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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진행 : 유다원 앵커
■ 출연 : 김희준 YTN 해설위원
* 아래 텍스트는 실제 방송 내용과 차이가 있을 수 있으니 보다 정확한 내용은 방송으로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인용 시 [YTN24] 명시해주시기 바랍니다.
[앵커]
오는 3일 베이징에서 열리는 중국 전승절 80주년 행사에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참석해 집권 뒤 처음으로 다자외교 무대에 오릅니다. 시진핑 주석과 푸틴 대통령까지 북중러 정상이 한자리에 모여 세를 과시하면서 한미일 공조 강화에 맞불을 놓는 양상을 연출할 예정입니다. 숨 가쁘게 펼쳐지는 동북아 외교전, 그 배경과 의미를 짚어봅니다. 김희준 YTN 해설위원과 함께합니다. 어서 오십시오. 전해 드린 것처럼 중국 전승절 80주년 행사가 사흘 앞으로 다가왔습니다. 김정은 위원장이 어떤 방법으로 이동할지도 관심인데 움직임이 포착되는 게 있을까요?
[기자]
김정은 위원장 그동안 4차례 방문했는데요. 모두 1, 2차 북미 정상회담을 전후한 2018년과 2019년에 집중돼 있습니다. 이동 경로로 두 번은 비행기, 두 번은 열차를 이용했는데 이번에는 열차를 이용할 가능성이 높다는 그런 전망이 나옵니다. 김 위원장의 전용기인 참매 1호는 노후했고요. 안전성 문제도 있습니다. 또 2018년 1차 북미 정상회담을 위해서 싱가포르를 방문할 당시에는 중국이 비행기를 지원한 바 있거든요. 김 위원장의 특별 열차는 방탄 기능이 있고 스텔스 기능까지 갖춰진 움직이는 집무실이라고 불립니다. 김 위원장이 열차를 이용할 가능성은 중국 측의 보안, 경호 조치에도 지금 곳곳에서 감지가 되고 있는데요. 특히 단둥 지역 호텔에서 외국인들의 예약이 중단됐고 특히 강변뷰 예약이 차단됐다고 합니다. 이는 김정은 위원장이 열차로 움직일 때의 동선 노출 가능성을 차단한 것으로 보입니다. 평양에서 베이징까지 열차로 한 20시간 정도 걸리는데 전승절 행사는 오는 9월 3일이고 전날에 북중, 북러 정상회담이 열릴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는다면 김 위원장은 이르면 내일 평양을 출발할 것으로 보이고 관련 움직임도 포착될 것으로 예상이 됩니다.
[앵커]
이번 중국 전승절 기념식에서 시진핑 주석 좌우에 각각 김정은 국무위원장 그리고 푸틴 대통령이 자리한다고 하더라고요. 세 정상이 나란히 서는 모습도 처음 보게 되는 건데 국제사회에 던지는 메시지가 있을까요?
[기자]
그렇습니다. 이번 전승절 기념식에는 모두 26개국 정상들이 참여를 하고 함께 텐안먼 광장 망루에 올라서 열병식을 지켜보는데 그 자리 배치에 외교적 의미가 담겨 있습니다. 크렘린궁이 먼저 밝혔는데 시진핑 주석을 중심으로 오른쪽에는 푸틴 대통령 왼쪽에는 김정은 위원장이 자리할 거라는 겁니다. 10년 전에 열렸던 전승 70주년 열병식과는 비교가 되는데 당시 시진핑 주석 왼쪽에는 장쩌민, 후진타오 전 주석이 차례로 자리를 했고요. 오른쪽에는 푸틴 대통령이 가장 가까이 그리고 박근혜 전 대통령이 나란히 선 바 있습니다. 당시 북한 대표로 참석했던 최룡해 부위원장은 텐안먼 망루 왼쪽 끝에 위치해서 당시 한중 관계와 북중 관계를 상징적으로 보여준 장면이기도 했습니다. 중국 측은 이번 전승절 참석자 명단을 공개하면서 푸틴 대통령을 첫 번째로, 김정은 위원장을 두 번째로 불렀는데 이처럼 두 정상을 나란히 자신의 좌우에 세우면서 중러 관계를 다지고 또 소원했던 북중 관계를 복원한다는 그런 의미가 있겠습니다. 우크라이나전을 계기로 북러가 밀착하면서 다소 북중 관계가 소원해졌던 그 관계를 다시금 되돌려 놓겠다는 거고요. 이렇게 북중러 정상이 한자리에 서는 모습을 보임으로써 한미일 3국 공조 강화에 대응하는 측면이 있습니다. 다만 중국 입장에서는 북중러 3각 구도에서 그동안 살짝은 발을 빼려는 신중한 모습이었는데. 왜냐하면 우크라이나전 때문에 푸틴 대통령은 전 세계에서 이른바 왕따로 불리기까지 했고요. 북한은 국제사회 제재를 받는 그런 나라이지 않습니까? 그런 만큼 거리를 뒀다고 할 수 있는데. 이런 북중러가 다시금 연대하면서 트럼프 정부의 관세 전쟁으로 벌어지는 미국의 독주에 대항하면서 다자주의와 반서방 노선의 좌장으로서 중국이 자리매김하겠다, 그런 포석도 있어 보입니다.
[앵커]
북한 김정은 위원장 같은 경우는 이번 전승절 참석이 다자 외교 무대에 처음 나서는 건데 집권 10여 년 만에 이런 행보를 보이는 배경은 어디에 있을까요?
[기자]
김정은 위원장 첫 해외 방문은 집권 6년 만인 2018년 중국이었습니다. 이후 싱가포르, 베트남, 이렇게 러시아 등 여러 곳을 방문했지만 모두 양자회담이었고 말씀하신 대로 다자 외교는 처음으로 나서는 겁니다. 선대를 돌아보면 할아버지 김일성 주석은 1954년과 1959년 중국 건국 5주년, 10주년 열병식에 잇따라 참석했고 1980년에는 유고슬라비아 티토 대통령 장례식에 참석한 것이 다자 정상 중 모습을 드러낸 마지막이었습니다. 아버지 김정일은 은둔의 지도자로 다자 외교에 나선 적이 없고요. 따라서 북한 최고지도자로서는 45년 만에 다자외교 무대에 서는 것인데요. 이는 정상국가의 이미지를 꾀하는 한편 그동안 우크라이나 전쟁 이후에 러시아와의 군사적, 경제적 밀착이 강화됐지만 우크라이나전이 종전으로 가면서 새로운 뒷배가 필요하다고 하겠습니다. 그런 의미에서 중국과의 관계 정상화를 다시 시도하는 것이고요. 또 한일, 한미 정상회담 이후 한미일 공조 강화에 대응하는 북중러 3각 편대에 편승하면서 외교적 고립을 탈피하려는 움직임으로도 보입니다. 또 오는 10월 10일은 노동당 창건 80주년인데요. 이때 시 주석의 평양 답방을 추진하면서 주목도를 높이겠다, 이런 포석일 수도 있겠습니다. 또 한 가지 짚을 것은 한미 정상회담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북미 정상회담의 의지를 밝히지 않았습니까? 그렇다면 중국의 의중을 좀 확인하고 혹시나 나가올 북미 대화에서의 주목도를 높이고 그걸 지렛대로 삼으려면 그런 의도도 있어 보입니다.
[앵커]
그리고 이번 중국 전승절 기념식에 중국의 최신 무기들이 총동원된다고 하더라고요. 이게 미국이라든지 국제사회에 경고메시지를 보낸다고 해석해야 되는 건가요?
[기자]
전승절의 정확한 명칭을 짚어보면 중국 인민 항일전쟁 및 세계 반파시스트 전쟁, 그러니까 2차 세계 대전 승리를 기념하는 행사입니다. 그런 만큼 전세계에 던지는 메시지가 있다고 하겠어요. 이번 행사 약 70분 정도 진행될 예정인데, 이 자리를 빌어 차세대 신무기를 총출동시켜서 중국의 발전된 국력, 국방력을 과시할 것으로 보입니다. 극초음속 미사일과 최신 무인 잠수정, 또 스텔스형 공격 드론 등 무기 수백 대를 총동원할 것으로 보이고요. 육해공군에 로켓군까지 4개 군종과 우주부대, 사이버 부대 등 4개 병종이 총망라될 예정입니다. 이는 곳 미국과 세계 각국에 중국의 군사 현대화가 최고 수준에 도달했다는 그런 경고 메시지를 보내는 셈이기도 하겠고요. 또 하나 짚을 것은 남중국해, 타이완을 둘러싼 미중 갈등이 심화되는 가운데 대규모 열병식을 열어 자국의 안보 이익을 수호할 의지와 능력이 있다는 과시하는 그런 선전전이 될 것으로 보입니다.
[앵커]
이번에 우리 측에서는 우원식 국회의장이 이끄는 대표단이 참석하게 되는데 김정은 위원장과 유의미한 접촉이 있을 수 있을까요?
[기자]
결론부터 말씀드리면 그 가능성은 많지는 않아 보입니다. 중국 측이 이번 전승절 참석하는 외교사절단을 발표하면서 26개국 정상급 외에 의회 대표단이나 부총리급으로서는 우원식 의장을 가장 먼저 호명하기는 했습니다. 하지만 의전 서열상 망루에서 김 위원장과 나란히 서기는 매우 어려울 것으로 보이고요. 그리고 중국 측에서도 아마 정상급과의 동선을 의도적으로 분리했을 가능성이 있습니다. 또 북한 입장에서 현재로써는 남측과 굳이 대화에 나설 필요가 없고 또 급도 사실 맞지 않는 게 사실입니다. 앞서 김여정 부부장은 성명을 나면서 한국은 외교 상대가 될 수 없다고 선을 그었고 북한 매체도 이재명 대통령의 3단계 비핵화 해법을 비판하면서 대화 가능성을 차단한 바가 있습니다. 하지만 우 의장은 2018년 4월 남북정상회담 때 판문점에서 열린 만찬 에서 김 위원장과 조우를 한 바 있습니다. 따라서 현장 상황에 따라서 유연하게 대처할 것으로 보입니다.
[앵커]
중국 전승절 이후 정세 전망도 궁금해지는데 10월에 APEC 정상회의가 열리는데 이를 계기로 남북미 정상이 만날 수 있을까요? 성사될 수 있을지도 궁금한데요.
[기자]
트럼프 대통령 지난 한미 정상회담 때 APEC 회담 참석 의지를 일단 나타냈고요. 시진핑 주석도 참석을 할 것으로 보입니다. 이에 따라서 APEC 계기에 남북미 회동 이루어지지 않을까 하는 기대가 솔솔 나오고 있습니다마는 하지만 김 위원장이 APEC에 참석할 가능성은 거의 없어 보입니다. 앞서 우리 정부도 초청창도 발송하지 않았다고 얘기했고요. 만약에 김 위원장이 방한을 결심했다고 하면 가장 큰 문제는 안전, 보안상의 문제고요. 또 북한 내 정치적 부담도 적지 않습니다. 또 현재 정세상 한국 방문을 선택지로 두지는 않을 것으로 보입니다. 다만 2019년 6월 판문점에서 남북미 정상 회동이 만난 적이 있지 않았습니까? 그런 회동 가능성은 완전히 배제하지는 못한다고 하겠습니다. 당시를 돌아보면 트럼프 대통령이 오사카 G20 정상회담에 참석한 뒤 한미 정상회담을 위해서 한국을 찾았다가 자신의 SNS에 전격 김 위원장에 만나자라는 메시지를 올렸고 여기에 북한이 호응하면서 전격적으로 깜짝 회동이 성사된 바가 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의 특성상 이런 모습을 연출할 가능성도 완전히 배제는 못하겠습니다. 하지만 현재 북한 입장에서는 자신들의 핵보유국으로 인정받고 체제 안정이나 제재 해제 같은 유인책이 없는 한 대화에 당장 나서지는 않을 것으로 예상됩니다.
[앵커]
그리고 북한의 지난해 경제성장률이 발표됐습니다. 꽤 높았거든요. 3. 7%였는데 배경도 궁금하고 이렇게 되면 김 위원장의 앞으로의 행보도 거침없을 것 같은데요.
[기자]
한국은행의 발표인데요. 북한의 2024년 경제성장률이 무려 3. 7%를 기록했습니다. 이거는 8년 만에 최고치이고 또 2년 연속 3%대 성장률을 기록한 겁니다. 가장 큰 이유는 러시아와의 경제적, 군사적 협력 강화입니다. 우크라이나 전쟁 이후 대러 무기 수출로 제조업과 중공업 분야가 경제성장을 이끈 셈이고요. 이와 함께 북한 내부 정책에 따라 건설업도 12%나 성장한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특히 올해는 북한의 '국방력 발전 5개년 계획'을 마무리하는 해인데. 그동안 이런 경제성장을 바탕으로 다양한 핵탄두나 미사일, 핵 잠수함까지 지금 건조하지 않았습니까? 그리고 또 한 가지 짚을 것은 오는 10월 노동당 창건 80주년에 이어서 내년 초 9차 당대회가 열릴 예정입니다. 여기서 지난 5년의 성과를 평가하고 향후 5년에 대한 목표를 세울 예정인데요. 김정은 위원장 이제 세계 무대에 나설 정도로 자신감을 가졌고 또 중국과 러시아를 든든한 뒷배로 두고 궤도예외른 경제성장을 바탕으로 향후 미국과의 협상에 대비하면서 과감한 행보를 보일 가능성도 추측해 볼 수가 있습니다. 이런 과정이 만약에 벌어진다면 우리 정부의 외교력도 굉장히 전략적으로 잘 움직여야 될 것으로 생각합니다.
[앵커]
알겠습니다. 오늘 말씀은 여기까지 듣겠습니다. 지금까지 김희준 해설위원과 함께했습니다. 고맙습니다.
YTN 김희준 (hijunkim@y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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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오는 3일 베이징에서 열리는 중국 전승절 80주년 행사에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참석해 집권 뒤 처음으로 다자외교 무대에 오릅니다. 시진핑 주석과 푸틴 대통령까지 북중러 정상이 한자리에 모여 세를 과시하면서 한미일 공조 강화에 맞불을 놓는 양상을 연출할 예정입니다. 숨 가쁘게 펼쳐지는 동북아 외교전, 그 배경과 의미를 짚어봅니다. 김희준 YTN 해설위원과 함께합니다. 어서 오십시오. 전해 드린 것처럼 중국 전승절 80주년 행사가 사흘 앞으로 다가왔습니다. 김정은 위원장이 어떤 방법으로 이동할지도 관심인데 움직임이 포착되는 게 있을까요?
[기자]
김정은 위원장 그동안 4차례 방문했는데요. 모두 1, 2차 북미 정상회담을 전후한 2018년과 2019년에 집중돼 있습니다. 이동 경로로 두 번은 비행기, 두 번은 열차를 이용했는데 이번에는 열차를 이용할 가능성이 높다는 그런 전망이 나옵니다. 김 위원장의 전용기인 참매 1호는 노후했고요. 안전성 문제도 있습니다. 또 2018년 1차 북미 정상회담을 위해서 싱가포르를 방문할 당시에는 중국이 비행기를 지원한 바 있거든요. 김 위원장의 특별 열차는 방탄 기능이 있고 스텔스 기능까지 갖춰진 움직이는 집무실이라고 불립니다. 김 위원장이 열차를 이용할 가능성은 중국 측의 보안, 경호 조치에도 지금 곳곳에서 감지가 되고 있는데요. 특히 단둥 지역 호텔에서 외국인들의 예약이 중단됐고 특히 강변뷰 예약이 차단됐다고 합니다. 이는 김정은 위원장이 열차로 움직일 때의 동선 노출 가능성을 차단한 것으로 보입니다. 평양에서 베이징까지 열차로 한 20시간 정도 걸리는데 전승절 행사는 오는 9월 3일이고 전날에 북중, 북러 정상회담이 열릴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는다면 김 위원장은 이르면 내일 평양을 출발할 것으로 보이고 관련 움직임도 포착될 것으로 예상이 됩니다.
[앵커]
이번 중국 전승절 기념식에서 시진핑 주석 좌우에 각각 김정은 국무위원장 그리고 푸틴 대통령이 자리한다고 하더라고요. 세 정상이 나란히 서는 모습도 처음 보게 되는 건데 국제사회에 던지는 메시지가 있을까요?
[기자]
그렇습니다. 이번 전승절 기념식에는 모두 26개국 정상들이 참여를 하고 함께 텐안먼 광장 망루에 올라서 열병식을 지켜보는데 그 자리 배치에 외교적 의미가 담겨 있습니다. 크렘린궁이 먼저 밝혔는데 시진핑 주석을 중심으로 오른쪽에는 푸틴 대통령 왼쪽에는 김정은 위원장이 자리할 거라는 겁니다. 10년 전에 열렸던 전승 70주년 열병식과는 비교가 되는데 당시 시진핑 주석 왼쪽에는 장쩌민, 후진타오 전 주석이 차례로 자리를 했고요. 오른쪽에는 푸틴 대통령이 가장 가까이 그리고 박근혜 전 대통령이 나란히 선 바 있습니다. 당시 북한 대표로 참석했던 최룡해 부위원장은 텐안먼 망루 왼쪽 끝에 위치해서 당시 한중 관계와 북중 관계를 상징적으로 보여준 장면이기도 했습니다. 중국 측은 이번 전승절 참석자 명단을 공개하면서 푸틴 대통령을 첫 번째로, 김정은 위원장을 두 번째로 불렀는데 이처럼 두 정상을 나란히 자신의 좌우에 세우면서 중러 관계를 다지고 또 소원했던 북중 관계를 복원한다는 그런 의미가 있겠습니다. 우크라이나전을 계기로 북러가 밀착하면서 다소 북중 관계가 소원해졌던 그 관계를 다시금 되돌려 놓겠다는 거고요. 이렇게 북중러 정상이 한자리에 서는 모습을 보임으로써 한미일 3국 공조 강화에 대응하는 측면이 있습니다. 다만 중국 입장에서는 북중러 3각 구도에서 그동안 살짝은 발을 빼려는 신중한 모습이었는데. 왜냐하면 우크라이나전 때문에 푸틴 대통령은 전 세계에서 이른바 왕따로 불리기까지 했고요. 북한은 국제사회 제재를 받는 그런 나라이지 않습니까? 그런 만큼 거리를 뒀다고 할 수 있는데. 이런 북중러가 다시금 연대하면서 트럼프 정부의 관세 전쟁으로 벌어지는 미국의 독주에 대항하면서 다자주의와 반서방 노선의 좌장으로서 중국이 자리매김하겠다, 그런 포석도 있어 보입니다.
[앵커]
북한 김정은 위원장 같은 경우는 이번 전승절 참석이 다자 외교 무대에 처음 나서는 건데 집권 10여 년 만에 이런 행보를 보이는 배경은 어디에 있을까요?
[기자]
김정은 위원장 첫 해외 방문은 집권 6년 만인 2018년 중국이었습니다. 이후 싱가포르, 베트남, 이렇게 러시아 등 여러 곳을 방문했지만 모두 양자회담이었고 말씀하신 대로 다자 외교는 처음으로 나서는 겁니다. 선대를 돌아보면 할아버지 김일성 주석은 1954년과 1959년 중국 건국 5주년, 10주년 열병식에 잇따라 참석했고 1980년에는 유고슬라비아 티토 대통령 장례식에 참석한 것이 다자 정상 중 모습을 드러낸 마지막이었습니다. 아버지 김정일은 은둔의 지도자로 다자 외교에 나선 적이 없고요. 따라서 북한 최고지도자로서는 45년 만에 다자외교 무대에 서는 것인데요. 이는 정상국가의 이미지를 꾀하는 한편 그동안 우크라이나 전쟁 이후에 러시아와의 군사적, 경제적 밀착이 강화됐지만 우크라이나전이 종전으로 가면서 새로운 뒷배가 필요하다고 하겠습니다. 그런 의미에서 중국과의 관계 정상화를 다시 시도하는 것이고요. 또 한일, 한미 정상회담 이후 한미일 공조 강화에 대응하는 북중러 3각 편대에 편승하면서 외교적 고립을 탈피하려는 움직임으로도 보입니다. 또 오는 10월 10일은 노동당 창건 80주년인데요. 이때 시 주석의 평양 답방을 추진하면서 주목도를 높이겠다, 이런 포석일 수도 있겠습니다. 또 한 가지 짚을 것은 한미 정상회담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북미 정상회담의 의지를 밝히지 않았습니까? 그렇다면 중국의 의중을 좀 확인하고 혹시나 나가올 북미 대화에서의 주목도를 높이고 그걸 지렛대로 삼으려면 그런 의도도 있어 보입니다.
[앵커]
그리고 이번 중국 전승절 기념식에 중국의 최신 무기들이 총동원된다고 하더라고요. 이게 미국이라든지 국제사회에 경고메시지를 보낸다고 해석해야 되는 건가요?
[기자]
전승절의 정확한 명칭을 짚어보면 중국 인민 항일전쟁 및 세계 반파시스트 전쟁, 그러니까 2차 세계 대전 승리를 기념하는 행사입니다. 그런 만큼 전세계에 던지는 메시지가 있다고 하겠어요. 이번 행사 약 70분 정도 진행될 예정인데, 이 자리를 빌어 차세대 신무기를 총출동시켜서 중국의 발전된 국력, 국방력을 과시할 것으로 보입니다. 극초음속 미사일과 최신 무인 잠수정, 또 스텔스형 공격 드론 등 무기 수백 대를 총동원할 것으로 보이고요. 육해공군에 로켓군까지 4개 군종과 우주부대, 사이버 부대 등 4개 병종이 총망라될 예정입니다. 이는 곳 미국과 세계 각국에 중국의 군사 현대화가 최고 수준에 도달했다는 그런 경고 메시지를 보내는 셈이기도 하겠고요. 또 하나 짚을 것은 남중국해, 타이완을 둘러싼 미중 갈등이 심화되는 가운데 대규모 열병식을 열어 자국의 안보 이익을 수호할 의지와 능력이 있다는 과시하는 그런 선전전이 될 것으로 보입니다.
[앵커]
이번에 우리 측에서는 우원식 국회의장이 이끄는 대표단이 참석하게 되는데 김정은 위원장과 유의미한 접촉이 있을 수 있을까요?
[기자]
결론부터 말씀드리면 그 가능성은 많지는 않아 보입니다. 중국 측이 이번 전승절 참석하는 외교사절단을 발표하면서 26개국 정상급 외에 의회 대표단이나 부총리급으로서는 우원식 의장을 가장 먼저 호명하기는 했습니다. 하지만 의전 서열상 망루에서 김 위원장과 나란히 서기는 매우 어려울 것으로 보이고요. 그리고 중국 측에서도 아마 정상급과의 동선을 의도적으로 분리했을 가능성이 있습니다. 또 북한 입장에서 현재로써는 남측과 굳이 대화에 나설 필요가 없고 또 급도 사실 맞지 않는 게 사실입니다. 앞서 김여정 부부장은 성명을 나면서 한국은 외교 상대가 될 수 없다고 선을 그었고 북한 매체도 이재명 대통령의 3단계 비핵화 해법을 비판하면서 대화 가능성을 차단한 바가 있습니다. 하지만 우 의장은 2018년 4월 남북정상회담 때 판문점에서 열린 만찬 에서 김 위원장과 조우를 한 바 있습니다. 따라서 현장 상황에 따라서 유연하게 대처할 것으로 보입니다.
[앵커]
중국 전승절 이후 정세 전망도 궁금해지는데 10월에 APEC 정상회의가 열리는데 이를 계기로 남북미 정상이 만날 수 있을까요? 성사될 수 있을지도 궁금한데요.
[기자]
트럼프 대통령 지난 한미 정상회담 때 APEC 회담 참석 의지를 일단 나타냈고요. 시진핑 주석도 참석을 할 것으로 보입니다. 이에 따라서 APEC 계기에 남북미 회동 이루어지지 않을까 하는 기대가 솔솔 나오고 있습니다마는 하지만 김 위원장이 APEC에 참석할 가능성은 거의 없어 보입니다. 앞서 우리 정부도 초청창도 발송하지 않았다고 얘기했고요. 만약에 김 위원장이 방한을 결심했다고 하면 가장 큰 문제는 안전, 보안상의 문제고요. 또 북한 내 정치적 부담도 적지 않습니다. 또 현재 정세상 한국 방문을 선택지로 두지는 않을 것으로 보입니다. 다만 2019년 6월 판문점에서 남북미 정상 회동이 만난 적이 있지 않았습니까? 그런 회동 가능성은 완전히 배제하지는 못한다고 하겠습니다. 당시를 돌아보면 트럼프 대통령이 오사카 G20 정상회담에 참석한 뒤 한미 정상회담을 위해서 한국을 찾았다가 자신의 SNS에 전격 김 위원장에 만나자라는 메시지를 올렸고 여기에 북한이 호응하면서 전격적으로 깜짝 회동이 성사된 바가 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의 특성상 이런 모습을 연출할 가능성도 완전히 배제는 못하겠습니다. 하지만 현재 북한 입장에서는 자신들의 핵보유국으로 인정받고 체제 안정이나 제재 해제 같은 유인책이 없는 한 대화에 당장 나서지는 않을 것으로 예상됩니다.
[앵커]
그리고 북한의 지난해 경제성장률이 발표됐습니다. 꽤 높았거든요. 3. 7%였는데 배경도 궁금하고 이렇게 되면 김 위원장의 앞으로의 행보도 거침없을 것 같은데요.
[기자]
한국은행의 발표인데요. 북한의 2024년 경제성장률이 무려 3. 7%를 기록했습니다. 이거는 8년 만에 최고치이고 또 2년 연속 3%대 성장률을 기록한 겁니다. 가장 큰 이유는 러시아와의 경제적, 군사적 협력 강화입니다. 우크라이나 전쟁 이후 대러 무기 수출로 제조업과 중공업 분야가 경제성장을 이끈 셈이고요. 이와 함께 북한 내부 정책에 따라 건설업도 12%나 성장한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특히 올해는 북한의 '국방력 발전 5개년 계획'을 마무리하는 해인데. 그동안 이런 경제성장을 바탕으로 다양한 핵탄두나 미사일, 핵 잠수함까지 지금 건조하지 않았습니까? 그리고 또 한 가지 짚을 것은 오는 10월 노동당 창건 80주년에 이어서 내년 초 9차 당대회가 열릴 예정입니다. 여기서 지난 5년의 성과를 평가하고 향후 5년에 대한 목표를 세울 예정인데요. 김정은 위원장 이제 세계 무대에 나설 정도로 자신감을 가졌고 또 중국과 러시아를 든든한 뒷배로 두고 궤도예외른 경제성장을 바탕으로 향후 미국과의 협상에 대비하면서 과감한 행보를 보일 가능성도 추측해 볼 수가 있습니다. 이런 과정이 만약에 벌어진다면 우리 정부의 외교력도 굉장히 전략적으로 잘 움직여야 될 것으로 생각합니다.
[앵커]
알겠습니다. 오늘 말씀은 여기까지 듣겠습니다. 지금까지 김희준 해설위원과 함께했습니다. 고맙습니다.
YTN 김희준 (hijunkim@y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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