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 자체 우크라 안보보장 논의..."미국 없는 현실 직시"

영국과 프랑스 당국자들이 전후 우크라이나 안보보장과 관련해 미국 지원 없이 유지하는 방향으로 초점을 전환했다고 영국 텔레그래프가 현지시간 31일 전했습니다.

우크라이나에 휴전 후 안전보장군을 파병하는 안을 계획 중인 영국과 프랑스 당국자들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우크라이나 지원에서 손을 뗄 수 있다는 현실을 직시해야 한다는 필요성에 공감했습니다.

당국자들은 이에 논의의 초점을 유럽 병력 파병을 통한 휴전 협정 지원으로부터 미국 지원 없이 키이우의 장기적 방어를 유지하는 방안으로 옮기는 데 동의했습니다.

이런 논의는 최근 각국 외무부 정치 국장급 인사들이 네덜란드 헤이그에 모인 자리에서 이뤄졌습니다.

이 회의에 참석한 한 서방 관리는 텔레그래프에 회의장의 심각한 분위기를 전하며 "현실을 직시하고 미국이 절대 동참하지 않을 것임을 인정해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한 유럽 외교관도 "미국이 정보 등 특정 자산을 제공하는 것 외에는 지원을 계속하지 않을 것으로 가정할 때 우크라이나에 필요한 자원을 유지하는 방법에 대해 논의했다"고 밝혔습니다.

이 외교관은 "우리는 러시아에 대한 경제적 압력을 강화할 필요성에도 합의했다"고 덧붙였습니다.

이런 논의는 키어 스타머 영국 총리와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이 주도하는 '의지의 연합' 역할에 큰 변화를 의미한다고 텔레그래프는 지적했습니다.

두 정상은 우크라이나 전쟁이 끝나고 휴전 협정이 이뤄질 경우 러시아의 추가 침공을 막기 위해 유럽 동맹국이 현지에 군 병력을 배치하자고 주장해왔습니다.

여기엔 어떤 형태로든 미국의 후방 지원이 절대적으로 필요하다는 게 이들의 입장입니다.

이 방안엔 30개국 이상이 지지를 표명했지만, 공개적으로 우크라이나에 병력을 파견하겠다고 밝힌 나라는 드뭅니다.

미국 역시 호응하지 않고 있습니다.

유럽 국가들은 6월 헤이그에서 열리는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정상회의에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을 초청하기로 합의했습니다.

미국을 비롯한 나토 회원국 일부의 반대로 우크라이나의 나토 가입은 성사되기 어렵지만, 젤렌스키 대통령을 회의에 초청하는 것만으로도 러시아에 대한 압박으로 작용할 것으로 보입니다.



YTN 권영희 (kwonyh@yt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