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A 시위 열흘 만에 체포 '0명'...한여름 더위에 한풀 꺾이나

LA 시위 열흘 만에 체포 '0명'...한여름 더위에 한풀 꺾이나

2025.06.17. 오전 10: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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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로스앤젤레스(LA)에서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의 불법이민자 단속에 반발해 수일간 이어진 시위의 기세가 한여름 더위 속에 한풀 꺾인 모습입니다.

LA 시 당국은 시위가 상당 부분 진정된 상황과 지역 경제를 고려해 야간 통행금지 시간을 2시간 줄이기로 했습니다.

LA경찰국(LAPD)은 현지시간 16일 보도자료를 통해 일요일이었던 전날 도심 시위 현장에서 경찰에 체포된 사람이 한 명도 없었다고 밝혔습니다.

다만 LAPD는 도시 전역에 내린 경찰 내부 경계령을 계속 유지한다고 덧붙였습니다.

LA에서 불법이민자 단속 반대 시위가 시작된 지난 6일 이후 시위와 관련해 경찰에 체포된 인원이 0명을 기록한 것은 열흘 만에 처음입니다.

지난 6일 미 이민세관단속국(ICE)이 LA 다운타운 내 불법이민 노동자들이 밀집한 의류 도매시장 등을 급습해 대대적인 단속을 벌인 이후 도심에서는 이민자들이 구금된 연방 구금센터 건물 등을 중심으로 이들의 석방을 요구하는 시위가 벌어졌습니다.

시위가 시작된 초반에는 격앙된 시위대와 경찰 간의 물리적인 충돌이 계속해서 빚어지는 한편, 혼란을 틈탄 차량 방화와 약탈 등 범죄행위까지 일어났습니다.

트럼프 행정부를 비롯한 보수 진영에서는 LA 시위를 '폭동'으로 규정했고, 트럼프 대통령은 소요 사태 진압을 명분으로 캘리포니아 주방위군 4천 명과 해병대 700명을 LA에 투입하도록 지시했습니다.

이에 따라 시위 현장의 긴장이 한층 더 고조됐으나, 캐런 배스 LA 시장이 지난 10일 도심 주요 시위 지역에 야간 통행금지령을 내리고 경찰이 현장 통제를 강화하면서 고비를 넘겼습니다.

이후 한동안 소강상태를 보이던 LA 도심에서는 지난 14일 전국적으로 열린 '노 킹스'(No Kings, 트럼프 반대) 시위의 일환으로 약 3만 명이 모인 집회가 열렸으나, 대체로 평화적인 행진이 주를 이루며 별다른 소요는 발생하지 않았습니다.

14일 야간에 도심에 남아 있던 35명이 통금령 위반으로, 또 다른 3명이 경찰 명령에 불응한 혐의 등으로 체포된 뒤 일요일인 15일에는 집회 규모가 급격히 줄어들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13일 지지층의 민심을 고려해 농장과 호텔, 식당에서 일하는 불법이민자 단속을 중단하라고 국토안보부 등에 지시한 것으로 알려졌으나, 14일에는 트루스소셜을 통해 "민주당 세력의 중심"인 LA와 시카고, 뉴욕 등 대도시에서 불법이민자 단속·추방을 확대하라고 강조해 시위대를 혼란스럽게 했습니다.

최근 LA 시위대의 규모가 줄어든 데에는 날씨의 영향도 있는 것으로 보입니다.

지난주 토요일인 14일까지만 해도 LA 다운타운 지구(DTLA)에서 낮 최고 섭씨 26도 수준으로 온화한 편이었던 기온이 15일부터 30도 넘게 치솟으면서 지역 기상청(NWS LA)이 더위에 주의하라고 당부하기 시작했습니다.

NWS에 따르면 지난 15일 LA 다운타운의 한낮(오후 2시) 최고 기온은 화씨 88도(섭씨 31도)를 찍었고, 체감온도를 뜻하는 열 지수(Heat Index)는 화씨 89도(섭씨 32도)를 기록했습니다.

LA는 습도가 낮아 기온이 높아도 그늘에 있으면 그리 덥지 않지만, 햇볕이 워낙 강해 직사광선에 노출되면 금세 피부에 따가움을 느낄 정도로 뜨겁습니다.

AFP통신과 지역 매체들은 전날 낮에 LA 도심에 모인 시위대가 작은 무리에 그쳤으며, 대체로 조용했다고 전했습니다.

시위 참가자 중에는 비키니 수영복을 입은 여성들도 몇 명 있었던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YTN 권영희 (kwonyh@y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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