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냇물이 용암처럼"…손소독제 누출에 美 마을 '아수라장'

ⓒ 크리스탈 비치 소방서 SNS

지난달 30일 미국 뉴욕주 북부 소도시 고럼(Gorham)에서 발생한 창고 화재로 시냇물이 마치 용암처럼 끓어오르는 기이한 장면이 연출됐다.

현지 매체 13WHAM에 따르면, 화재가 발생한 창고는 에코 오퍼레이션스가 운영하던 곳으로, 내부에는 2온스(약 60ml) 소형 병부터 330갤런(약 1,250리터) 대형 탱크에 이르는 유통기한이 지난 손 소독제와 기타 알코올성 폐기물이 1,000여 통 이상 쌓여 있었다.

해당 물질들은 제대로 된 화재 진압 설비 없이 보관돼 있었으며, 지역 당국은 화재 발생 전부터 위험성을 경고하고 합법적 제거를 명령했으나 소유주는 이를 무시한 것으로 확인됐다.

화재 진압 과정에서 손 소독제의 알코올 성분이 소방수 위에 떠 오르면서 불이 붙어 도랑을 따라 흘러내렸고, 창고 내부에서는 연쇄 폭발이 일어나 불타는 드럼통이 공중으로 솟구쳤다.

미국 뉴욕주 북부 소도시 고럼에서 발생한 창고 화재 / ⓒ 13WHAM

이로 인해 인근 주민에게는 대피 준비령이 내려졌고, 소방 당국은 "물이 불타고 있다"며 현장 영상을 공개해 화재의 심각성을 전했다.

고럼 소방서는 대규모 물과 장비를 투입해 진화 작업을 진행했으며, 큰 불길을 잡는 데만 하루 이상, 완전 진화까지는 며칠이 소요된 것으로 알려졌다.

에코 오퍼레이션스 측은 유통기한이 지난 맥주나 손 소독제를 받아 내용물을 비우고 플라스틱·알루미늄을 재활용하는 사업을 허가 신청한 상태였지만, 실제로는 안전 규정을 준수하지 않은 채 인화성 폐기물을 대량으로 축적한 것으로 확인됐다.

현지 주민들은 "살면서 본 가장 큰 불"이라면서 치솟는 불길과 연기를 떠올리며 충격을 감추지 못했다.

당국은 다행히 이번 화재로 인한 인명 피해는 보고되지 않았다며, 화재 원인을 조사 중이라고 밝혔다.

YTN digital 류청희 (chee0909@yt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