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법원, '북한에 무기·군사장비 밀수출 중국인' 징역 8년형

미국에서 불법 체류하며 북한에 무기와 군사 장비 등을 대규모로 밀수출한 혐의로 기소된 중국 국적 40대 남성이 징역 8년 형을 선고받았습니다.

미 법무부 산하 캘리포니아 중부지방검찰청은 보도자료를 내고 미 연방 판사가 중범죄인 국제비상경제권법 위반 모의 혐의와 외국 정부의 불법 대리인 활동 혐의로 기소된 중국인 셩화 웬에게 96개월의 징역형을 내렸다고 밝혔습니다.

지난해 12월 체포된 웬은 검찰이 기소한 2가지 혐의에 대해 모두 유죄를 인정했습니다.

지난 2012년 학생 비자로 미국에 들어와 비자가 만료된 뒤 캘리포니아에서 불법 체류해온 웬은 미국 입국 전 중국에 있는 대사관에서 북한 관리들을 만났으며, 2022년 온라인 메시지를 통해 북한 측에서 무기 등 구매·밀수 지시를 받고 실행한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또 2023년에는 로스앤젤레스 카운티 롱비치 항구에서 일반 화물처럼 위장한 최소 3개의 컨테이너에 총기를 선적, 중국을 거쳐 북한으로 보낸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미 검찰은 웬이 2023년 5월에는 텍사스주 휴스턴에 있는 총기 상점을 사들인 뒤 많은 무기를 구매해 북한으로 보냈으며, 지난해 9월에는 북한으로 보내기 위해 9㎜ 탄약 약 6만 발을 구입했다고 밝혔습니다.

웬은 또 화학 위협 식별장치와 각종 신호를 탐지할 수 있는 휴대용 광대역 수신기 등 민감한 기술 장비들을 사들였으며, 민간 항공기 엔진을 비롯해 드론, 헬기 또는 기타 항공기에 장착할 수 있는 정찰용 열화상 시스템도 구매했습니다.

미 검찰은 웬의 범행이 진행되는 동안 북한 관료들은 약 200만달러(약 27억9천만원)를 송금해 북한 정부를 위한 무기 및 기타 물품을 구매하도록 했다고 덧붙였습니다.

AP통신은 웬이 자신이 북한에 보낸 무기 등이 한국에 대한 기습 공격에 사용될 것이라고 말했다고 보도했습니다.

또 이런 기습 공격을 위해 북한 군인을 위장할 수 있는 유니폼을 구매하려 했다고 진술한 내용도 기소장에 나와있었다고 전했습니다.


YTN 홍상희 (san@yt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