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권력 남용, 민주주의 위협”...뉴섬 주지사, LA 군 투입 법적 대응 착수

“트럼프, 권력 남용, 민주주의 위협”...뉴섬 주지사, LA 군 투입 법적 대응 착수

2025.06.11. 오후 5: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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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법 이민 단속에 반대하는 시위가 진행 중인 로스앤젤레스(LA)에 군을 투입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결정을 비판해 온 개빈 뉴섬 캘리포니아 주지사가 10일(현지시간) 사실상의 대국민 연설에 나섰습니다.

뉴섬 주지사는 이날 저녁 전국에 방송된 연설에서 미국의 민주주의와 법치가 ‘위태한 순간’을 맞았다고 강조하며, 미국인들이 트럼프 대통령에 맞서 일어설 것을 촉구했습니다.

그는 “민주주의가 우리 눈앞에서 공격받고 있고, 우리가 두려워했던 순간이 도래했습니다”라며, “캘리포니아가 처음일 수 있지만, 분명 여기서 끝나지 않습니다. 다음은 다른 주들이고, 다음은 민주주의입니다”라고 말했습니다.

뉴섬 주지사는 트럼프 대통령이 캘리포니아 주방위군 4천 명과 해병대 700명을 동원한 결정이 LA의 “불이 붙기 쉬운 상황을 (오히려) 악화시켰습니다”라고 주장했습니다.

이어 “트럼프는 LA 전역에 군대로 포위망을 깔고 있습니다. 폭력적이고 심각한 범죄자들만을 겨냥하겠다는 그의 말과 달리, 그의 요원들은 접시닦이와 정원사, 일용직 노동자, 재봉사들을 체포하고 있습니다”라고 비판했습니다.

그는 “권위주의 정권이 스스로를 지킬 힘이 가장 약한 이들을 겨냥하기 시작했습니다. 그들은 여기에서 멈추지 않을 것입니다”라며, “어떠한 법률과 헌법에도 얽매이지 않으려는 이 대통령은 미국의 전통을 겨냥해 총공격을 퍼붓고 있습니다”라고 주장했습니다.

또한 그는 “트럼프와 그 충성파들은 분열을 통해 번성합니다. 이를 통해 더 많은 권력을 손에 넣고 더 강력한 통제력을 행사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라며, “모두가 이 위태한 순간에 대해 숙고하는 시간을 가지길 바랍니다”라고 말했습니다.

뉴섬 주지사는 연방 상·하원을 장악한 공화당이 대통령의 독주를 견제해야 할 의회의 역할을 제대로 하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그는 “어디에도 의회가 보이지 않습니다”라며, “(공화당 출신의) 마이크 존슨 하원의장은 책임을 완전히 방기했습니다. 법의 지배가 갈수록 ‘나리님의 지배’(rule of Don)에게 자리를 내주고 있습니다”라고 말했습니다.

아울러 오는 14일 수도 워싱턴DC에서 열리는 대규모 군 열병식에 대해서도 “그(트럼프)는 과거 다른 실패한 독재자들이 그랬듯이, 미국의 영웅들이자 미군이 자기 생일을 축하하는 저속한 보여주기에 나서도록 명령하고 강요하고 있습니다”라고 비판했습니다.

난독증이 있고, 공식 연설에서도 원고를 자막으로 보여주는 기기인 텔레프롬프터 사용을 꺼려온 뉴섬 주지사가 이날처럼 방송 연설을 진행한 것은 매우 이례적인 일이라고 NYT는 전했습니다.

미국 민주당의 차기 대선 주자 중 한 명으로 꼽히는 뉴섬 주지사는 이번 사태를 계기로 트럼프 대통령과의 공방을 이어가며 정치적 존재감을 급격히 키운 것으로 평가받고 있습니다.

뉴섬 주지사는 지난 9일, 트럼프 대통령이 주지사인 자신의 요청 없이 선제적으로 주방위군 동원을 명령한 것은 불법이라며 소송을 제기했습니다. 이어 10일에는 군 병력의 LA 시내 순찰 등을 중단시키기 위한 긴급 가처분 신청을 법원에 제출했습니다. 이와 관련한 정식 심리는 12일에 진행될 예정입니다.


YTN digital 김재형 (jhkim03@y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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