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측, 우크라이나 종전 난항에 유럽 탓..."등뒤로 전쟁 부추겨"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가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간 평화 협상이 난항을 겪는 원인으로 유럽을 지목하고 있다고 미국 매체 악시오스가 현지시간 30일 보도했습니다.

이 매체가 취재한 바에 따르면, 현재 백악관은 일부 유럽 지도자들이 겉으로는 트럼프 대통령의 종전 노력을 지지하면서도 뒤로는 전쟁을 부추기고 있다고 보고 있습니다.

15일 미국 알래스카에서 트럼프 대통령과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만난 지 2주가 지났지만, 평화 협상에서 뚜렷한 진전이 없는 상황에 대해 트럼프 측근들은 트럼프나 푸틴이 아닌 유럽 탓을 하는 겁니다.

이들은 유럽이 우크라이나에 현실적으로 불가능한 영토 양보를 러시아에 요구하도록 부추겨 평화 협상을 어렵게 만든다고 비난합니다.

또 유럽이 충분한 희생을 하지 않으면서 전쟁 지속에 따른 비용을 미국에 떠넘기려 한다는 것이 트럼프 측근들의 시각이라고 악시오스는 전했습니다.

한 백악관 고위 관계자는 "유럽이 이 전쟁을 연장하고 비합리적인 기대를 은밀히 조장하면서, 미국이 그 비용을 부담하기를 기대해서는 안 되며 만약 유럽이 이 전쟁을 확대하고 싶다면 그건 그들에게 달렸다. 하지만 그들은 승리가 눈앞에 있는 상황에서 절망적으로 패배를 자초하게 될 것"이라고 비판했습니다.

최근 백악관이 재무부에 유럽이 러시아에 부과할 수 있는 제재 목록을 작성해달라고 요청한 것도 유럽에 대한 이러한 불만이 반영된 조치로 해석됩니다.

여기에는 러시아산 석유와 가스 구매의 전면 중단, 러시아와 거래하는 인도와 중국에 대한 2차 관세 부과 등이 포함됐다고 악시오스는 전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26일 백악관에서 주재한 국무회의에서 "모두가 허세를 부리고 있다. 전부 헛소리"라며 전쟁이 끝나지 않는 상황에 대해 공개적으로 불만을 드러냈습니다.

한 백악관 고위 관계자는 트럼프 대통령이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양측이 유연한 태도를 보일 때까지 외교적 중재 노력을 잠시 중단하는 방안을 진지하게 고려하고 있다고 전했습니다.

그는 "미국은 뒤로 물러나 지켜볼 것이며 그들이 한동안 싸우게 놔두고 무슨 일이 일어나는지 볼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유럽 측은 백악관의 주장에 경악했습니다.

평화 협상에 참여 중인 한 유럽 고위 관계자는 유럽이 이중적인 태도를 보인다는 백악관의 주장은 사실이 아니라고 반박했습니다.

이 관계자는 유럽 국가들 역시 러시아에 대한 새로운 제재를 추진하고 있으며, 전쟁 종식을 위한 노력을 계속하고 있다고 강조했습니다.


YTN 한상옥 (hanso@yt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