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대 시절부터 갈등...롭 라이너 감독 살해한 아들 체포

10대 시절부터 갈등...롭 라이너 감독 살해한 아들 체포

2025.12.16. 오전 09:05.
댓글
글자크기설정
인쇄하기
이미지 확대 보기
10대 시절부터 갈등...롭 라이너 감독 살해한 아들 체포
로이터 연합뉴스
AD
할리우드 명감독 롭 라이너 부부를 살해한 혐의로 체포된 아들 닉 라이너(32)가 10대 시절 마약 중독으로 재활센터와 노숙 생활을 전전한 이력이 주목을 받고 있다.

15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NYT)와 로스앤젤레스(LA)타임스 등에 따르면 닉은 10대 시절 마약에 빠져 15세 무렵부터 재활센터를 드나들었지만, 이후 센터를 기피하며 노숙 생활을 반복했다.

약물 중독에서 회복한 후에는 자신의 중독 경험과 아버지와의 관계를 다룬 영화 '찰리'(Being Charlie)의 각본을 썼고, 라이너 감독이 직접 연출을 맡아 2015년 개봉했다. 극중 아버지가 아들에게 "차라리 네가 나를 미워하더라도 살아있길 바란다"고 말하는 대사는 실제 있었던 대화에서 영감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닉은 2016년 한 언론 인터뷰에서 자신이 성장기 동안 아버지와 "유대감을 많이 형성하지 못했다"고 고백했다. 그는 중독으로 고생하던 시절에 부모가 추천한 재활 시설에 가지 않으려고 노숙을 택하는 바람에 길거리에서 죽을 뻔한 적도 있었다고 털어놨다.

그럼에도 헤로인을 끊었다는 그는 "그 짓이 질렸다. 나는 좋은 가정에서 자랐고, 길거리나 노숙자 쉼터에서 살아서는 안 됐다"고 밝혔다.

당시 인터뷰에서 라이너 감독은 아들의 얘기보다 재활 상담사들의 조언을 더 중시했던 것을 후회한다면서 "우리는 절망적이었고, 벽에 학위증이 걸려 있는 사람들 말을 들었다. 그때 아들의 말을 들었어야 했다"고 말했다.

이들 부자는 당시 함께 영화를 만든 것이 과거의 트라우마를 치유하는 데 큰 도움이 됐다면서 부자 관계를 더 가깝게 발전시킬 수 있었다고 밝혔다.

라이너 감독은 2016년 인터뷰에서 아들 닉에 대해 "그와 함께 일할 기회가 생긴다면 언제든 함께할 생각이지만, 그가 자신의 길을 개척하고 싶어 하는 마음도 이해한다"며 "그는 천재적이고 재능이 넘치며 자신의 길을 찾아낼 것"이라고 말했다.

닉은 지난 9월 라이너 감독을 비롯해 온 가족과 함께 영화 '스파이널 탭 2' 시사회에 참석했지만, 불과 석 달만에 라이너 감독을 살해하기에 이르렀다.

라이너 감독과 그의 부인 미셸 싱어 라이너는 전날 오후 3시 30분쯤 LA 자택에서 흉기에 찔려 숨진 채 발견됐다. LA경찰국은 닉을 부모 살해 혐의로 전날 체포해 구금했다고 이날 오전 언론에 밝히면서 범행 동기나 사건 경위 등 구체적인 내용은 언급하지 않았다.

YTN digital 이유나 (lyn@ytn.co.kr)



[저작권자(c) YTN 무단전재, 재배포 및 AI 데이터 활용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