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질 영상 공개한 하마스...휴전 압박 심리전?

인질 영상 공개한 하마스...휴전 압박 심리전?

2025.08.03. 오전 10: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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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가 가자지구에 억류하고 있는 인질 영상을 잇달아 공개했습니다.

교착에 빠져 있는 휴전 협상에서 이스라엘을 압박하려는 심리전의 일환으로 보입니다.

국제부 연결해서 알아봅니다. 기정훈 기자.

[기자]
예. 국제부입니다.

[앵커]
하마스가 영상을 공개한 인질이 누구인지는 확인됐나요?

[기자]
예. 예루살렘포스트 등 이스라엘 매체들은 공개된 영상 중 하나에 등장하는 인질이 24살 남성 에비아타르 다비드라고 확인했습니다.

가자지구에 660일 넘게 억류된 인질입니다.

어둡고 좁은 땅굴에서 찍은 영상 속에서 다비드는 갈비뼈 윤곽이 드러날 만큼 앙상한 모습인데요.

달력을 그린 종이를 짚으면서 "며칠간 음식을 먹지 못했다"고 말했습니다.

하마스는 앙상한 다비드의 영상을 영양실조에 걸린 가자지구 어린이들과 비교하기도 했는데요.

이스라엘 정부가 그들을 굶기기로 결정했다면서 인질들의 처우가 열악해진 책임이 이스라엘에 있다고 주장했습니다.

외신들은 지난 2023년 10월 하마스에 납치된 인질 가운데 현재 살아있는 인원은 20명 정도로 추정하고 있는데요.

인질 가족들은 하마스를 강도 높게 비난하고 이스라엘과 미국 정부가 인질 석방을 위해 할 수 있는 모든 것을 해달라고 요청했습니다.

잠시 들어보시죠.

[일레이 다비드 /인질 에비아타르 다비드의 형 : 하마스는 에비아타르를 상상 가능한 가장 끔찍하고 계산된 잔혹 행위에 사용하고 있습니다. 기아 실험 생중계입니다.]

[앵커]
이스라엘이나 미국은 어떤 입장입니까?

[기자]
예. 이스라엘을 방문 중인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중동특사 스티브 위트코프가 이스라엘 인질들의 가족을 만났는데요.

위트코프 특사는 이 자리에서 하마스의 주장을 정면으로 반박했습니다.

위트코프는 "이스라엘과 미국의 주도로 식량과 의약품 제공 노력이 이뤄지고 있다"면서 "어려움과 부족함은 있어도 기아는 없다"고 말했습니다.

위트코프 특사는 하루 전 가자 남부 라파에 있는 구호품 배급소를 살펴봤는데요

일정 부분 긍정적으로 평가한 셈입니다.

위트코프 특사는 또 "전쟁 종식과 피랍자 귀환을 위한 협상을 계속할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그는 또 대부분의 이스라엘인 뿐 아니라, 가자 지구 사람 대부분도 인질의 귀환을 원한다면서 "이는 가자 지구 재건을 바라기 때문"이라고 말했습니다.

하지만 하마스는 위트코프 특사의 구호품 배급소 방문을 '각본을 짠 연극'이라면서 현장의 사실과 완전히 모순된다고 비난했습니다.

[앵커]
휴전 협상은 어떻게 돼 가고 있습니까? 여전히 교착 상태인 것이지요?

[기자]
예. 가자 지구 휴전 협상은 지난달 24일 하마스가 역제안을 전달한 뒤 교착에 빠졌습니다.

하마스는 60일 휴전안과 관련해서 이스라엘의 철군 확대와 구호품 배급 방식의 변경 등을 요구하는 역제안을 전달했는데요.

하지만 이스라엘은 역제안 핵심 사항을 거부하는 답변을 지난달 30일 전달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도 소셜미디어를 통해 "가자 지구의 인도적 위기를 끝낼 가장 신속한 방법은 하마스가 항복하고 이스라엘 인질들을 풀어주는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이런 분위기 때문에 휴전 협상 전망은 밝지 않습니다.

휴전 협상 중재국인 이집트의 한 관리는 "미국이 이스라엘 압박에 소극적으로 변하는 등 눈에 띄게 입장이 바뀌었다"고 말했다고 레바논의 한 매체가 보도했습니다.

이 관리는 "미국이 하마스에 항복을 요구하는 데 집중하고 인질·포로 교환이나 일시적 휴전을 위한 협상에 참여하기를 거부하고 있다"고 주장했습니다

미국은 실제 하마스가 무장을 해제하면 갈등이 끝날 것이라는 입장을 굽히지 않고 있습니다.

지난달 30일에는 이례적으로 아랍연맹(AL) 회원국 22개 나라가 하마스에 무장 해제와 권력 포기를 촉구하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하마스는 저항과 무기가 합법적 권리라면서 무장해제 요구에 응하지 않겠다는 뜻을 분명히 했습니다.

여기에 최근 프랑스와 영국, 캐나다, 포르투갈 등이 팔레스타인을 주권국가로 인정하겠다고 하는 등 이스라엘을 향한 압박도 이어지고 있습니다.

휴전을 위한 압박 수위는 계속 높아지는 분위기지만, 실제 휴전까지 이어질 수 있을지는 확신하기 어려운 상황입니다.

지금까지 국제부에서 전해드렸습니다.





YTN 기정훈 (prodi@y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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