 자신이 농부인지, 과학전문 기자인지 헷갈릴 정도랍니다.
우리가 놓치고 있었던 신비한 과학의 세계!
이번 주는 YTN 사이언스의 우장춘!! 이동은 기자와 함께 합니다.
<과학을 품은 뉴스>

조현지 아나운서(이하 조현지) : 우리가 놓치고 있었던 신비한 과학의 세계! 과학이슈와 함께 해보는 시간입니다. <과학을 품은 뉴스> YTN 사이언스 이동은 기자와 함께 합니다. 안녕하세요.

YTN사이언스 이동은 기자(이하 이동은) : 네, 안녕하세요.

조현지 : 오늘은 어떤 이야기로 시작해 볼까요?

이동은 : 저희가 첫 시간에 봄꽃 이야기를 했었죠. 지난주가 절정이었다고 하던데요. 주말에 비가 와서 그런지 꽃들이 다 졌더라고요. 혹시 조현지 아나운서는 꽃놀이 다녀오셨나요?

조현지 : 주말에 여의도 가서 벚꽃엔딩을 보고왔습니다. 이동은 기자는 꽃 알레르기가 있다고 하셨잖아요. 괜찮으신가요?

이동은 : 네, 아직까지는 큰 문제가 없는데요. 그렇지 않아도 제가 오늘 이 알레르기에 대해서 얘기를 좀 해볼까 합니다.

조현지 : 제가 지난번에 이 기자 얘길 들어서 그런지, 알고 보니까 주변에 꽃 알레르기 있다는 사람이 꽤 있더라고요.

이동은 : 그럴 수밖에 없는데요. 실제로 우리나라 국민의 15% 정도가 알레르기 질환을 앓고 있다고 합니다. 그런데 이 중에서도 30%가 꽃가루 알레르기로 고통 받는다는 거죠.

조현지 : 통계적으로도 꽃이 피면 괴로우신 분들이 많은 거네요.

이동은 : 그렇죠. 게다가 요즘에는 기후 변화로 인해서 개화 시기가 앞당겨 지고 있거든요. 그만큼 꽃 피는 기간이 길어지니까 알레르기에도 영향을 준다고 합니다.

조현지 : 꽃 피는 기간이 길어지면 그만큼 꽃가루도 오래 날린다는 얘기네요.

이동은 : 네, 관련된 연구 결과도 있는데요, 한국을 포함한 북반구 17개 지역을 대상으로 자료를 분석해봤습니다. 그랬더니 공기 중에 꽃가루가 날리는 기간이 해마다 평균 0.9일씩 늘어났는데요, 그만큼 꽃가루에 노출되는 기회가 더 많아질 수밖에 없다는 거죠. 또 알레르기 증상이 나타나는 시기도 우리가 예측한 것과 마찬가지로 점점 더 빨라지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조현지 : 점점 더 꽃가루에 많이 노출된다는 게 과학적으로 확인이 된 거네요. 그런데 봄에는 여러 종류의 꽃이 피잖아요. 그럼 어떤 꽃이든 일단 꽃가루가 날리기 시작하면 이런 알레르기 증상이 나타나게 되는 건가요?

이동은 : 나무의 종류에 따라서 차이가 있습니다. 식물의 경우는 곤충이 꽃가루를 전달하는 '충매화'와 바람에 의해 꽃가루를 전달하는 '풍매화'로 나눌 수 있는데요, 보통 봄철에 피는 벚꽃이나 개나리, 목련 같은 꽃들은 곤충이 옮기는 '충매화'에 속합니다. 그런데 곤충이 직접 꽃가루를 옮기기 때문에 이런 나무들은 꽃가루 알레르기를 일으키지 않는 편에 속하죠. 오히려 우리가 무심코 지나치는 가로수들이나 잔디, 잡초 같은 풀들이 알레르기의 주요 원인이 되는데요, 꽃가루가 바람에 날리기 때문에 코나 입, 눈으로 들어와서 알레르기 증상을 일으키는 겁니다.

조현지 : 벚꽃이 주범이라고 생각했는데 아니었네요.

이동은 : 그렇죠. 월별로 꽃가루를 날리는 나무의 종류도 달라지는데요, 요즘 같은 3~4월에는 참나무나 자작나무 등에서 꽃가루가 많이 날립니다. 5~6월에는 소나무나 버드나무, 플라타너스 등이 알레르기를 일으키는 꽃가루를 날리고요, 여름철에도 알레르기를 일으키는 성분이 있는데, 바로 잔디에서 꽃가루가 많이 날리게 되면서 알레르기의 원인이 되는 거죠.

조현지 : 여름철에도 알레르기 성분이 날린다고 하니까, 특별히 봄에만 이런 알레르기 증상이 나타나는 건 아니네요.

이동은 : 네, 하지만 봄이 되면 실제로 알레르기 비염 환자가 크게 늘어난다고 합니다. 꽃가루도 원인이지만 일교차가 커지면서 비슷한 증상이 나타나기 때문인데요, 특히 건조하고 따뜻한 날씨에, 그리고 오후보다는 오전에 꽃가루가 더 멀리까지 퍼집니다. 그리고 우리가 흔히 바람이 많이 불면 꽃가루가 더 날아간다고 생각하잖아요. 그런데 바람이 세게 불 때보다 오히려 초속 2m 정도로 약하게 불면 꽃가루가 공중으로 떠올라서 멀리 날아간다고 하는데요, 이렇게 봄바람이 살랑살랑 불 때 가장 조심해야 하는 거죠.

조현지 : 그렇군요. 그럼 알레르기 있으신 분들이 봄철에 가장 주의해야 할 때는 바람이 살짝 부는 날 오전이겠네요. 그렇다고 증상을 완전히 피할 수는 없을 텐데, 어떻게 대처하는 게 좋을까요?

이동은 : 일단 봄철 가장 고통스러운 게 알레르기 비염이죠, 이건 정말 안 겪어본 사람은 모르는데요, 알레르기 비염의 경우는 감기와 혼동하기 쉽습니다. 그런데 감기는 보통 1~2주가 지나면 낫지만, 알레르기 비염은 원인물질이 사라질 때까지 해결되지 않습니다. 연속적으로 재채기가 나거나 콧물이 난다든지, 가려움증이 계속되면 병원을 찾거나 약을 먹는 게 좋겠죠.

이동은 : 무엇보다 원인 물질에 노출되는 것을 최대한 피해야 하는데요, 꽃가루가 많이 날리는 날에는 선글라스와 미세먼지용 마스크, 적어도 KF80 이상의 마스크를 쓰는 게 좋습니다. 또 외출 후에는 옷에 묻어있는 먼지나 꽃가루를 꼼꼼히 털어주는 게 좋고요, 손과 발, 얼굴은 바로 씻는 것이 좋겠죠. 집안에서도 알레르기 관리가 필요한데요, 침구류를 자주 소독하고 물걸레로 꼼꼼히 청소하는 게 좋습니다. 한 가지 더 팁을 드리자면 기상청 홈페이지에 가시면 '꽃가루 농도 위험지수'를 볼 수 있거든요. 외출이나 집안 환기가 걱정되실 때 참고하시는 것도 좋을 것 같습니다.

조현지 : 아무래도 이동은 기자가 알레르기로 많이 고생하셨다고 하니까, 왠지 더 귀 기울여 듣게 되는 것 같아요.

이동은 : 네, 제가 오늘은 이 알레르기 말고 경험에서 우러나오는 이야기를 하나 더할까 하는데요, 조현지 아나운서는 보통 평일에 몇 시간씩 주무시나요?

조현지 : 요즘엔 밤 10시만 되면 눈이 너무 따가워서요. 좀 일찍자려고 하는 편이예요. 청취자 여러분들은 어떠실지 궁금하네요. 이 기자는 어떤가요?

이동은 : 저는 보통 평일에는 6시간 안팎으로 자는 것 같고요, 부족한 잠을 주말에 몰아 자는 편이거든요. 뭐 깨우지 않으면 온종일 자기도 하는데요, 아마 지금 라디오 듣고 계시는 분들도 저 같은 분들 많지 않을까 싶어요.

조현지 : 그렇죠. 주말만 되면 늦잠을 잘 수 있다는 생각에 일단 설레거든요.

이동은 : 네, 그런데 그동안 이렇게 주말에 늦잠을 자는 게 과연 건강에 도움이 되는가에 대해서 의견이 분분했습니다. 당뇨병이나 심장 질환의 위험을 높인다는 부정적인 결과도 있었고요, 반대로 주말에 잠을 보충하면 살찔 위험을 덜어준다, 뭐 이런 연구도 있었어요. 그런데 최근 국내 연구팀이 발표한 결과에 따르면요, 주말에 잠을 보충하는 게 그렇지 않은 경우보다 전체적인 '삶의 질' 면에서는 도움이 된다고 합니다.

조현지 : 그렇군요. 개인적으로는 반가운 이야기인데요, 삶의 질이라면, 구체적으로 어떤 걸 말하는 거죠?

이동은 : 연구팀이 건강과 관련해서 규정한 삶의 질은 운동능력, 자기관리, 평소활동, 통증과 불편, 그리고 불안과 우울 이렇게 다섯 가지로 나눌 수 있는데요,주말에 잠을 보충하지 않으면 이런 평가지표에 대해 문제가 생길 위험이 1.63배 정도 높아진다고 합니다.

조현지 : 그럼 주말에 보통 몇 시간을 자야 하는 건가요?

이동은 : 수면 시간으로 보면 주말에 몰아 자는 사람들은 평일에 6시간 반 정도 자고요, 주말에는 8시간 넘게 자는 걸로 나타났습니다. 주말에 늦잠을 자지 않는 사람들은 평일에 7시간 조금 넘게 자고 주말에도 7시간 정도 잔다고 합니다. 그러니까 평소에 잠을 조금 더 자기 때문에 주말에 딱히 더 자야 한다고 느끼지 못하는 거죠.

조현지 : 그렇다면 평일에 7시간 정도는 자야 잠이 부족하지 않다는 거네요.

이동은 : 맞습니다. 하지만 우리가 생활하다 보면 이렇게 수면 시간을 지키기 힘든 경우가 많잖아요. 야근을 할 수도 있고요, 반대로 새벽 출근을 하는 분들도 계실 거고, 간혹 회식을 하는 경우도 있고요. 그러니까 부족한 잠은 주말에라도 보충을 해주는 게 도움이 된다는 거죠. 특히 평일에 수면 시간이 하루 6시간이 안 되거나 새벽이 돼서야 자는 분들 있잖아요. 저도 좀 그런 편인데요, 이런 분들일수록 주말에 잠을 보충하는 것이 삶의 질에 크게 영향을 준다고 합니다. 좀 몰아서 자더라도 평균 7시간은 최대한 맞춰서 자는 게 건강에 도움이 된다는 거죠.

조현지 : 듣고 보니까 이제 주말에 늦잠 잔다고 뭐라고 하면 안 되겠어요. 삶의 질에 방해가 될 수도 있겠어요.

이동은 : 그렇죠. 저도 이 연구 결과를 보면서 굉장히 위안을 받았는데요, 주말에는 꽃놀이도 좋지만 일단 부족한 잠부터 보충을 해야겠어요.

조현지 : 지금까지 우리가 놓치고 있었던 신비한 과학의 세계! <과학을 품은 뉴스> YTN 사이언스 이동은 기자와 함께 했습니다. 오늘 말씀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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