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멕시코 정상, 월드컵 조 추첨 계기 첫 대면 전망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클라우디아 셰인바움멕시코 대통령이 현지 시간 5일 열리는 2026 국제축구연맹(FIFA) 북중미(미국·멕시코·캐나다) 월드컵 조 추첨식을 계기로 처음으로 대면합니다.

셰인바움 대통령은 정례 기자회견에서 "월드컵 조 추첨식에 가기로 했는데, 마크 카니 캐나다 총리도 참석할 예정이라고 들었다"고 전했습니다.

또 "북미 지역 정상 3명이 함께 모여 단합될 모습을 보여줄 좋은 기회"라고 말했습니다.

월드컵 조 추첨식은 5일 정오(한국 시간 6일 새벽 2시) 워싱턴DC의 케네디 센터에서 열립니다.

멕시코는 '멕시코 축구의 성지'로 불리는 멕시코시티의 아스테카 스타디움에서 개막전을 치릅니다.

멕시코 첫 여성 국가수반인 셰인바움 대통령은 자신에게 주어진 개막전 티켓을 젊은 청소년 여성 축구 팬에게 양도하겠다고 밝혔습니다.

관세, 이민자, 마약, 총기 등 첨예한 각종 현안 논의를 놓고 양국이 냉온탕을 오가는 가운데 트럼프 대통령과 셰인바움 대통령이 여러 차례 전화 통화로 대화한 적은 있습니다.

하지만 직접 얼굴을 마주하게 되는 건 이번이 처음입니다.

두 정상 간 양자 회담은 6월 캐나다에서 열린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를 계기로 진행될 예정이었으나, 트럼프 대통령의 조기 귀국으로 무산됐습니다.

셰인바움 대통령은 이번 워싱턴 방문 중 트럼프 대통령과 별도 회담할지에 대해서는 "아직 결정되지 않았지만, 회담이 이뤄진다면 매우 짧은 회동이 될 것"이라고 덧붙였습니다.

셰인바움 대통령은 평소 트럼프 대통령에 비교적 협조적인 모습을 보여 왔습니다.

마약 카르텔 차단을 위한 미군의 직접적인 개입 가능성에 대해서 "주권 침해"라며 강하게 선을 그으면서도 미국 정보당국의 멕시코 영공 정찰 비행을 확대하도록 승인한 게 대표적입니다.

또 미국과의 국경 지대에 병력 만 명을 증강 배치하고 주요 마약 조직원 50여 명을 미국 당국에 범죄인 인도를 통해 넘기기도 했습니다.

이에 대해 트럼프 대통령은 "멕시코가 마약 밀매 조직에 의해 좌지우지된다"고 주장하면서도 셰인바움 대통령에 대해서만큼은 "존중하며 매우 용감하고 대단한 여성"이라며 평가했습니다.


YTN 이승윤 (risungyoon@yt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