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에 충전기 꽂고 암 환자 행세한 스포츠 스타…결국 철창행

코에 충전기 꽂고 암 환자 행세한 스포츠 스타…결국 철창행

2025.11.05. 오후 2: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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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에 충전기 꽂고 암 환자 행세한 스포츠 스타…결국 철창행
더 선 보도화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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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일랜드의 전설적인 헐링 선수가 암 환자로 위장해 치료비 명목으로 금전을 뜯어낸 혐의로 징역형을 선고받았다.

영국 데일리메일에 따르면, '헐링(하키와 비슷한 아일랜드 전통 스포츠)계의 마라도나'로 불리던 데니스 조셉 케리(54)는 암 치료비를 위한 기부금 명목으로 약 6억 5,000만 원을 가로챈 혐의로 징역 5년 6개월을 선고받았다.

케리는 지난 2014년부터 2022년까지 약 8년에 걸쳐 억만장자 사업가 데니스 오브라이언, 전직 헐링 스타 래리 오고먼 등을 포함한 다수에게 치료비 명목으로 금전을 요구했다.

특히 그는 자신의 콧구멍에 스마트폰 충전기를 꽂은 채 병상에 누워 의료용 산소 기구를 달고 있는 듯한 모습을 연출했고, 이를 사진으로 찍어 피해자들에게 전송해 치료비를 요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해당 사진은 이후 온라인상에서 '밈(meme)'으로 퍼져 대중의 조롱과 비판을 받았다.

조사 결과 케리는 "병원 치료 중 과다 방사선 노출로 피해를 입었다"며 "보건당국을 상대로 소송을 제기했고 곧 거액의 배상금을 받을 예정"이라고 피해자들을 속였다. 하지만 그는 실제 보건당국을 상대로 소송을 제기하지 않았고, 가로챈 돈을 돌려줄 의사도 없었다.

케리의 범행은 그에게 돈을 이체하려던 한 노인 고객의 모습을 수상하게 여긴 금융기관의 신고로 세상에 드러났다.

재판부는 "사기꾼들은 보통 인간의 탐욕을 이용하지만, 캐리는 사람들의 선한 마음을 악용했다"며 "암에 걸렸다고 거짓으로 말하는 것보다 더 비난받을 만한 사기는 상상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1988년 헐링 선수로 데뷔한 케리는 고향 킬케니 팀 소속으로 약 19년 동안 활약했다. 아일랜드에서 가장 권위 있는 헐링 대회 '올 아일랜드 챔피언십'에서 다섯 차례 우승하고, 올스타상 9회 수상, 2000년 올해의 선수로 선정돼 '헐링계의 마라도나'라는 별명을 얻었다.

2006년 은퇴 이후 위생용품 유통, 호텔 사업 등 다양한 사업에 도전했으나 잇따라 실패했고, 2011년에는 은행에 약 730만 파운드(한화 약 136억 원)를 상환하라는 명령을 받는 등 경제적 어려움을 겪은 것으로 전해졌다.


YTN digital 이유나 (lyn@y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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