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법무부 "피해자 보호 위해 엡스타인 파일에서 트럼프 사진 삭제"

토드 블랜치 미국 법무부 부장관은 법무부가 이틀 전부터 공개하고 있는 '엡스타인 파일'에서 트럼프 대통령의 모습이 담긴 사진을 삭제한 조치가 "피해자 보호를 위해서"라고 밝혔습니다.

트럼프 대통령 측근인 블랜치 부장관은 NBC 방송에 출연해 "삭제된 사진을 보면 여성들의 모습이 있는데 사진 공개 이후 그 여성들에 대한 우려 때문에 해당 사진을 내렸다"고 말했습니다.

또 "어떤 피해자든, 피해자 변호사든, 피해자 권리 단체든 우리에게 연락해 '문서나 사진 중에 나를 식별할 수 있는 내용이 있다'고 연락해오면 우리는 당연히 그것을 내리고 조사한다"고 덧붙였습니다.

블랜치 부장관은 자신의 언급대로면 법무부가 공개했다가 삭제한 사진에 트럼프 대통령과 피해자가 함께 있었거나 관련이 있었다는 의미가 된다는 사회자의 지적에는 아니라고 부인했습니다.

이어 "만약 우리가 그 사진에 엡스타인 범행 피해자 중 생존자가 포함돼 있다고 믿었다면 애초에 얼굴을 가리지 않은 채 올리지도 않았을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그러면서 "우리가 가진 정보가 완벽한 것은 아닌 만큼, 이런 유형의 사진에 대해 피해자 권리 단체의 의견이 접수되면 우리는 그것을 내리고 조사한다"고 설명했습니다.

또 "그 사진은 아직 조사 중인데 다시 올라갈 것"이라며 피해자임을 의미하는 "가림(redaction) 처리가 있을지는 의문"이라고 말했습니다.

블랜치 부장관은 '엡스타인 파일에 담긴 트럼프 대통령에 대한 모든 문서·사진이 공개될 것이라고 보장하느냐'는 질문에 "그렇다"며 "이미 서너 차례 말했다"고 거듭 확인했습니다.

이어 "트럼프 대통령이나 다른 누구의 사진이라도 당연히 공개될 것"이라면서도 "엡스타인 파일에 등장한다는 게 끔찍한 범죄와 관련이 있었기 때문은 아니라고 강조했습니다.

또 "트럼프 대통령의 엡스타인 관련 사진은 이미 수십 장 공개돼 있고, 트럼프 대통령은 1990년대와 2000년대 초반에 엡스타인과 교류했다고 말해왔다"고 밝혔습니다.

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이 나와 있다는 이유로 사진을 내렸다는 주장은 우스꽝스러운 것"이라고 항변했습니다.

블랜치 부장관의 발언은 법무부가 공개했다가 내린 사진들은 트럼프 대통령 때문이 아니라 피해자일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된 여성들 때문이며, 재조사를 거쳐 공개하겠다는 입장으로 풀이됩니다.

블랜치 부장관은 법정 시한을 넘기도록 엡스타인 파일이 전부 공개되지 않은 데 대해 "피해자의 이름과 관련 정보가 모두 보호되고 가려졌는지 확인하느라 늦어지는 것"이라고 해명했습니다.

또 "지난 19일의 공개가 부족하다고 외치는 민주당의 주장대로 우리가 피해자 관련 정보를 대량 공개했다면, 그것이야말로 진짜 범죄"라고 주장했습니다.

미국 법무부는 지난 11월 상·하원이 만장일치 수준으로 가결하고 트럼프 대통령이 서명한 '엡스타인 파일 투명성 법'에 따라 엡스타인 사건 수사 관련 문서들을 19일 공개하기 시작했습니다.

하지만 법무부는 파일 중 트럼프 대통령 모습이 담긴 사진을 포함해 16건을 공개 하루 만에 슬그머니 삭제해버린 것으로 드러나 논란이 일고 있습니다.




YTN 이승윤 (risungyoon@yt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