굶주림에 총격까지...가자지구 '기근' "이스라엘이 조장했다"

[앵커]
가자지구에서 처음으로 기근이 발생했다는 유엔 기구 발표가 나왔지만 상황은 나아지지 않고 있습니다.

유엔 측은 이스라엘이 조장한 기근이라며 즉각 대책을 마련할 것을 촉구했습니다.

이경아 기자가 보도합니다.

[기자]
가자시티의 한 병원.

한때 몸무게 60kg을 넘었던 청년이 지금은 35kg이 됐습니다.

굶주림에 지쳐 먹을 것을 얻으러 갔다가 총격까지 받았습니다.

[아테프 아쿠메 / 입원한 청년의 아버지 : 우리는 밀가루가 필요했어요. 식량 배급소로 밀가루를 받으러 갔다가 뒤에서 이스라엘 탱크가 쏘는 총알에 맞아 다쳤습니다.]

배급소까지 매일 먼 길을 오가는 사람들은 언제까지 버틸 수 있을지 자신도 알지 못합니다.

[암나 아흐메드 / 가자 주민 : 이제 누울 텐트를 세울 물건들도 없어요. 우린 너무나 지쳤어요. 당신은 죽음의 열차를 보고 있습니다. 이스라엘은 모든 방법으로 우리를 죽이고 있어요.]

식량 위기 최고 단계인 '기근'이 가자지구에서 처음 발생했다는 유엔 기구 발표가 나왔지만, 이스라엘은 가짜라고 반박했습니다.

유엔 측은 다음 달에는 더 많은 주민이 기근에 놓이게 된다며 즉각 조치해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톰 플레쳐 / 유엔 산하 인도주의 업무 담당 사무차장 겸 긴급상황 조정관 : 이것은 일부 이스라엘 지도자들이 전쟁의 무기로 쓰기 위해 조장한 기근입니다. 모두가 지켜보는 가운데 발생한 일입니다. 수치스러운 순간입니다.]

휴전 협상은 이스라엘 연정 내 극우파들이 가로막는 형국입니다.

하마스가 이스라엘 인질 석방을 포함한 60일 휴전안에 동의했지만 벤그비르 국가안보부 장관 등은 반대해 인질 가족들의 반발을 불렀습니다.

[이타마르 벤그비르 / 이스라엘 국가안보부 장관 : 당신은 도망자야. 이 실업자야!]

[시위 참가자 : 나는 군 장교였지만 당신은 단 하루도 복무하지 않았잖아요. 그게 바로 도망자죠!]

이런 가운데 이스라엘이 가자 전쟁에서 민간인 사망자는 줄이고 하마스 등 전투 조직 사망자 수는 부풀렸다는 외신 보도가 나와 논란이 이어질 것으로 보입니다.

YTN 이경아입니다.


영상편집 : 안홍현


YTN 이경아 (kalee@yt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