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경 파괴에 납치·전쟁까지...자원 천국들의 비극

환경 파괴에 납치·전쟁까지...자원 천국들의 비극

2025.06.29. 오전 03: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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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스마트폰이나 전기차 등 첨단 산업에 필수적인 핵심 광물을 확보하기 위한 강대국들의 경쟁이 치열한데요,

정작 자원의 축복을 받은 나라들은 환경오염은 물론 노동 착취나 심각한 유혈 사태로 신음하고 있습니다.

보도에 유투권 기자입니다.

[기자]
유네스코 세계지질공원으로 지정된 아름다운 섬이 여기저기 파헤쳐졌습니다.

해양생물의 천국으로 불렸던 해역은 니켈 광석을 채굴하는 업체들이 몰려들면서 이제 막다른 위기에 몰렸습니다.

세계 최대의 니켈 생산국이자 코발트와 알루미늄을 풍부하게 보유한 인도네시아에선 수천 개 마을이 비슷한 고통을 겪고 있습니다.

생업의 수단이었던 물고기는 사라졌고, 마시는 물과 공기까지 심각하게 오염됐습니다.

주민들이 하나둘 떠나면서 마을 자체가 해체되고 있습니다.

[카트린 실링 / 미국 컬럼비아대 교수 : (식수와 조개, 공기 등에서) 금속 농도가 높게 나타났고, 기본적으로 유독 금속에 노출되는 걸 피할 수 없습니다.]

남미의 대표적 금 생산국인 페루에선 금값이 가파르게 오르면서 불법 채굴이 극성을 부리고 있습니다.

정부 허가를 받은 금광까지 공격하면서 곳곳이 무법천지로 변했습니다.

최근엔 금광을 지키던 보안요원 13명이 무더기로 납치돼 살해되는 사건이 일어나 대규모 군사 작전까지 펼쳐졌습니다.

[디나 볼루아르테 / 페루 대통령 (지난 5월) 군대가 해당 지역 전체를 장악하고 기지를 설치할 겁니다.]

코발트와 탈륨 등 주요 광물의 보고인 아프리카 콩고민주공화국은 자원의 비극을 가장 극적으로 보여주는 나라입니다.

이권을 차지하려는 정부군과 백여 개 무장단체, 외국 기업들이 얽히고설켜 수십 년째 유혈사태를 이어가고 있습니다.

아동과 여성을 상대로 한 노동 착취나 성폭력은 일상이 됐습니다.

최근 광물 확보에 필사적인 트럼프 행정부의 중재로 평화협정이 체결됐지만, 이대로 평화가 유지될 거라고 믿는 사람은 없습니다.

[마코 루비오 / 미국 국무장관 (지난 4월) : (평화협정이 가져올) 바람직한 통치 체제는 중요한 광물의 책임감 있고 신뢰할 수 있는 공급망을 보장할 겁니다.]

산업화에 따른 인류의 광물 수요가 급증하면서 최근 20년간 파괴된 산림의 면적은 140만 헥타르에 이르는 것으로 집계됐습니다.

YTN 유투권입니다.


영상편집 : 임현철
화면제공 : 그린피스



YTN 유투권 (r2kwon@y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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