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대학생, 1년에 7천 건 AI 부정행위"..."안 들킬 확률 94%"

영국 대학생들이 인공지능(AI)을 이용해 부정행위를 저지르다가 적발된 사례가 연간 7천 건 수준에 이른다고 영국 일간 가디언이 현지시간 15일 전했습니다.

이는 각 대학본부 당국이 이런 유형의 부정행위를 별도로 분류해 관리해와 기록을 통해 공식 확인이 가능했던 사례만 따진 것이어서 빙산의 일각에 불과하다고 가디언은 설명했습니다.

가디언이 155개 대학에 정보공개를 청구해 이 중 131개 대학에서 받은 데이터를 집계해본 결과, 2023~2024학년도(2023년 9월부터 2024년 8월까지)에 AI를 활용한 부정행위가 적발돼 확인된 사례는 7천 건에 육박했습니다.

이 같은 수치는 대학생 1천 명 당은 5.1건에 해당하는 것으로, 직전인 2022~2023학년도의 1천 명당 1.6건보다 훨씬 많은 것입니다.

또한, 올해 5월까지 집계치를 바탕으로 추산해보면 현재 진행 중인 2024~2025학년도에는 1천 명당 7.5건으로 증가할 것으로 전망됩니다.

가디언은 응답을 보내온 대학 중 27%는 2023~2024학년도에 AI를 이용한 부정행위를 별도로 분류해 관리하지 않았다며, 아직도 대학들이 문제를 파악하려고 노력하는 중이라고 설명했습니다.

가디언은 "대학들이 챗GPT와 기타 AI 기반 작문 도구 등 기술의 등장에 대응해 평가 방법을 조정하고자 시도해야만 하는 입장"이라고 설명했습니다.

AI를 활용한 부정행위가 증가하면서 전통적인 수법의 표절은 건수가 줄어들고 있습니다.

생성형 AI 서비스가 널리 이용되기 전인 2019~2020학년도에는 전통적 수법의 표절이 대학생 1천 명당 12.6명 수준으로 전체 학사부정행위의 3분의 2에 육박했습니다.

코로나19 대유행을 계기로 현장 필기시험이 거의 불가능해짐에 따라 평가가 온라인으로 이뤄지는 사례가 늘면서 표절이 증가, 대학생 1천 명당 표절 적발 건수는 2020~2021학년도 18.1건, 2021~2022학년도 21.7건으로 뛰었다가 2022~2023학년도 19.0건, 2023~2024학년도 15.2건으로 감소했습니다.

2025년 5월까지 집계치를 바탕으로 2024~25학년도의 표절 건수를 추정하면 대학생 1천 명당 8.5건으로 더 줄어들 것으로 전망됩니다.

레딩대 연구진은 지난해 대학 자체 평가 시스템을 시험해본 결과, AI가 생성한 과제를 제출했을 때 들키지 않을 확률이 94%에 이르렀다는 연구를 발표했습니다.

이 연구의 공저자인 피터 스카프 레딩대 심리학과 부교수는 가디언에 "적발된 사례는 빙산의 일각에 불과하다고 생각한다"며 "AI 탐지는 표절과는 많이 다르다. 표절 적발은 대상이 된 텍스트를 확인할 수 있지만 AI 탐지는 불가능하다"고 설명했습니다.

임페리얼 칼리지 런던에 재직 중인 학문윤리 연구원 토머스 랭캐스터 박사는 "결과물을 편집하는 방법을 알고 있는 학생이 AI를 잘 사용하면 AI의 오용을 증명하기가 매우 어렵다"며 "이런 과정을 통해 학생들이 여전히 학습을 계속하고 있기를 바란다"고 말했습니다.


YTN 권영희 (kwonyh@yt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