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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인공위성의 수명은 어떻게 결정되나요?
Posted : 2012-10-04 08:57
인공위성은 궤도에 올라가면 얼마동안 작동할 수 있을까, 세계 최초의 인공위성은 무슨 위성이었을까, 지금도 우주에 떠다니고 있을까, 인공위성은 몇 살이나 살 수 있을까, 등등, 여러분 궁금하지 않으세요?

인공위성의 수명은 어떻게 결정될까요?

일반적으로 인공위성의 수명은 탑재된 연료에 의해 결정됩니다.

즉, 궤도조정에 필요한 연료를 다 쓰면 위성의 수명은 끝납니다.

본래 있어야 할 궤도 자리에 있지 못하기 때문이지요.

이게 무슨 말일까요?

좀 더 자세히 알아봅시다.

모든 인공위성에는 그 위성을 만든 사람들이 부여한 고유 임무가 있고 임무를 수행하기에 가장 적절한 궤도를 정해주었습니다.

궤도란, 우주 공간에 어떤 표시를 해둔 것은 아니지만 인공위성이 본래 가야할 우주 공간의 길을 말합니다.

마치 하늘에는 항공기의 항로가, 바다 위에는 선박들의 항로가 정해져 있는 것과 마찬가지입니다.

자, 그러면 항공기를 예로 들겠습니다.

항공지도에는 항공기가 가야할 항로가 표시되어 있는데 항공기가 그 길을 완벽하게 따라갈 수는 없습니다.

왜냐하면 비행을 하다보면 측면에서 바람이 불기도 하고 예측하지 못한 돌풍을 만나 항로를 우회해야 하는 일도 있습니다.

이런저런 이유로 해서 항로를 그대로 따라가지는 못하지만 항공기의 기장은 비슷하게 항로를 따라가서 처음 예정된 목적지까지 비행하게 됩니다.

인공위성의 경우에도 비슷합니다.

위성 역시 우주공간에서 궤도를 유지할 수 없도록 방해하는 힘을 받는 데 이 힘을 '궤도섭동력'이라고 합니다.

궤도 섭동력의 원인은 몇 가지가 있습니다.

우선, 가장 큰 요인은 지구가 완전한 구 형태가 아니라는 점입니다.

즉, '지구는 둥글지 않다'는 사실 때문입니다.

물론 대체로 보면 지구는 '구(求)'에 가깝습니다.

그렇지만 '완전한 구'는 아니라는 뜻입니다.

(그림 1)은 지표면의 고도 차이를 과장해서 나타낸 그림입니다.

대체적으로 지구는 구형이라기보다는 공을 위아래에서 살짝 누른 모양이고 그림에서 보는 것처럼 지구 표면을 과장해서 보면 우툴두툴한 형태가 됩니다.

이 때문에 지구 중력의 세기도 지역마다 다르게 나타나고 이것이 인공위성이 본래의 궤도를 가지 못하도록 방해하는 요인으로 작용합니다.

이것을 인공위성 기술자들은 '지구 비대칭 중력장'에 의한 효과라고 말합니다.

두 번째 방해 요인은 태양과 달을 비롯하여 태양계 내에 존재하는 모든 행성과 위성들의 인력(끌어당기는 힘)입니다.

뉴턴이 발견한 '만유인력'은 이름 그대로 우주 공간에 질량을 가진 물체라면 어디에든 존재합니다.

따라서 태양과 달, 목성, 토성 같은 거대한 천체들과 그 천체들에 딸린 수많은 위성들의 인력이 지구 주위를 도는 인공위성에 고스란히 작용하고 있습니다.

세 번째 방해 요인은 '태양풍' 또는 '태양 복사압'이라고 부르는 것입니다.

이름에 바람 풍(風)자가 들어 있기는 하지만 실제로 태양으로부터 바람이 불어오는 것은 아니고, 태양이 내뿜는 여러 가지 미세 입자들이 인공위성의 몸체나 태양전지판에 부딪쳐 밀어내는 힘으로 작용하기 때문에 그런 이름이 붙게 되었습니다.

앞에서 태양계의 다른 천체들이 인력(끌어당기는 힘)을 작용시킨 것에 비해 태양풍은 인공위성에 척력(밀어내는 힘)으로 작용합니다.

이러한 지구 표면의 높이 차이로 인해 지구 중력의 세기가 운용경도마다 다르게 나타나며 이를 '지구 비대칭 중력장'이라 말합니다.

네 번째 방해힘은 지구 대기의 마찰력입니다.

'지구의 대기권은 고도 몇 킬로미터까지다'라고 딱 잘라서 말할 수는 없지만 인공위성 기술자들은 대체로 고도 1,000킬로미터 이하에서는 아주 희박하나마 지구 대기의 영향을 받는 것으로 추측하고 있고 고도 300에서 200킬로미터 사이에서 대기의 영향이 급격히 커지는 것으로 예상하고 있습니다.

이 네 가지 힘 외에도 다른 섭동력이 있기는 하지만 그 효과가 네 가지 주요 힘에 비하면 매우 약해서 상용 위성 운용에서는 고려하지 않습니다.

자, 여기까지 설명한 몇 가지 이유로 인해 인공위성은 본래의 궤도에서 벗어나도록 힘을 받고 있고 거기에 대항해서 원래의 위치를 지키기 위해 연료를 사용하는 것입니다.

앞에서 말 한대로 연료가 모두 소진되면 위성은 그 수명을 다한 것입니다.

연료 외에 위성에 탑재된 부품의 작동기간이 수명을 결정할 수도 있습니다.

대체로 위성에 탑재된 부품들은 매우 열악한 우주환경에서 장기간 사용할 수 있도록 특수하게 설계되었고 매우 강도 높은 시험 과정을 거쳐 합격 판정을 받은 제품들입니다.

그래서 가격도 지상에서 쓰는 같은 사양의 부품에 비해 매우 비쌉니다.

보통 우주에서의 보장된 작동 기간이 길수록 가격도 올라갑니다.

대부분의 인공위성 부품들은 5년 이상, 길게는 20년 이상의 작동 기간을 보장합니다.

그런데 일부 그렇지 못한 부품들도 있습니다.

예를 들어 위성에 탑재된 카메라의 반사경이나 렌즈 같은 부품은 우주에서 오래 사용하다 보면 아무래도 태양빛에 자주 노출되어 유리 표면이 검게 변색되거나 코팅 재료가 벗겨져서 제대로 성능을 발휘할 수가 없게 됩니다.

임무수행에 필요한 요구기준을 만족할 만큼의 좋은 품질의 사진을 찍을 수가 없게 되면 수명 만료를 선언하기도 합니다.

그러면 수명이 다된 위성은 어떻게 될까요?

저궤도든 정지궤도든 인공위성은 궤도조정에 필요한 연료를 모두 소진하면 우주쓰레기가 됩니다.

임무 수행에 필수적인 궤도를 유지할 수 없으므로 그 효용가치를 잃게 되는 것입니다.

만약, 연료를 모두 소진한 후에 궤도섭동력을 받아 궤도 형태가 원래 모습이 아닌데도 어떤 활용 방안을 찾을 수 있다면 그 위성의 수명은 연장되는 것으로 볼 수 있습니다.

저궤도위성으로서 궤도 조정을 하지 않아서 섭동력에 따라 궤도가 제멋대로 변하더라도 아마추어 통신용이나 실험용으로 사용되는 예가 간혹 있습니다.

그렇지 않으면 대개의 경우, 수명이 다한 저궤도 위성은 마지막 연료를 사용해서 지구 대기권으로 재돌입시켜 강제로 태워버리게 됩니다.

그러나 이런 예는 위성이 비교적 지구에 가까운 궤도를 돌고 있던 경우에만 가능하고 지구로부터 멀어질수록 재진입에 필요한 연료 소모가 많아서 그냥 우주 공간에서 아무 궤도나 돌도록 내버려 두는 경우도 많습니다.

정지궤도에서 운용 중이던 위성은 그 궤도에 그냥 내버려두면 정지궤도에 운용 중인 다른 위성에 큰 피해를 주게 됩니다.

그래서 정지위성은 폐기(廢棄)에 필요한 마지막 연료를 남겨 두었다가 이것을 써서 원래 있던 고도에서 약 150킬로미터 이상 더 높은 궤도로 위성을 올려 보냅니다.

그 다음, 모든 전자장치의 작동을 중지시키면 위성은 그 궤도에서 영원히 지구 주위를 돌게 됩니다.

이러한 궤도를 일컬어 폐기궤도(graveyard orbit 혹은 junk orbit, disposal orbit 등등)라고 부르기도 합니다.

우주 물체를 감시하는 기관 중에 대표적인 곳이 미국 콜로라도주 콜로라도스프링스에 있는 북미항공방위사령부(NORAD, Northern American Aerospace Defense)입니다.

이곳에서는 레이더 장비를 사용해서 우주 공간에 떠도는 물체 중에서 크기가 약 10센티미터 이상인 것은 모두 감시할 수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이곳에서 공개한 자료(www.space-track.org)에 의하면 2011년 1월 5일 기준으로 현재 운용 중인 인공위성 숫자는 3,500여개, 인공위성 발사에 사용되었다가 우주 공간을 떠도는 로켓 부품들이 1,900여개, 그리고 연료가 소모되어 폐기된 위성과 위성에서 떨어져 나온 부품들, 파편들을 모두 합쳐 10,700여개의 우주 물체들이 지구 주위를 돌고 있습니다.

결국, 지금 지구 주변에는 16,000여개의 물체들(10센티미터 이상인 것만!)이 돌아다니고 있고 그중에서 78%는 현재로써는 아무런 쓸모가 없는 우주쓰레기인 셈입니다.

글. 김방엽 (한국항공우주연구원 정지궤도위성관제팀장, 이학박사)

연세대학교에서 천문학과 우주동역학을 전공했으며 1995년부터 정지궤도위성의 임무해석과 관제기술연구에 종사하고 있다.

한국항공우주연구원에 근무하면서 KT 무궁화위성 관제기술지원, 천리안위성 개발 등에 참여하였다.

2004년 과학의 날, 우수연구원상 수상(국무총리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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