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적 폭염 속 샌프란시스코 등 미 서부는 역대급 추운 여름...평균 15도

한국을 비롯해 미국 동부 등 세계 곳곳에서 극심한 폭염이 기승을 부리는 가운데, 캘리포니아 샌프란시스코 등 미 서부 해안 지역에는 이례적으로 추운 여름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미 기상청(NWS) 샌프란시스코베이 지역지소는 이 지역의 올해 6∼7월 일일 최고 기온이 역사적으로 낮은 수준을 기록했다고 공지했습니다.

이어 "여름이 이렇게 춥게 시작된 마지막 시기는 샌프란시스코 시내의 경우 1982년, 샌프란시스코 국제공항의 경우엔 1965년이었다"고 전했습니다.

올여름 샌프란시스코 시내는 43년 만에, 샌프란시스코 국제공항은 60년 만에 일일 최고 기온 평균치가 가장 낮았던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한인들이 많이 사는 남부 새너제이 지역은 1999년 이래 26년 만에 가장 낮은 기온을 보였습니다.

지역 언론 로스앤젤레스(LA)타임스는 샌프란시스코 시내의 7월 평균 기온은 섭씨 15.2도, 새너제이의 평균 기온은 섭씨 19.7도를 기록했다고 전했습니다.

샌프란시스코 베이 동부 지역인 오클랜드에서는 이달 들어 기온이 섭씨 23.9도 이상 올라간 적이 단 한 차례뿐이었습니다.

지난 2월 이 정도 기온이 3차례 기록된 것과 비교하면 올 여름이 지난 겨울보다 더 추운 셈입니다.

기상학자들은 캘리포니아에 일반적으로 더운 날씨를 가져오는 계절성 고기압 시스템이 올해는 다소 다르게 배치돼 평년보다 더 서쪽에 자리 잡고 있다고 전했습니다.

이에 따라 태평양 연안 북서부와 캘리포니아 상공에 저기압 시스템이 거의 고정되면서 끊임없이 구름이 덮이고 기온이 낮아졌고, 이런 날씨는 당분간 큰 변화가 없을 것으로 전망했습니다.

이 지역을 찾은 관광객들은 예상치 못한 한여름의 추운 날씨에 점퍼와 머플러 등을 사느라 돈을 더 쓰고 있다고 지역 언론은 전했습니다.

남부 캘리포니아의 LA 일대에서도 지난해 여름보다 훨씬 더 온화한 기온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LA에서는 지난 6월 중순 며칠간 섭씨 30도 넘는 더위가 반짝 나타난 이후 이렇다 할 더위는 찾아오지 않았습니다.

LA 내륙 지역의 경우 지난해 여름에는 섭씨 40도 넘는 기온이 여러 차례 나타난 데 비해 올해는 이달 들어 30도를 넘은 날이 손에 꼽힐 정도입니다.

다만 기상학자들은 "여름은 아직 끝나지 않았다"며 8월부터 다시 기온이 치솟을 가능성에도 대비해야 한다고 경고했습니다.

이런 가운데 미 북동부 지역에는 현재 폭염 경보가 내려졌습니다.

뉴욕 일부 지역은 전날 최고 기온이 30도를 기록했고, 습도를 반영한 체감 열지수는 약 38도 수준까지 올랐습니다.


YTN 이승윤 (risungyoon@yt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