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판 안아키' 부모 뜻 거스르고 백신 맞은 美 고등학생 의회 증언

'미국판 안아키' 부모 뜻 거스르고 백신 맞은 美 고등학생 의회 증언

2019.03.06. 오후 10: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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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우리나라에서는 '안아키' 즉, 약 안 쓰고 아이 키우는 부모들이 문제지만 미국에서도 아이들의 예방접종을 거부하는 부모들 때문에 보건당국이 골머리를 앓고 있습니다.

그런데 미국의 한 고등학생이 부모의 뜻을 거스르고 백신을 맞아 미 의회에서 증언까지 하게 됐습니다.

최소라 기자입니다.

[기자]
미국 오하이오주의 고등학생 이던 린든버거는 지난해 11월 인터넷에 글을 올렸습니다

예방접종이 자폐증이나 뇌 손상을 유발한다고 믿는 부모 밑에서 자라 지금까지 예방접종을 받아본 적 없다는 고백이었습니다.

18살이 되면서 예방접종을 받고 싶어졌다는 그는 예방접종을 받을 수 있는 병원을 물었습니다.

한 달 뒤 린든버거는 글과 동영상을 통해 마침내 B형 간염과 인플루엔자 백신 등 여러 예방접종을 받았다고 밝혔습니다.

린든버거의 사례는 예방접종을 거부하는 부모들이 늘고 있는 미국 사회에서 큰 관심을 받았습니다.

[이던 린든버거 / 18세 (미 상원 청문회) : 백신은 자폐증을 유발하지 않는다는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의 연구를 부모님께 보여주며 (백신을 맞아야 한다고) 말했더니 '너는 그들(과학자)에게 속아 넘어간 것'이라 하셨습니다.]

예방접종에 대한 잘못된 믿음은 홍역 백신이 자폐증과 상관관계가 있다는 내용의 1988년 영국 논문에서 시작됐습니다.

이후 수많은 반박 논문이 쏟아졌고, 2010년엔 해당 논문의 데이터가 조작된 것이 드러났지만, 일부는 여전히 예방접종을 불신하고 있습니다.

실제 미국 내 만 2살 이하 영유아의 백신 미접종 비율은 2001년 0.3%에서 2011년 0.9%, 2015년엔 1.3%로 증가하고 있습니다.

[조나단 맥컬러스 / 미국 테네시대 건강과학센터 소아과 의사 : 부모가 인터넷이나 트위터와 페이스북 등 소셜 미디어를 통해 건강이나 백신 관련 정보를 습득하면, 무지하고 정확하지 않은 정보로 위험한 혼란을 겪을 수 있습니다.]

예방접종으로 95% 예방할 수 있다고 알려진 홍역은 지난해 기준, 전 세계에서 23만여 명이 걸려 1년 전보다 6만여 명 증가했습니다.

국내에서도 한 때 논란을 일으켰던 '안아키' 부모의 잘못된 믿음이 오히려 자녀를 위기에 몰아넣는다는 우려가 나옵니다.

YTN사이언스 최소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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