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사위와 러시아 특사가 '우크라 종전안' 주도"

"트럼프 사위와 러시아 특사가 '우크라 종전안' 주도"

2025.11.23. 오후 5: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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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이 우크라이나에 수용을 압박하고 있는 '28개항 평화 계획'이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의 주요 안보 관련 담당 부서와도 제대로 공유되지 않은 채 마련됐다는 지적이 제기됐습니다.

평화 계획 초안은 스티브 위트코프 중동특사, 트럼프 대통령 맏사위 재러드 쿠슈너, 키릴 드미트리예프 러시아 직접투자펀드(RDIF) 대표 등이 지난달 말 미국 플로리다주 마이애미에서 만나 작성한 것으로 파악됐다고 로이터가 현지시간 22일 보도했습니다.

푸틴 대통령 측근으로 알려진 드미트리예프 특사는 우크라이나 전쟁 문제와 관련해 트럼프 대통령의 오랜 친구인 위트코프 중동특사와 올해에도 여러 차례 만났습니다.

드미트리예프 특사는 미국의 제재 대상이지만, 이 회의 참석을 위해 입국 금지 조치가 특별 면제됐다고 로이터는 전했습니다.

'마이애미 회동' 참석자 가운데 눈에 띄는 것은 별다른 공직을 맡고 있지 않은 쿠슈너입니다.

유대계인 쿠슈너는 트럼프 대통령의 장녀 이방카의 남편입니다.

현지 언론들은 쿠슈너가 이번 평화계획 논의 과정에도 상당한 영향력을 행사한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1기 트럼프 행정부 시절 실세로 꼽혔던 쿠슈너는 2기 행정부 출범 초기엔 별다른 역할을 맡지 않고 사업에 전념해왔으나 최근 가자 전쟁 휴전 협상 과정에 깊이 관여하는 등 역할을 확대하고 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의 오랜 절친 위트코프 중동특사가 주도해온 우크라이나 종전 협상에 맏사위가 가세해 함께 진두지휘에 나선 셈입니다.

가자 휴전 타결로 트럼프 대통령의 신임을 사 트럼프 대통령의 또 다른 숙원인 우크라전 해결에도 등판한 것으로 보입니다.

문제는 미러 양국 대통령의 측근들이 계획안을 논의하는 과정에서 정작 전문성을 보유한 관련 정부 부처가 배제됐다는 점입니다.

복수 소식통에 따르면, 국무부,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등 외교·안보 라인의 고위 관계자들이 당시 회의에서 마련된 계획안에 대해 공유받지 못했습니다.

트럼프 2기 행정부 들어 지명된 키스 켈로그 우크라이나 특사도 이 내용을 보고받지 못했다고 로이터는 전했습니다.

켈로그 특사는 내년 1월 사임 의사를 밝힌 상태입니다.

국가안보보좌관을 겸하는 미국의 외교 사령탑 마코 루비오 국무장관이 어느 정도로 계획안 작성에 참여했는지도 불분명합니다.

한 관계자는 루비오 장관이 반대했던 내용이 현재 계획안에 포함돼 있다고 로이터에 밝혔습니다.

루비오 장관은 앵거스 킹 상원의원에게 "평화계획안이 미국 정부의 계획이 아니라 러시아의 '위시리스트'"라고 말한 것으로 전해져 논란도 일었습니다.

루비오 장관은 미국이 작성한 것이 맞다며 부인했습니다.

일각에서는 위트코프, 쿠슈너 등이 관계 부처의 논의 절차를 우회한 탓에, 러시아 쪽에 일방적으로 유리한 평화계획안이 만들어진 것 아니냐는 우려가 일고 있습니다.

평화계획안에 따르면 우크라이나는 여전히 통제 중인 동부 돈바스 지역까지 러시아에 내줘야 합니다.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가입은 포기해야 합니다.

반면 러시아는 돈바스에 더해 크림반도도 실질적 영토로 국제적 인정을 받고, 경제 제재를 해제 받으며 주요 8개국(G8)에 재가입해 국제 교류를 재개할 수 있게 됩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전날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1주일 뒤인 27일까지 이 평화계획안에 서명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밝혔습니다.

젤렌스키 대통령이 서명을 거부할 경우 미국은 군사 지원 규모를 줄일 수 있다는 점을 경고했다고 로이터는 보도했습니다.

다만 트럼프 대통령은 현재 평화계획안이 최종안은 아니라면서 조정 가능성을 시사했다고 로이터는 덧붙였습니다.



YTN 권영희 (kwonyh@y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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