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정보수장 "전쟁광들이 인류멸망 핵위기 부추겨"...전쟁광은 푸틴?

미 정보수장 "전쟁광들이 인류멸망 핵위기 부추겨"...전쟁광은 푸틴?

2025.06.11. 오후 3: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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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폭 투하 80주년을 앞두고 일본 히로시마에 출장을 다녀온 미국 정보기관 총괄 수장이 '인류를 멸망시킬 핵위기를 전쟁광들이 부추기고 있다'는 취지의 발언을 현지시간 10일 내놓아 배경에 관심이 쏠립니다.

이 발언이 구체적으로 어떤 사안을 겨냥한 것인지는 알려지지 않고 있으나, 그간 핵무기 사용을 고려할 수 있다며 서방 측을 압박해 온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을 겨냥한 것이라는 해석이 나옵니다.

털시 개버드 미국 국가정보국(DNI) 국장은 이날 "최근 일본 히로시마에 다녀왔다"며 3분 31초 분량의 영상을 유튜브에 올렸습니다.

이 영상에는 1945년 8월 6일 미국의 히로시마 원폭 투하에 따른 끔찍한 피해 장면과 함께 개버드 국장이 말하는 소감이 들어 있습니다.

당시 원폭 투하로 14만 명이 즉사하거나 그 해 연말까지 후유증으로 사망했습니다.

개버드 국장은 "히로시마에 이토록 엄청난 파괴를 일으킨 단 한 개의 폭탄은 오늘날의 핵폭탄들에 비하면 아주 작은 것이었다"며 "오늘날의 핵무기는 단 한 발로 몇 분 만에 수백만 명을 죽일 수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그는 "오늘날 우리는 그 어느 때보다 핵전쟁에 따른 전멸의 위기에 근접해 있으며, 정치 엘리트들과 전쟁광들은 아랑곳하지 않고 핵 강대국 간의 공포와 긴장을 조장하고 있다"며 "이는 아마도 그들이 일반인들은 이용할 수 없는 핵 대피소를 자신과 가족은 이용할 수 있을 것이라고 확신하기 때문일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그러니 이런 미친 짓을 그만두라고 목소리 높여 외치는 것은 우리 민중이 해야 할 일"이라고 말했습니다.

이 표현에 대해 AFP통신은 "국가정보국장보다는 정치인이나 활동가들에게 어울리는 어조"라고 평가했습니다.

AFP는 일본 언론 보도들이 개버드 국장의 발언에 대해 미국 정부 현직 관계자로부터는 "극도로 드물게" 나오는 발언이며 히로시마 원폭 투하의 정당성을 주장해왔던 미국 정부의 과거 입장과는 어긋난다고 평가했다고 전했습니다.

일본 정부 대변인인 하야시 요시마사 관방장관은 개버드의 영상에 관해 직접 언급은 사양했습니다.

다만 원자폭탄이 일으킨 파괴와 고통을 "정확히 이해"하는 것이 핵무장 해제를 향한 다양한 노력의 기반이 될 것이라며 "히로시마와 나가사키의 끔찍한 인명피해가 반복돼서는 안 된다는 신념을 바탕으로 핵 없는 세상을 실현하기 위해 일본이 미국과 함께 현실적이고 실용적인 노력을 계속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습니다.

AFP는 개버드의 이번 발언이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측근들이 휴전을 거부하는 러시아에 대해 좌절감을 드러내는 가운데 나왔다고 지적했습니다.



YTN 권영희 (kwonyh@y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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