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청된 이란 당국자 통화서도 '미 공습 피해 예상 이하'"

"도청된 이란 당국자 통화서도 '미 공습 피해 예상 이하'"

2025.06.30. 오전 10: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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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의 이란 핵시설 폭격 성과를 두고 논란이 이어지는 가운데 미국에 도청된 이란 당국자들의 통화에서도 미국의 공습이 예상보다 파괴적이지 않았다는 평가가 포착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미국 워싱턴포스트(WP)는 미 정부 내 관련 기밀을 공유 받은 인사 4명의 말을 인용해, 미국이 이 같은 내용이 포함된 이란 고위 당국자들의 대화 내용을 도청했다고 현지 시간 29일 보도했습니다.

비공개로 이뤄진 이 대화에는 이란 당국자들이 지난 22일 미국의 공격이 왜 자신들이 예상했던 만큼 광범위하고 파괴적이지 않았는지 추측하는 내용이 담겼다고 WP는 전했습니다.

이는 '이란 핵 프로그램이 완전히 파괴됐다'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발표에 비해 상황이 보다 복잡하다는 것을 보여주는 정황이라고 WP는 평가했습니다.

트럼프 정부는 도청된 이란 당국자들의 통화 자체를 부인하지는 않았지만, 이란의 평가 역량 자체에 의문을 제기하며 강하게 반발했습니다.

캐롤라인 레빗 백악관 대변인은 "익명의 이란 당국자들이 수백 피트 잔해 아래에서 무슨 일이 벌어졌는지를 안다는 것은 말도 안 되는 주장"이라며 "그들의 핵무기 프로그램은 끝났다"고 강조했습니다.

한 고위 정보 당국자는 "단일 신호 정보만으로는 전체 정보 상황을 제대로 반영할 수 없다"며 "익명의 이란인들 간의 단 한 통의 전화 통화는 여러 출처와 방법을 종합해 평가하는 정보 평가와 같지는 않다"고 말했습니다.

WP에 따르면 도청된 전화 통화, 이메일 등은 미 정보기관 첩보활동의 중요한 수단으로, 트럼프 대통령의 일일 정보 브리핑에 포함되는 정보의 상당 부분을 차지합니다.

다만 도청된 대화 내용은 맥락이 부족해 보다 완전한 상황 파악을 위해서는 다른 정보와 결합해 종합적으로 판단해야 할 때가 있다고 WP는 전했습니다.

미국의 공습에 따른 이란 핵시설 피해 범위를 놓고서는 논란이 계속되고 있습니다.

라파엘 그로시 국제원자력기구(IAEA) 사무총장은 29일 방영된 미 CBS방송 인터뷰에서 이란이 수개월 내로 농축 우라늄 생산을 재개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했습니다.

앞서 WP를 비롯해 CNN, 뉴욕타임스(NYT) 등 미 언론도 미 국방부 국방정보국(DIA)의 초기 평가보고서를 인용해 이란 핵시설들이 미국의 공습으로 상당한 피해를 입었지만, 주요 시설이 완전히 파괴되진 않은 것으로 보인다고 보도했습니다.

보도 후 트럼프 대통령은 이들 매체를 맹비난하며 "군 역사상 가장 성공적인 작전 중 하나"라는 입장을 고수했습니다.



YTN 김잔디 (jandi@y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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