퓰리처상 사진 주인공 베트남 전쟁포로, 미 공군 대령 별세

퓰리처상 사진 주인공 베트남 전쟁포로, 미 공군 대령 별세

2025.11.21. 오후 3: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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퓰리처상 사진 주인공 베트남 전쟁포로, 미 공군 대령 별세
AP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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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랫동안 억류됐던 전쟁 포로가 가족과 재회하는 순간을 담아 퓰리처상을 수상한 사진 속 주인공이 숨졌다.

20일, 공군 대령 출신 로버트 스텀의 유족은 스텀이 미국 재향군인의 날인 지난 11일 92세를 일기로 사망했다고 발표했다.

스텀은 지난 1973년 AP 통신의 사진작가 살 베더가 촬영해 퓰리처상을 받은 사진 '기쁨의 분출'(Burst of Joy)'의 주인공이다. 베트남 전쟁에 참전한 스텀은 1967년 북베트남 상공에서 폭격 임무를 수행하던 중 전투기가 격추되면서 적군에 붙잡혔다.

그는 기체가 폭발하기 전 낙하산을 타고 탈출했지만, 이 과정에서 총을 세 발이나 맞고 포로 수용소에 수감됐다. 이때 함께 수감된 동료 중 한 명이 고(故) 존 매케인 애리조나 상원의이었다. 두 사람은 독방에 있는 벽을 통해 서로 소통했다.

붙잡힌 뒤 무려 1966일 동안 포로 생활을 하던 중, 극적으로 풀려나 캘리포니아의 트래비스 공군 기지에서 가족과 재회했다. 이 사진은 베트남전에 대한 미국의 개입 종료를 상징하는 사진으로 당시 미 전역의 신문에 도배됐다.

사진의 또 다른 주인공인 장녀 키칭 스텀(68, 당시 15세)은 "아버지가 돌아왔다는 기쁨과 안도감이 있었다. 가족에게 정말 뭉클한 재회였고, 사진을 볼 때마다 감동적"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사실 이 사진에는 숨겨진 뒷이야기가 있다. 스텀 대령의 아내는 대령이 베트남에서 석방되자마자 이별을 통보했고 부부는 사진이 보도된 지 약 1년 뒤 이혼했다. 양측은 모두 6개월이 더 지나지 않아 재혼했다고 알려졌다.

스텀 대령은 생전 AP통신 인터뷰에서 "불행히도 사진은 내가 직면하게 될 법적 상황을 가져왔다"며 사진을 좋아할 수는 없었다고 털어놨다.

YTN digital 정윤주 (younju@y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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