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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에 대한 미국의 경제제재가 솜방망이에 불과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습니다.
뉴욕타임스(NYT)는 현지 시간 23일 2022년 우크라이나 전쟁 발발 후 러시아에 대한 미국의 제재 목록은 눈덩이처럼 불어났지만, 별다른 효과를 내지 못하고 있다고 보도했습니다.
미국의 제재 명단에 오르면 미국과의 거래가 금지될 뿐 아니라, 달러를 사용하는 은행과도 거래할 수 없습니다.
그러나 러시아의 경우 제재 대상이 6천 개에 달하지만, 여전히 수천억 달러 규모의 교역을 이어 나가고 있습니다.
미국의 제재 명단에 오른 개인이나 기업과 거래하는 제3국 기업은 막대한 벌금을 내야 하기 때문에 러시아의 교역이 타격을 받아야 정상이지만, 예상과는 다른 모습이라는 것입니다.
이 같은 현상은 러시아의 외환 생명줄 역할을 하는 외국의 금융기관을 제재 명단에 올리지 않았기 때문이라는 것이 NYT의 분석입니다.
러시아는 글로벌 금융 시스템과 단절되자 중국과 인도와의 관계를 심화했습니다.
우크라이나 전쟁 직후인 2022년 2월 제재 명단에 오른 러시아의 국영은행 VTB가 대표적입니다.
VTB는 중국의 모바일 결제 앱 알리페이를 통해 고객이 루블화를 이체하는 방법을 개발한 뒤 홍보에 나섰습니다.
VTB는 인터넷 홈페이지에 '알리페이 계좌에 하루 최대 100만 루블(약 1천720만 원)을 이체할 수 있다'는 광고를 냈습니다.
러시아 기업 입장에서는 알리페이를 이용해 외국 기업과 거래할 수도 있는 길이 열린 겁니다.
실제로 홍콩의 반도체 판매업체 올칩스는 러시아의 순항미사일 부품을 판매한 뒤 알리페이 등을 통해 달러와 위안화로 대금을 결제받은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일각에서는 미국이 중국 금융기관을 제재할 경우 발생할 부정적인 파급효과를 감안해 제재 위반 행위를 눈감아주는 것이 아니냐는 지적도 제기됩니다.
전문가들은 주요 중국 금융기관이 제재받을 경우 국제무역이 크게 둔화할 것이라고 예측하고 있습니다.
미국 기업들도 중국 공장에 돈을 지불하지 못하거나, 수출 대금을 받지 못하게 됩니다.
이렇게 될 경우 전자제품에서 의약품까지 다양한 제품의 공급망이 멈추고, 미국 소비자 물가가 치솟을 수 있습니다.
싱크탱크 피터슨국제경제연구소(PIIE)의 마틴 초르젬파는 "중국의 대형 금융기관을 제재하면 글로벌 금융 불안을 초래할 수 있다"며 "중국 금융기관들은 사실상 제재가 불가능하다"고 지적했습니다.
미국 입장에서 쉽게 꺼내 들 카드가 아니라는 겁니다.
중국뿐 아니라 다른 나라의 금융기관도 마찬가지입니다.
2000년대 초반에는 글로벌 은행에 천문학적인 벌금을 부과하는 경우도 흔했지만, 2019년 영국 스탠다드차타드 은행이 자금세탁 방지법 위반으로 10억 달러의 벌금을 낸 이후 대형 금융기관에 대한 제재 사례는 드물어졌습니다.
한편 유럽연합(EU)은 러시아와의 거래를 중개한 중국의 지방은행 2개를 제재했습니다.
그러나 EU는 제재를 글로벌하게 집행할 수단이 없기 때문에 미국의 제재에 비해 효과가 크지 않다는 지적입니다.
YTN 김잔디 (jandi@y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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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욕타임스(NYT)는 현지 시간 23일 2022년 우크라이나 전쟁 발발 후 러시아에 대한 미국의 제재 목록은 눈덩이처럼 불어났지만, 별다른 효과를 내지 못하고 있다고 보도했습니다.
미국의 제재 명단에 오르면 미국과의 거래가 금지될 뿐 아니라, 달러를 사용하는 은행과도 거래할 수 없습니다.
그러나 러시아의 경우 제재 대상이 6천 개에 달하지만, 여전히 수천억 달러 규모의 교역을 이어 나가고 있습니다.
미국의 제재 명단에 오른 개인이나 기업과 거래하는 제3국 기업은 막대한 벌금을 내야 하기 때문에 러시아의 교역이 타격을 받아야 정상이지만, 예상과는 다른 모습이라는 것입니다.
이 같은 현상은 러시아의 외환 생명줄 역할을 하는 외국의 금융기관을 제재 명단에 올리지 않았기 때문이라는 것이 NYT의 분석입니다.
러시아는 글로벌 금융 시스템과 단절되자 중국과 인도와의 관계를 심화했습니다.
우크라이나 전쟁 직후인 2022년 2월 제재 명단에 오른 러시아의 국영은행 VTB가 대표적입니다.
VTB는 중국의 모바일 결제 앱 알리페이를 통해 고객이 루블화를 이체하는 방법을 개발한 뒤 홍보에 나섰습니다.
VTB는 인터넷 홈페이지에 '알리페이 계좌에 하루 최대 100만 루블(약 1천720만 원)을 이체할 수 있다'는 광고를 냈습니다.
러시아 기업 입장에서는 알리페이를 이용해 외국 기업과 거래할 수도 있는 길이 열린 겁니다.
실제로 홍콩의 반도체 판매업체 올칩스는 러시아의 순항미사일 부품을 판매한 뒤 알리페이 등을 통해 달러와 위안화로 대금을 결제받은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일각에서는 미국이 중국 금융기관을 제재할 경우 발생할 부정적인 파급효과를 감안해 제재 위반 행위를 눈감아주는 것이 아니냐는 지적도 제기됩니다.
전문가들은 주요 중국 금융기관이 제재받을 경우 국제무역이 크게 둔화할 것이라고 예측하고 있습니다.
미국 기업들도 중국 공장에 돈을 지불하지 못하거나, 수출 대금을 받지 못하게 됩니다.
이렇게 될 경우 전자제품에서 의약품까지 다양한 제품의 공급망이 멈추고, 미국 소비자 물가가 치솟을 수 있습니다.
싱크탱크 피터슨국제경제연구소(PIIE)의 마틴 초르젬파는 "중국의 대형 금융기관을 제재하면 글로벌 금융 불안을 초래할 수 있다"며 "중국 금융기관들은 사실상 제재가 불가능하다"고 지적했습니다.
미국 입장에서 쉽게 꺼내 들 카드가 아니라는 겁니다.
중국뿐 아니라 다른 나라의 금융기관도 마찬가지입니다.
2000년대 초반에는 글로벌 은행에 천문학적인 벌금을 부과하는 경우도 흔했지만, 2019년 영국 스탠다드차타드 은행이 자금세탁 방지법 위반으로 10억 달러의 벌금을 낸 이후 대형 금융기관에 대한 제재 사례는 드물어졌습니다.
한편 유럽연합(EU)은 러시아와의 거래를 중개한 중국의 지방은행 2개를 제재했습니다.
그러나 EU는 제재를 글로벌하게 집행할 수단이 없기 때문에 미국의 제재에 비해 효과가 크지 않다는 지적입니다.
YTN 김잔디 (jandi@y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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