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전문직 비자 수수료 100배 인상...1년에 1억4천만 원"

"美, 전문직 비자 수수료 100배 인상...1년에 1억4천만 원"

2025.09.20. 오전 11: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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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미국이 전문직 비자의 수수료를 현재에 비해 100배 수준으로 크게 올리기로 했습니다.

전문직 비자를 받으려면 10만 달러, 우리 돈으로 약 1억 4천만 원을 내야 한다는 겁니다.

국제부 연결해서 알아봅니다. 기정훈 기자!

[기자]
국제부입니다.

[앵커]
비자 수수료로 1억 원이 넘는 돈을 내야 한다는 게 잘 이해가 가지 않는데, 무슨 얘깁니까?

[기자]
예. 흔히 전문직 비자로 불리는 H-1B 비자에 해당하는 얘깁니다.

H-1B 비자는 과학·기술·공학·수학 분야의 전문 직종에 적용되는 비자로, 추첨을 통해 1년에 8만 5천 건만 발급하고 있습니다.

기본적으로 3년 체류가 허용되며, 연장도 가능하고, 영주권도 신청할 수 있습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현지시각 19일, 이 H-1B 비자의 수수료를 10만 달러, 우리 돈 약 1억 4천만 원으로 크게 올리는 내용의 포고문에 서명했습니다.

현재 수수료가 천 달러 수준이니까 100배 가량 올리는 겁니다.

게다가 이 금액은 한 번 내고 끝나는 게 아닙니다.

한사람 당 1년 치의 금액이어서 최대 6년의 체류기간 동안 매년 같은 금액의 수수료를 내고 갱신해야 합니다.

기업들이 해외인력을 미국으로 들여오는 데 더 신중해질 수밖에 없게 됐습니다.

미국 상무장관의 설명을 직접 들어보시죠.

[하워드 러트닉 / 미국 상무장관 : 갱신할 때든, 첫 신청할 때든 기업은 그 사람이 정부에 매년 10만 달러를 낼 만큼 가치가 있는지를 결정해야 합니다.]

[앵커]
올려도 너무 크게 올리는 것 같은데 이렇게까지 올리는 이유가 뭔가요?

[기자]
한마디로 일자리 때문입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H-1B 비자 발급이 미국인의 일자리를 빼앗는다는 인식을 갖고 있습니다.

기업들이 H-1B 비자를 활용해서 저렴한 비용으로 외국 인력을 데려오면서 미국인의 일자리가 잠식된다는 겁니다.

H-1B 비자를 받은 사람들 중에는 중국인과 인도인의 비중이 높은 것으로 알려져 있는데요

추첨 방식으로 배정하다 보니 회사들이 지나치게 많이 신청하는 부작용이 있다는 지적을 받아왔습니다.

AP통신은 이 비자가 미국 내에서 채용하기 힘든 유능한 전문직을 해외에서 유치하기 위한 것인데 실제론 미국인보다 적은 연봉으로도 일하려고 하는 외국인을 들여오는 파이프라인으로 변모했다고 지적했습니다.

즉 기업들이 고임금의 미국인을 쓰는 대신 저임금의 외국인을 미국에 데려오는 걸 막아서 미국인의 일자리를 지키겠다는 겁니다.

수수료를 매년 물리겠다는 이유도 여기에 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도 분명하게 짚었습니다. 직접 들어보시죠.

[도널드 트럼프 / 미국 대통령 : 10만 달러를 내고 싶지 않다면 어떻게 해야 할까요? 미국인을 고용하세요. 이렇게 미국인 고용 장려책이 되는 겁니다.]

[앵커]
지난번 조지아주 구금 사태 이후 우리 정부가 협상을 통해 전문직 비자의 한국인 할당량을 높여야 한다는 목소리가 있었는데요, 아무래도 영향이 있겠군요?

[기자]
최근 조지아주 구금 사태 이후 한미 양측은 비자 제도 개선 방안을 논의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우리 입장에선 대미 투자 기업의 전문 기술 인력이 미국에서 안정적으로 일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한 건데요

우리 정부가 비자 문제의 해법으로 바로 이 H-1B 전문직 비자의 한국인 할당을 더 많이 확보하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는 관측이 많았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H-1B 비자의 문턱을 크게 높인 이번 조치에 긍정적 영향을 기대하긴 사실상 어렵습니다.

해외에서 물건이 들어오는 수입품에 고율의 관세를 물려서 미국 내 생산품을 보호하는 것처럼 해외에서 인력이 들어오는 비자에 고액의 수수료를 물려 미국 내 일자리를 보호하자는 게 미국 정부의 기본입장이기 때문입니다.

우리 정부와 기업들의 고민이 깊어질 것으로 보입니다.

미국은 이렇게 마련되는 재원을 같은 목적의 사업을 강화하는 데 사용할 것이라는 관측이 많습니다.

블룸버그통신은 이번 조치가 신규 구금시설의 확보와 이민 단속 요원 채용, 국경 장벽 건설 확대를 위한 재원 확보에도 목적이 있다고 전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또 같은 날 새로운 영주권 비자인 '골드카드'의 행정 명령에도 서명을 했는데요.

개인의 경우 100만 달러를 납부하거나, 기업이 후원할 경우엔 200만 달러를 내면 신속한 골드카드 비자 혜택을 받을 수 있습니다.

지금까지 국제부에서 전해드렸습니다.


YTN 기정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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