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 생산 50대 50으로"...미국 압박에 발칵 뒤집힌 타이완

"반도체 생산 50대 50으로"...미국 압박에 발칵 뒤집힌 타이완

2025.10.03. 오후 11: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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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타이완과 무역 협상을 벌이고 있는 트럼프 행정부가 반도체 생산 능력의 절반을 미국으로 이전하라고 압박하면서 타이완이 발칵 뒤집혔습니다.

타이완 정부는 절대로 동의하지 않겠다며 진화에 나섰지만, 논란은 가라앉지 않고 있습니다.

보도에 유투권 기자입니다.

[기자]
미국의 관세 협상을 이끄는 하워드 러트닉 상무장관은 최근 언론 인터뷰에서 깜짝 놀랄 만한 발언을 했습니다.

미국 내 반도체 생산을 늘리는 게 목표라면서 타이완 정부에 50대 50으로 생산을 나누는 방안을 제안했다고 밝혔습니다.

타이완 TSMC가 230조 원 규모의 대미 투자 계획을 발표했지만, 그걸로는 부족하다는 겁니다.

반도체 공급망에서 타이완이 차지하는 절대적 위상이 중국의 군사적 위협을 억제한다는 이른바 '실리콘 방패' 이론도 평가절하했습니다.

러트닉 장관은 현재 상황이 미국에 불리하다며 오히려 반도체 생산이 균형을 이루면 타이완이 더 안전해진다고 주장했습니다.

이런 언급에 타이완은 말 그대로 발칵 뒤집혔습니다.

우선 타이완 정부는 최근 협상에서 50대 50 제안을 논의하지 않았고, 앞으로도 동의하지 않겠다고 못을 박았습니다.

'실리콘 방패'에 대해 타이완 정부는 일관된 입장을 유지해왔습니다.

[추추이청 타이완 행정원 대륙위원회 위원장/ 지난달 12일 : 첨단 칩의 90%가 타이완에서 생산됩니다. 타이완의 역할이 훼손되면 국제사회, 특히 미국에 큰 손실이 될 겁니다.]

야당과 경제계에선 더 격앙된 반응이 나왔습니다.

제1야당인 국민당 측은 "미국의 요구는 협력이 아닌 완전한 약탈"이라며 "정부는 나라를 팔아먹어선 안 된다"고 촉구했습니다.

상공회의소는 반도체 생산 능력이 미국으로 이전될 경우, 20만 명의 전문가와 100만 명 이상의 고소득 소비자가 사라진다고 우려했습니다.

타이완 정부는 한국이나 일본, 유럽연합과 달리 기업의 자율성을 기반으로 한 투자 계획에 미국이 긍정적 반응을 보였다고 밝혔지만, 반도체 생산에 목을 맨 미국이 순순히 물러설지는 미지수입니다.

YTN 유투권입니다.


영상편집 : 정치윤
디자인 : 정민정


YTN 유투권 (r2kwon@y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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