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자 통제권 사수 열올리는 하마스...곳곳서 '배신자' 단속·처형

이스라엘과 가자지구 전쟁 휴전에 합의한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가 가자 내 통제권 지키기에 열을 올리고 있다고 외신이 보도했습니다.

현지 시간 13일 영국 가디언과 로이터 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하마스는 최근 가자 일부 지역에 무장 전투원들과 경찰들을 배치하고 일부 주민에게 '배신자' 등의 혐의를 씌워 공개 처형하는 한편 경쟁하고 있는 지역 내 반대 세력과 유혈 충돌도 벌이고 있습니다.

로이터는 이스라엘과의 전쟁으로 세력이 크게 약화한 하마스가 휴전 발효 후 가자에서 영향력을 되찾기 위해 움직이고 있다며, 자신들의 통제력에 도전한 세력들을 단속해 최소 33명을 처형했다고 보도했습니다.

가자의 한 보안 당국자는 하마스가 '가자시티 내 한 가문과 연계된 갱단'의 구성원 32명을 사살했으며, 그 과정에서 하마스 대원 6명도 사망했다고 전했습니다.

하마스와 이스라엘이 각각 인질들과 수감자들을 석방한 이날, SNS에는 하마스 전투원 수십 명이 가자 남부 병원에 도열한 모습을 담은 영상이 공개됐습니다.

녹색 머리띠를 두른 복면의 무장 대원 몇 명이 남성들을 처형하는 모습을 담은 영상도 SNS에 올라왔는데, 복면 대원들은 최소 7명의 남성을 거리에서 무릎 꿇게 한 뒤 기관총으로 총격하는 듯 보인다고 외신은 전했습니다.

이를 지켜보는 주민들은 '신은 위대하다'고 외치며 처형당한 이들을 '부역자'라고 불렀습니다.

배신자 색출은 가자 전역에서 이뤄지고 있습니다.

하마스와 연계된 텔레그램 채널 '팔레스타인 홈 프론트'는 전날 '적의 간첩 활동과 저항세력 대원들의 암살에 가담한 것으로 밝혀진 여러 부역자와 정보원들이 가자시티에서 체포됐다'고 밝혔습니다.

이 채널은 '보안군과 저항세력이 가자 북부에서 남부까지, 전역에 걸쳐 부역자와 정보원을 색출·체포하기 위한 광범위한 현장 작전을 진행 중'이라고 덧붙였습니다.

하마스는 지난 11∼12일엔 가자 남부의 유력 가문인 두그무시 가문과 격렬한 교전을 벌이기도 했는데 이로 인해 양측에서 최소 27명이 숨졌습니다.

이 같은 모습은 오랫동안 가자 내 철권통치를 유지해온 하마스가 전쟁으로 세력이 약해지긴 했지만, 여전히 영향력을 유지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CNN은 평가했습니다.

이러한 상황이 당장 이스라엘과 하마스 간 휴전 협정을 위협할 가능성은 크지 않아 보이지만,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제시한 '가자 평화 구상'의 또 다른 핵심 내용인 하마스의 무장해제가 쉽지 않을 수 있다는 우려를 낳고 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의 평화 구상 총 20개 항목에는 하마스의 무장해제, 팔레스타인 기술관료가 주도하는 민간정부 수립, 미국·아랍국 등이 참여하는 국제안정화군 배치 등의 내용을 담고 있습니다.




YTN 김잔디 (jandi@yt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