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고없어도 명절 도로는 막힌다...원인은 '유령 체증'

사고없어도 명절 도로는 막힌다...원인은 '유령 체증'

2015.09.26. 오전 05: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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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명절이 되면 고향에 내려가는 귀성객들로 전국 고속도로는 어김없이 꽉 막히죠.

그런데 사고가 난 것도 아니고, 도로가 좁아지는 것도 아닌데 특별한 이유 없이 차들이 꽉 막히는 경험, 있으실 겁니다.

왜 그럴까요?

양훼영 기자입니다.

[기자]
고속도로를 꽉 채운 자동차 행렬의 끝이 보이지 않습니다.

지난 2월 설 당일에는 485만 대가 고속도로를 이용할 정도로 명절에는 많은 자동차가 한꺼번에 몰리면서 교통 체증이 일어납니다.

그런데 교통사고가 없어도, 도로가 좁아지지 않아도 고속도로는 계속 막힙니다.

이유 없는 명절 교통체증의 이유, 바로 '유령 체증'에 있습니다.

유령 체증은 갑자기 옆 차로로 옮겨간 운전자 A에서 시작됩니다.

뒤에서 달리던 운전자 B는 A 차를 보고 브레이크를 밟아 속도를 줄이는데, 이때 약 1초 정도의 '반응시간 지체' 현상이 일어납니다.

뒤이어 오던 차들도 연속적으로 브레이크를 밟고, 이 지체 시간이 쌓여 뒤로 갈수록 차가 막히다가 결국 멈춰 서게 됩니다.

실제로 2008년 일본 과학자들은 차량 22대가 서로 거리를 유지하며 달리도록 실험했습니다.

도로에는 신호등도 사고도 없었지만, 시간이 지나자 유령체증이 나타나기 시작했습니다.

[김범준, 성균관대 물리학과 교수]
"차간 거리가 좁아진 상황에서 브레이크 등이 잠깐만 들어와도 뒤차는 깜짝 놀랄 수밖에 없죠. 그런데 속도를 줄이게 되면 원활한 교통흐름에 교란이 생기게 되고, 그런 교란 때문에 깜짝 놀란 자동차 뒤는 정체가 시작되는 거죠."

최근에는 운전자가 운전 중 내비게이션이나 스마트폰 화면을 봐 속도가 일시적으로 느려져 생기는 이른바 '무빙 병목현상'도 고속도로 체증의 원인으로 꼽히고 있습니다.

YTN science 양훼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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