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A 시위에 군 투입...정책 실패 덮으려는 '노림수'

[앵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LA 시위에 군대를 투입한 데는 '내부의 적'을 만들어 지지율을 끌어올리려는 목적이 있다는 관측이 나옵니다.

무역 협상 등 각종 정책에서 이렇다 할 성과를 내지 못하자 지지층 시선을 '이민 문제'로 돌리려 하고 있습니다.

권영희 기자가 보도합니다.

[기자]
이번 사태는 지난 6일부터 트럼프 행정부가 LA 일대에서 이민자 단속을 강화하면서 시작됐습니다.

이 과정에서 항의 시위와 충돌이 일어났고 트럼프는 주 정부 반대에도 불구하고 주 방위군을 투입했습니다.

이 조치는 오히려 시위가 더 번지는 계기가 됐습니다.

현지에서는 군대를 동원할 만큼 시위가 격렬하거나 치안이 위태롭지 않다고 판단합니다.

[짐 맥도넬 / 미국 LA 경찰국장 : 우리는 엄청난 역량을 갖추고 있습니다. 아직 주 방위군을 투입할 만한 상황에 이르지 않았다고 판단합니다.]

미국 대통령이 해당 주지사 요청 없이 주 방위권을 동원한 것은 60년 만에 처음입니다.

언론들은 뚜렷한 성과가 없는 트럼프 정부가 정책 실패, 머스크와의 갈등에서 시선을 돌리기 위해 시위를 이용한다고 분석합니다.

이번 조치로 정권 핵심 지지층을 만족시키고 지지 정당이 없는 이들이 안전에 대해 걱정하게끔 만들려는 의도도 있습니다.

가디언은 극우 매체를 이용해 시선을 돌리는 데 능한 트럼프가 증오와 분노, 공포를 조장할 '내부의 적'을 찾았다고 짚었습니다.

[캐런 배스 / 미국 LA 시장 : 주 방위군을 로스앤젤레스에 배치하면 혼란을 야기할 수 있다고 행정부를 설득하려 했어요. 우리 도시에 절대 필요하지 않은 일이죠.]

캘리포니아 LA라는 점도 공교롭습니다.

민주당이 강세인 캘리포니아는 이민자 강경 단속에 협조하지 않고 '피난처 도시' 정책으로 트럼프에 맞섰습니다.

개빈 뉴섬 캘리포니아 주지사는 '진보의 아이콘'으로 불리며 유력한 민주당 차기 대선 후보로 떠오르고 있습니다.

[도널드 트럼프 / 미국 대통령 : 폭력 사태가 많았습니다. 상황이 훨씬 더 악화될 수도 있었어요. 주지사는 무능합니다.]

현지 언론들은 LA 상황이 혼란스러워질수록 트럼프가 '강한 지도자' 이미지를 얻고 정치적 논란을 무마할 수 있을 것이라고 분석했습니다.

YTN 권영희입니다.


영상편집:한경희


YTN 권영희 (kwonyh@yt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