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에 멕시코 관세 후폭풍?..."무역협정 없는 국가에 관세 검토"

한국에 멕시코 관세 후폭풍?..."무역협정 없는 국가에 관세 검토"

2025.09.05. 오전 09:53.
댓글
글자크기설정
인쇄하기
AD
멕시코 정부가 무역 협정을 체결하지 않은 국가의 제품에 대해 수입 관세를 부과하는 안을 검토 중이라고 밝혔습니다.

현지시간 4일 멕시코 정부에서 제공하는 대통령 연설 속기록을 보면 클라우디아 셰인바움 대통령은 이날 현지 기자회견에서 "우리나라와 무역 협정이 없는 나라들의 수입품에 관세를 매기는 것에 대해 살피고 있다"며 "여기에는 중국이 포함될 수 있지만, (중국이) 유일한 건 아니다"라고 말했습니다.

멕시코 대통령은 "우리는 이미 지난해 12월 섬유 품목에 대해 관세를 부과했고, 정부는 국제적 차원에서 자국에 가장 유리한 결정을 내릴 권한을 가진다"며 "(고려 대상국은) 무역 협정이 체결되지 않은 모든 국가"라고 덧붙였습니다.

그러면서 관련 검토가 "미국 트럼프 행정부의 등장으로 바뀐 국제 무역의 틀" 안에서 미국·멕시코·캐나다 협정(USMCA) 근간을 수호하며 "특정 산업이나 일자리를 보호하기 위한 조처"라고 부연했습니다.

다만 신규 관세 적용 대상 분야, 관세율, 적용 대상 국가 등 세부 사항에 대한 발표 시기를 적시하진 않았습니다.

앞서 지난주 블룸버그통신은 "멕시코 정부가 이달 중 의회에 제출 예정인 2026년 예산안에서 중국을 포함한 일부 아시아 국가에 대한 관세 인상을 계획 중"이라고 보도했습니다.

이는 자동차, 섬유, 플라스틱 등 광범위한 제품군에 적용될 수 있으며, 추가 관세는 멕시코 기업을 보호하기 위한 목적이라고 블룸버그는 멕시코 소식통을 인용해 전했습니다.

멕시코 정부 설명대로라면 경우에 따라선 멕시코를 대(對) 중남미 최대 교역국(2024년 기준)으로 둔 한국 역시 관세 부과 대상에 포함될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관측됩니다.

양국은 교역국 간 가장 기본적 프레임워크인 투자보장협정(2000년)을 맺기는 했지만, 이는 관세를 방어할 논리를 담고 있지는 않은 것으로 확인됩니다.

한국과 멕시코는 2006년 자유무역협정(FTA) 전 단계 격인 전략적 경제보완협정(SECA)을 개시했으나, 멕시코의 소극적인 태도 속에 2008년 관련 협상을 중단했습니다.

이후 2016년 정상회담과 2022년 양국 수교 60주년 등을 계기로 협상 재개 물꼬를 텄지만, 현재는 동력을 상실한 채 교착 상태에 있습니다.

이와 관련해 한국과 멕시코 간 경제 정책을 비교 분석하는 저서('한국과 멕시코의 경제 성장, 균형의 재조정')를 낸 멕시코 누에보레온대학의 다니엘 플로레스 쿠리엘 경제학부 교수는 지난해 USMCA 무역 협정 검토(올해 중 개시 예정)를 최우선 과제로 삼는 멕시코 정부에서 한국과의 FTA 협상 재개 시점을 "2026년 이후로 잡을 것"이라고 예상했습니다.

쿠리엘 교수는 "멕시코 정부가 USMCA 검토와 한·멕시코 FTA 협상안을 동시 진행할 수도 있으나, USMCA 중요성을 고려하면 그럴 가능성은 작다"면서 "앞서 멕시코 여러 행정부는 한국과의 FTA 협상에 열의를 보이다가 얼마 후에 논의를 중단하는 선택을 했다"고 짚었습니다.

믹타(MIKTA) 회원국이라는 점을 지렛대 삼아 관세 관련 전향적인 협의를 진행할 여지는 있습니다.

믹타는 공공이익 증대에 기여하려는 5개국 간 협의체입니다.

한국과 멕시코, 인도네시아, 튀르키예, 호주로 구성돼 있습니다.

믹타 회원국들은 2015년부터 몇 차례 '통상 대화'(Trade Dialogue)라는 이름의 논의를 진행했습니다.

멕시코 경제부 홈페이지를 보면 멕시코와 FTA를 체결한 국가는 현재 미국, 캐나다, 유럽연합(EU), 일본, 칠레, 파나마, 우루과이 등지로 파악됩니다.



YTN 권영희 (kwonyh@ytn.co.kr)

※ '당신의 제보가 뉴스가 됩니다'
[카카오톡] YTN 검색해 채널 추가
[전화] 02-398-8585
[메일] social@ytn.co.kr


[저작권자(c) YTN 무단전재, 재배포 및 AI 데이터 활용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