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아일랜드서 '반이민' 폭동에 주택·차량 방화..."인종주의" 비난

[앵커]
미 LA에서 이민 단속 반대 시위가 격화되는 가운데, 영국 북아일랜드에선 반이민 폭동으로 주택과 차량이 불에 타고 경찰관 30여 명이 다쳤습니다.

청소년 성폭력 사건이 발단이 됐는데, 이주민을 겨냥한 인종주의 사태로 커질까 우려되고 있습니다.

런던 조수현 특파원입니다.

[기자]
북아일랜드 밸리미나 도심 한복판이 아수라장이 됐습니다.

수백 명이 복면을 쓴 채 화염병과 벽돌을 던지고, 경찰은 물대포를 쏘며 막아섭니다.

차량이 불에 타고 주택과 건물 여러 채가 파손됐습니다.

이틀간 부상한 경찰관은 30여 명으로 늘었습니다.

발단은 14살 청소년 2명이 10대 소녀에게 성폭력을 저지른 혐의로 기소된 사건에서 시작됐습니다.

피고인들의 이름과 국적은 공개되지 않았지만, 법정에서 루마니아어 통역을 쓴 사실이 알려지면서 피해자를 지지하는 행진이 폭동으로 번진 겁니다.

목격자들은 시위대가 외국인을 겨냥했다고 전했고, 키어 스타머 영국 총리는 이 같은 폭력을 강력히 규탄했습니다.

[키어 스타머 / 영국 총리 : 북아일랜드 경찰이 평화를 위해 노력하는 시기에 몰지각한 공격을 받을 게 아니라 그들에게 관련 사건을 수사할 시간을 줘야 합니다.]

북아일랜드 경찰도 소수 민족 공동체와 경찰을 겨냥한 '인종주의 폭동'이라고 비판했습니다.

추가 폭력에 대한 두려움에 주택 창문에 '영국인 가정'이라고 쓰인 종이나 영국 국기를 붙여두기도 했습니다.

루마니아 등 외국 출신 주민들은 이사해야 할지 고심하고 있다고 현지 언론들은 전했습니다.

이번 폭동이 인종 간 갈등과 분열을 부추기는 사건으로 확산하지 않을까 우려하는 목소리가 적지 않습니다. 런던에서 YTN 조수현입니다.



촬영: 유현우



YTN 조수현 (sj1029@yt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