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오스카 후보' 한국계 셀린 송 감독 신작 호평...상영 첫 주말 북미 박스오피스 5위

영화 '패스트 라이브즈'로 지난해 미국 아카데미(오스카상) 시상식 작품상·각본상 후보에 올라 세계 영화계에서 주목받은 한국계 셀린 송 감독의 신작 영화가 또다시 평단의 호평을 받았습니다.

북미에서 지난 13일 개봉한 송 감독의 두 번째 장편 영화인 '머티리얼리스트'(Materialists)에 대해 뉴욕 타임스(NYT)와 영화 전문지인 할리우드 리포터, 영국 BBC 방송이 호평을 내놨습니다.

로맨틱 코미디 장르를 표방한 이 영화는 결혼 중개 업체에서 일하는 여성 주인공을 중심으로 벌어지는 삼각관계 이야기 속에 현대 시대의 사랑과 인간관계에 대한 통찰을 담았습니다.

이 영화 역시 송 감독의 데뷔작이자 자전적인 이야기를 그린 '패스트 라이브즈'처럼 송 감독이 직접 각본을 쓰고 연출을 맡았습니다.

한국계 배우 그레타 리와 한국 배우 유태오가 주연한 '패스트 라이브즈'와 달리, 이번 영화는 할리우드 스타 다코타 존슨과 페드로 파스칼, 크리스 에번스가 주연을 맡아 주목받고 있습니다.

NYT는 "매혹적이고, 영리하게 신선한 숨결을 불어 넣은 셀린 송의 '머티리얼리스트'는 할리우드의 필수품이었다가 이제는 구식이 된 로맨틱코미디 장르에 빛과 자극을 불러일으킨다"고 평가했습니다.

또 "송 감독은 로맨틱 코미디에 능수능란하게 접근해 분석적인 시각을 더했다"며 "모든 것이 시장 가치로 보는 시대에 사랑의 의미를 잘 보여준다"고 소개했습니다.

아울러 "이 영화가 특히 호소력 있는 부분은 송 감독이 로맨틱 코미디 장르 자체의 모순과 주인공이 처한 모순을 헤쳐 나가는 방식"이라고 분석했습니다.

그러면서 "여성들을 평가절하하는 현실 세계가 존재한다는 점은 그늘을 드리울 수 있지만, 해피 엔딩을 만들어내려는 송 감독의 시도는 훌륭하다"고 덧붙였습니다.

할리우드 리포터도 "머티리얼리스트의 예고편을 보고, 절묘한 영화 패스트 라이브즈의 감독이 흔한 로맨틱 코미디를 만들었다고 실망했다면, 영화를 보고 안도의 한숨을 내쉴 수 있다"고 전했습니다.

또 "유머와 성찰, 지성으로 가득 찬 드라마"라며 "송 감독의 두 번째 장편 영화는 사랑과 자존감, 값비싼 도시에서 파트너를 찾는 어려움을 신선하고 복합적으로 보여준다"고 설명했습니다.

동시에 "패스트 라이브즈와 마찬가지로 삼각관계의 세 꼭지점을 다시 한번 똑같이 진정성 있게 다룬다"고 분석했습니다.

BBC 역시 "스타들을 잘 캐스팅한 로맨틱 코미디를 뛰어넘는 독창적이고 매혹적인 작품"이라고 평가했습니다.

이어 "사랑과 돈의 불가피한 연결고리를 날카롭게 탐구한 작품으로, 송 감독은 로맨틱 코미디를 다시 만든 것이 아니라 영리하게 그 장르를 비껴갔다"고 덧붙였습니다.

NYT와 AP통신, 할리우드 리포터, 버라이어티, 피플지 등은 이 영화 개봉을 계기로 송 감독을 인터뷰한 기사를 긴 분량으로 내보내며 이번 신작을 특별히 조명했습니다.

반면 영화를 본 일반 관객들의 반응은 일반적인 할리우드 상업 영화에 비해 그리 뜨겁지는 않은 분위기입니다.

극장 관객들을 대상으로 하는 시네마 스코어 조사에서 '머티리얼리스트'는 상대적으로 낮은 B- 점수를 받았습니다.

영화 평점 사이트인 로튼 토마토에서는 16일 기준 비평가 점수 85점, 관객 점수 69점을 기록했습니다.

북미 영화 흥행 집계 사이트 '박스오피스 모조'에선 '머티리얼리스트'는 개봉 첫 주말인 지난 13∼15일 북미 2,844개 극장에서 163억 원의 티켓 수입을 올리며 박스오피스 5위의 성적을 냈습니다.

송 감독은 어린 시절 부모를 따라 캐나다로 이주한 뒤 미국 뉴욕에서 극작가로 활동하다 이민자로서의 경험을 녹여낸 영화 '패스트 라이브즈'(2023)로 지난해 아카데미 2개 부문 후보에 올랐습니다.

35세의 젊은 나이에 장편 영화 데뷔작으로 이뤄낸 성과여서 세계 영화계를 놀라게 했습니다.

또 송 감독이 한석규·최민식·송강호 주연의 '넘버 3'(1997)로 유명한 송능한 감독의 딸이라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국내 영화 팬들의 관심을 끌기도 했습니다.



YTN 이승윤 (risungyoon@yt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