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토 정상 회의 일정 축소..."트럼프 조기 퇴장 막으려"

나토 정상 회의 일정 축소..."트럼프 조기 퇴장 막으려"

2025.06.20. 오전 02: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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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 주 네덜란드 헤이그에서 열리는 북대서양 조약 기구, 나토 정상회의 일정이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조기 퇴장을 막기 위해 예년보다 대폭 축소됐습니다.

오는 24∼25일 정상 회의 기간 중 32개 회원국 정상이 참석하는 북대서양 이사회 본회의는 통상 2~3차례 열렸는데 이번에는 둘째 날 2시간 30분간 일정으로 한 차례만 개최됩니다.

본회의 외에 32개국 정상이 모두 참석하는 공식 행사는 24일 네덜란드의 빌럼 알렉산더르 국왕이 주최하는 부부 동반 환영 만찬뿐입니다.

나머지는 부대 행사 격인 퍼블릭 포럼, 방위 산업 포럼, 외교·국방장관 실무 만찬으로 일정을 채웠습니다.

영국 일간 파이낸셜 타임스(FT)는 트럼프가 지루해하지 않고 조기 퇴장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한 조치라고 3명의 당국자를 인용해 설명했습니다.

한 당국자는 "되도록 규모를 작게 하면서 가능한 한 집중적으로 할 수 있도록 하는 게 전체적 취지"라며 "차질이 생길 여지를 최소화해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트럼프는 16∼17일 캐나다에서 열린 주요 7개국(G7) 정상 회의 도중 조기 귀국했는데 당시 이스라엘과 이란 사태를 사유로 들었습니다.

하지만 소식통은 에마뉘엘 마크롱 대통령이 G7 참석 전 덴마크령 그린란드를 방문해 미국의 그린란드 편입에 반대를 표명한 데 대한 트럼프의 짜증(irritation)이 이유 중 하나라고 전했습니다.

G7 둘째 날 회의에 초대된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과 회동에 큰 관심이 없었던 점도 조기 퇴장에 영향을 줬다고 파이낸셜 타임스는 덧붙였습니다.

나토 역시 이번 정상회의를 앞두고 젤렌스키의 초청에 대해 극도로 말을 아끼고 있는데 이 역시 트럼프를 의식한 것이라는 해석이 나왔습니다.

실제로 지난해까지만 해도 정상급에서 개최하던 '나토-우크라이나 이사회' 세션이 올해는 장관급으로 격하됐습니다.

젤렌스키는 일단 환영 만찬에만 초청된 것으로 알려졌고, 부대 행사에 추가로 초청될 가능성은 아직 있습니다.

이스라엘과 이란 무력 충돌 사태가 나토 정상 회의에도 차질을 주는 것 아니냐는 관측도 일각에서 제기되고 있습니다.

하지만 나토의 경우 G7과 달리 사실상 미국의 독주 무대 성격이 강하고, 정상 회의에서는 트럼프가 요구해온 국방비 증액에 대한 공식 합의가 이뤄질 것으로 예측됩니다.

이에 트럼프로선 자신의 유럽에 대한 압박 성과를 극대화할 수 있는 나토 무대를 마다할 이유가 없다는 분석에 무게가 실리고 있습니다.


YTN 이승윤 (risungyoon@y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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