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 노동자 "신원 위장해 미국 IT업체도 취업...85% 북에 송금"

북 노동자 "신원 위장해 미국 IT업체도 취업...85% 북에 송금"

2025.08.03. 오후 4: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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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에서 중국으로 파견된 뒤 가짜 신원으로 미국과 유럽 기업에 원격 근무자로 취업해 외화벌이를 했던 정보기술(IT) 노동자의 사연을 영국 BBC 방송이 보도했습니다.

BBC는 현지시간 2일 방송하면서 이 인물을 영상통화로 인터뷰했고 신원 보호를 위해 '진수'라는 가명을 썼다고 설명했습니다.

진수는 중국에서 미국과 유럽 기업에 취업해 원격 근무하면서 매월 최소 5천 달러(약 700만 원)를 벌고 보통 10명씩 팀을 이뤄 일했다고 밝혔습니다.

이어 번 돈의 85%가 북한으로 갔다며 "강도 행위 같다는 것은 알지만 북한에 있을 때보다는 훨씬 낫다"고 말했습니다.

신분 세탁은 여러 단계를 거치는데 일단 중국인으로 위장해 헝가리 등 동유럽인에게 수입의 일정 비율을 주는 조건으로 신원을 빌린 뒤 같은 수법으로 서유럽인 신원을 빌려 '2차 위장 신원'을 만듭니다.

이후 필요하면 영국·미국 시민 등으로 3·4차 위장 신원을 만드는 다단계 방식을 통해 미국과 유럽의 기업에 취업하는 겁니다.

진수는 "프로필에 '아시아인 얼굴을 올려두면 절대로 취업이 안 된다"고 말했습니다.

북한이 IT 노동자들을 외국에 보내는 것은 우선 인터넷 접근에 제한이 없어 더 쉽게 일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또 서방의 제재를 피하고 더 많은 보수를 받기 위해 서방 권에 사는 것처럼 신분을 위장합니다.

진수처럼 중국과 러시아, 아프리카 등에 파견돼 이런 방식으로 외화벌이에 동원되는 북한 IT 노동자는 수천 명에 이르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유엔 보고서에 따르면 이들이 벌어들이는 금액은 연간 2억5천만∼6억 달러(3천500억∼8천300억 원)로 추정됩니다.

한편 북한은 외화벌이 일꾼으로 약 10만 명을 중국·러시아 등으로 내보내 공장이나 음식점 등에서 일하게 하고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YTN 김희준 (hijunkim@y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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