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 핸드폰이 안 돼요"...전파 방해 '재밍'이란?

"어, 핸드폰이 안 돼요"...전파 방해 '재밍'이란?

2016.04.01. 오후 6: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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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3월 25일 오전, 국립 대전현충원에서는 박근혜 대통령과 각 당 대표 등 수천 명이 참석한 가운데 '서해 수호의 날 기념' 행사가 있었습니다.

이날 행사에 가신 분이 있다면 행사 도중 핸드폰이 터지지 않았던 것 혹시 기억하십니까?

바로 전파 방해 '재밍' 때문에 핸드폰이 터지지 않은 겁니다.

통상 대통령이 외부 행사를 할 때 행사장과 주변에 전파 방해 행위인 '재밍'이라는 조치를 합니다.

경호상의 이유인데요. 대통령의 동선이 노출되지 않도록 하고, 또 혹시라도 테러 집단에 의해 원격 조정 폭발물이 설치됐다고 하더라도 방해 전파를 쏴서 폭발을 막기 위한 조치입니다.

전파 방해 행위 '재밍'의 원리는 이렇습니다. 전파가 강한 주파수를 쏴서 기계가 기존 주파수를 버리고 강한 전파의 주파수를 수신하게 되면서 순간 먹통이 되거나 오작동을 일으키는 것입니다.

북한이 어제 저녁에 시도했던 것도 이 전파 방해의 일종인데 전파의 강도가 그렇게 강하지 않아서 피해가 크지 않았던 것 같습니다.

만약 아주 강한 전파를 쏴서 피해가 발생한다면 일상생활에서 어떤 일들이 벌어질까요?

우선 어제도 일부 피해가 있었지만 GPS를 이용하는 어선들의 항법장치가 오작동을 일으키게 돼 조업이 어렵게 됩니다.

역시 GPS를 이용하는 항공기의 자동항법장치도 영향을 받을 수 있습니다.

영향을 받아서 항공기가 항로를 벗어나 잘못하면 큰 일이 나겠죠?

거의 모든 차량에 설치돼있는 차량용 내비게이션도 영향을 받으면 차가 산으로 가거나 바다로 갈 수도 있겠죠?

통신사 기지국이 영향을 받으면 핸드폰이 터지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이처럼 사전에 예고되지 않은, 합법이 아닌 불법 재밍은 심각한 피해를 불러올 수 있는 만큼 북한의 행위는 일종의 테러라고 볼 수 있습니다.

문제는 현실적으로 이런 전파 방해에 대한 방해, 그러니까 '재밍에 대한 재밍'이 어렵다는 것이라고 합니다.

오점곤 [ohjumgon@y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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