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이나 원전 외부 전력 나흘째 끊겨..."네 탓"

유럽 최대 규모인 우크라이나 남부 자포리자 원자력 발전소가 나흘째 외부에서 전력을 공급받지 못한 채 간신히 비상 발전기에 의지해 냉각 장치를 가동하고 있습니다.

영국 일간 가디언과 AFP통신 등에 따르면, 이 원전은 지난 현지 시간 23일 오후부터 외부 전력 공급이 중단됐고, 비상 발전기 18개 가운데 7개를 동원해 안전 유지에 필요한 냉각 시설 등을 가동하고 있습니다.

안드리 시비하 우크라이나 외무장관은 27일, "러시아 측 행동으로 인해 자포리자 원전 전력이 나흘째 끊겼다"고 밝혔습니다.

우크라이나뿐 아니라, 러시아와 동유럽까지 전력을 공급하던 자포리자 원전은 총 6기의 원자로를 갖췄고,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2022년 2월 이후 러시아가 점령하고 있습니다.

전쟁 발발 후 자포리자 원전은 안전 문제로 냉온 정지 상태로 전환됐지만, 현 상태를 안정되게 유지하려면 외부 전력이 반드시 공급돼야 합니다.

개전 이후 자포리자 원전은 총 9차례 외부 전력 공급 중단 사태를 겪었는데, 이번처럼 나흘째 전력이 끊어진 것은 처음입니다.

우크라이나 소식통에 따르면, 외부 전력 공급 중단은 발전소에서 1마일(약 1.6㎞) 정도 떨어진 곳에 있는 러시아 측 송전선이 훼손돼 발생한 것으로 보입니다.

이 송전선은 자포리자 원전의 유일한 외부 전력 공급원이었습니다.

자포리자 원전 운영을 맡은 러시아 측은 외부 전력 공급 중단은 우크라이나군의 계속되는 폭격으로 전선 복구 작업이 복잡해졌기 때문이라고 책임을 돌렸습니다.

이에 대해, 우크라이나는 발전소 주변을 공격하는 것은 용납할 수 없을 정도로 위험하다며, 그런 공격을 한 적이 없다고 반박했습니다.




YTN 김종욱 (jwkim@yt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