텔레그램 CEO "서유럽 국가, 루마니아 보수 여론 약화 요청"

텔레그램 CEO "서유럽 국가, 루마니아 보수 여론 약화 요청"

2025.05.19. 오전 10: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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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 출신의 파벨 두로프 텔레그램 최고경영자(CEO)가 '한 서유럽 국가'가 현지 시간 18일 치러진 루마니아 대선을 앞두고 보수 성향 여론을 잠재워 달라고 요청했다고 주장했습니다.

두로프는 이날 자신의 텔레그램 채널에서 이렇게 주장하며 "(이 요청을) 나는 단호히 거절했다. 텔레그램은 루마니아 사용자의 자유를 제한하거나 정치 채널을 차단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두로프는 이 서유럽 국가의 이름을 밝히는 대신 바게트 이모티콘을 메시지에 첨부했는데 바게트는 프랑스를 상징합니다.

두로프는 이어 "여러분은 민주주의를 파괴하면서 민주주의를 수호할 수 없고, 선거에 개입하면서 선거 개입을 방지할 수 없다"며 "표현의 자유와 공정한 선거는 하나만 선택할 수 없다. 루마니아 국민은 둘 다 누릴 자격이 있다"고 적었습니다.

루마니아는 이날 극우 민족주의 성향의 제1야당 결속동맹(AUR) 대표인 제오르제 시미온과 친유럽 성향의 니쿠쇼르 단 부쿠레슈티 시장 간 대선 결선 투표를 치릅니다.

루마니아 외무부 대변인은 두로프가 이날 텔레그램에 글을 올린 이후 엑스에서 "루마니아에서 진행중인 대통령 선거에 다시 한번 러시아가 개입하는 흔적을 발견했다"고 밝혔습니다.

그러면서 "선거 과정에 영향을 미치기 위해 텔레그램과 다른 소셜미디어 플랫폼에서 가짜뉴스 캠페인을 목격했다"고 설명했다고 AFP 통신이 전했습니다.

루마니아에서는 지난해 11월 대선에서도 헌법재판소가 러시아의 선거 개입 의혹을 이유로 선거를 무효로 하고 재선거를 명령했습니다.

당시 루마니아 정보당국 조사 결과 약 2만5천 개의 텔레그램 계정이 투표일 보름 전부터 틱톡에 친러시아 성향 컬린 제오르제스쿠 후보와 관련한 게시물을 폭발적으로 올린 정황이 파악됐습니다.

루마니아 정보국(SRI)의 기밀 해제 문서에는 '러시아의 대단히 적극적인 하이브리드 공격'이 이뤄졌을 가능성이 크다는 평가가 담겼습니다.

이에 이번 결선을 앞두고도 러시아가 또다시 SNS를 활용해 선거 개입 시도를 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됐습니다.

두로프가 지목한 서유럽 국가가 프랑스라면 프랑스의 '부당한 물밑 거래'일 가능성이 있습니다.

두로프가 지난해 8월 24일 프랑스 파리 외곽 르부르제 공항에서 현지 수사 당국에 체포됐기 때문입니다.

그는 체포 이후 텔레그램 내 아동 음란물 유포·마약 밀매·조직적 사기 및 자금 세탁 등을 방치해 사실상 공모하고 수사 당국의 정보 제공 요구에 불응한 혐의 등으로 예비 기소됐습니다.

또 당시 보석금 500만 유로(약 74억 원)를 내는 조건으로 석방됐고, 지난 3월엔 사법 당국의 일시 허가를 받아 텔레그램 본사가 있는 아랍에미리트(UAE) 두바이로 출국했습니다.




YTN 김잔디 (jandi@y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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