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화당에 유리한 미국 선거구 조정, 텍사스 법원에서 제동..."인종 차별"

공화당에 유리한 미국 선거구 조정, 텍사스 법원에서 제동..."인종 차별"

2025.11.19. 오전 06:15.
댓글
글자크기설정
인쇄하기
AD
미국 공화당이 내년 중간 선거를 앞두고 연방 하원에서 의석을 늘리기 위해 추진한 선거구 조정이 텍사스주에서 처음으로 이뤄졌지만, 법원의 시행 중단 명령으로 급제동이 걸렸습니다.

텍사스주 연방 법원 재판부는 주의회가 통과시킨 선거구 조정안 시행을 막아달라며 흑인·히스패닉 유권자 단체가 제기한 소송에서 해당 선거구를 실제로 적용해서는 안 된다고 판결했습니다.

재판부는 판결문에서 "확실히 2025년 선거구 지도 작성에 정치적 요소가 작용했지만, 정치적인 것을 훨씬 넘어 상당한 증거가 2025년 선거구 지도를 인종적으로 조작했음을 보여준다"고 지적했습니다.

그러면서 재판부는 텍사스주가 내년 선거에서 2021년 결정한 기존 선거구 지도를 사용하도록 명령했습니다.

텍사스 주의회는 내년 중간 선거에서 공화당의 다수당 지위를 유지하려는 트럼프 대통령의 뜻에 따라 텍사스에서 연방 하원 5석을 추가로 확보하는 선거구 조정안을 마련해 지난 8월 통과시켰습니다.

공화당이 장악한 텍사스 주의회에서 소수파인 민주당 의원들이 이에 반발하며 투표를 거부하기도 했지만, 공화당은 선거구 조정을 강행했습니다.

앞서 소송을 제기한 단체들은 해당 선거구 조정이 소수 유권자의 영향력을 위축시킨다고 지적했습니다.

또 연방 투표권법과 미국 헌법을 위반하는 인종적 게리맨더링(gerrymandering·특정 정당·후보에 유리한 선거구 조작)이라고 주장했습니다.

3명의 판사로 구성된 재판부는 약 2주간 이 사건을 심리한 끝에 2대 1의 다수결로 원고 측의 손을 들어줬습니다.

판사 3명 중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버락 오바마(민주) 대통령이 각각 임명한 판사 2명이 같은 의견으로 이런 판결을 했고, 로널드 레이건(공화) 대통령이 임명한 판사 1명은 반대 의견을 냈습니다.

선거구 재조정 소송을 다루는 연방법에 따라 이 판결에 대한 항소는 곧바로 연방 대법원이 심리하게 됩니다.

연방 대법원은 2019년 비슷한 소송에 대한 판결에서 선거구 재편이 연방 법원의 관할 범위를 벗어난 정치적 문제라며 주 정부의 당파적 선거구 조작을 허용한 전례가 있습니다.

텍사스주 하원 민주당 대표인 진 우 의원은 "연방 법원이 텍사스 역사상 가장 노골적인 민주주의 도둑질 시도 중 하나를 막았다"며 이번 판결을 환영했습니다.

민주당은 공화당의 게리맨더링 전략에 맞서 민주당 텃밭으로 불리는 캘리포니아주에서 민주당에 연방 하원 5석을 추가할 수 있는 선거구 조정안을 마련해 이달 초 주민투표에서 승인받았습니다.




YTN 이승윤 (risungyoon@ytn.co.kr)

※ '당신의 제보가 뉴스가 됩니다'
[카카오톡] YTN 검색해 채널 추가
[전화] 02-398-8585
[메일] social@ytn.co.kr


[저작권자(c) YTN 무단전재, 재배포 및 AI 데이터 활용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