희토류보다 무서운 콩...트럼프 압박하는 '농심'

희토류보다 무서운 콩...트럼프 압박하는 '농심'

2025.10.25. 오전 04:29.
댓글
글자크기설정
인쇄하기
AD
[앵커]
미국과 중국의 무역 갈등이 다시 격화되고 있는 가운데, 대두를 둘러싼 두 나라의 기 싸움이 고조되고 있습니다.

중국의 대두 수입 중단에 핵심 지지층인 농민들이 큰 어려움에 빠지자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습니다.

권영희 기자가 보도합니다.

[기자]
중국을 겨냥한 트럼프의 고율 관세는 미국산 대두 수입 전면 중단이라는 부메랑으로 돌아왔습니다.

전 세계 대두 60% 이상을 소비하는 고객이 사라지자 미국 중서부 농업 지대는 직격탄을 맞았습니다.

[마크 왓니 노스다코타 농민 연합 : 중국이 콩을 구매하지 않으면 우리는 그 콩을 버리거나 다른 시장을 찾을 때까지 비축해야 합니다. 중국 시장을 대체할 수 있는 시장은 없습니다.]

수확한 콩은 창고에서 썩어가고 선물 가격은 폭락한 데다 농기계 판매와 비료 주문도 급감했습니다.

놀란 연방정부는 긴급 보조금을 지급하며 진화에 나섰습니다.

[도널드 트럼프 / 미국 대통령 : 관세 수익금 일부를 당분간 피해를 볼 농민들에게 지원할 것입니다. 관세가 그들에게 이익이 되기 시작할 때까지 말이죠.]

트럼프는 중국이 안 사면 다른 나라가 사줄 것이라고 장담했지만 현실은 달랐습니다.

중국은 이미 브라질 등 남미 국가로 수입선을 바꿨고 다른 나라들은 엄청나게 남아도는 미국산 대두를 사줄 능력도 의지도 없습니다.

[제임스 모어랜드 / 대두 재배 농민 : 대두의 60%를 사들이는데, 그 수요가 사라진다면 우리가 메울 수 없는 큰 공백이 생기는 거죠.]

미국 대선에서 농민 표심은 전통적으로 선거 향방을 가르는 중요한 역할을 해왔습니다.

트럼프도 압도적인 농심의 지지를 기반으로 승리했습니다.

이런 농심이 이제 트럼프에 등을 돌리고 있습니다.

[존 A. 럼프 / 일리노이 대두협회 CEO : 결론적으로 말해서 우리는 협상이 필요합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중국과 협정을 체결해야 합니다.]

[크리스 굴드 / 대두 농장 대표 : 긴급 지원금 지급이 아니라 전 세계 무역을 촉진해서 우리가 필요한 만큼 소득을 올릴 수 있도록 해야 한다는 겁니다.]

트럼프는 강력한 보호무역 정책으로 제조업 노동자들의 환호를 받았지만 농심을 잃으며 지지율 하락을 겪고 있습니다.

희토류보다 더 무서운 콩의 역습이 시작됐습니다.

YTN 권영희입니다.


영상편집: 한경희


YTN 권영희 (kwonyh@ytn.co.kr)

※ '당신의 제보가 뉴스가 됩니다'
[카카오톡] YTN 검색해 채널 추가
[전화] 02-398-8585
[메일] social@ytn.co.kr


[저작권자(c) YTN 무단전재, 재배포 및 AI 데이터 활용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