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SJ "엡스타인 파일에 트럼프 수 차례 등장"...백악관 "가짜 뉴스"

WSJ "엡스타인 파일에 트럼프 수 차례 등장"...백악관 "가짜 뉴스"

2025.07.24. 오전 08: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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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정가에서 '태풍의 눈'으로 부상한 금융 갑부 출신 성범죄자 제프리 엡스타인 관련 파일에 트럼프 미국 대통령 이름이 여러 차례 적시돼 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보도했습니다.

백악관은 즉각 가짜뉴스라며 부인했지만, 이 보도를 계기로 엡스타인과 트럼프 대통령의 관계에 대한 의혹을 둘러싼 논란은 더 커질 가능성이 있어 보입니다.

WSJ은 팸 본디 법무부 장관과 참모들이 지난 5월 백악관 회의에서 트럼프 대통령에게 트럼프 대통령과 다른 유명 인사들 이름이 엡스타인 파일에 등장했다는 사실을 보고했다고 전했습니다.

본디 장관은 엡스타인 파일에 트럼프 대통령 등 수백 명의 이름이 등장한다면서 엡스타인과 어울린 사람들에 대한 검증되지 않은 소문들이 적시돼 있다고 소개했다고 WSJ은 덧붙였습니다.

이번 보도에 대해 스티븐 청 백악관 공보국장은 각 언론에 보낸 성명에서 "민주당원들과 자유주의 언론이 지어낸 가짜뉴스의 연장 선상에 있을 뿐"이라고 주장했습니다.

회의 당시 본디 장관은 엡스타인 파일에 피해자의 개인정보 등이 적시돼 있기 때문에 파일을 새롭게 공개할 계획이 없다고 밝혔고, 트럼프 대통령은 법무부의 결정에 맡기겠다고 말했습니다.

또 법무부의 지휘를 받는 연방수사국(FBI)의 캐시 파텔 국장도 다른 행정부 당국자들에게 트럼프 대통령의 이름이 엡스타인 파일에 등장한다는 사실을 사적으로 밝혔다고 WSJ은 전했습니다.

수사 당국이 확보한 엡스타인의 성범죄 관련 증거자료와 참고자료 등이 포함돼 있을 엡스타인 파일에 트럼프 대통령이 어떤 맥락에서 거론됐는지는 알려지지 않았습니다.

그래서 거명된 것 자체가 트럼프 대통령이 잘못을 저질렀음을 의미하는 것은 아닙니다.

하지만 WSJ 보도는 엡스타인 사건과 관련한 트럼프 행정부의 입장 변화 배경을 추정하는 데 시사점을 준다는 점에서 관심을 끌고 있습니다.

미성년자 성매매 혐의 등으로 체포돼 2019년 수감 도중 스스로 생을 마감한 엡스타인 문제와 관련해 본디 장관은 지난 2월 접대 리스트를 보유하고 있는 것처럼 말했습니다.

하지만 법무부는 지난 7일 엡스타인 접대 리스트가 없고, 추가 공개할 문서도, 새롭게 수사할 사항도 없다며 장관의 말을 뒤집었고, 이는 트럼프 대통령 지지 그룹 내부의 거센 반발을 불렀습니다.

결국 WSJ의 이번 보도가 사실이라면 법무부가 엡스타인 파일에 트럼프 대통령 이름이 등장한 것을 확인한 뒤 사안을 덮기로 결정한 것 아니냐는 추정에 힘이 실릴 전망입니다.

WSJ은 최근 트럼프 대통령이 2003년 엡스타인의 생일 때 외설스러운 그림을 그려 넣은 편지를 보냈다고 보도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를 부인하며 14조 원 규모의 명예훼손 소송을 제기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1980년대부터 사교 행사 등에서 엡스타인과 어울리다 2000년대 중반쯤 부동산 거래를 둘러싼 갈등으로 교류를 끊은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YTN 이승윤 (risungyoon@y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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