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원조예산 삭감에 식량 1,370억 원어치 창고서 썩는 중"

"트럼프 원조예산 삭감에 식량 1,370억 원어치 창고서 썩는 중"

2025.05.17. 오후 10:53.
댓글
글자크기설정
인쇄하기
AD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대외 원조 예산을 대폭 삭감한 이후, 기아 위기 국가에 전달됐어야 할 막대한 분량의 구호 식량이 기약 없이 창고에서 썩어가고 있다고 로이터 통신이 보도했습니다.

로이터는 미국 국제개발처(USAID) 산하 인도주의지원국(BHA)이 남아프리카공화국과 아랍에미리트, 동아프리카의 지부티, 미국 휴스턴 등에서 운영하는 창고에 식량 6만∼6만6천t이 보관 중인 것으로 확인됐다고 전했습니다.

전직 국제개발처 직원 등 내부 소식통 5명에 따르면 보관 중인 품목은 고열량 비스킷과 식물유, 영양소 강화 곡물 등으로 금액으로는 9천800만 달러, 우리 돈 약 1,370억 원 규모에 이릅니다.

이 정도 식량이면 100만 명 이상을 3개월 동안 먹여 살릴 수 있고, 가자지구의 전 주민에게 나눠준다면 한 달 반 이상을 지급할 수 있는 규모라고 전문가들은 분석했습니다.

로이터는 보관 물량 가운데 일부는 조만간 사용기한이 만료되고, 기한이 지난 식품은 소각하거나 동물 사료로 용도를 전환하는 등 사실상 폐기해야 한다고 지적했습니다.

실제로 현재 아랍에미리트 두바이 창고에 보관 중인 고열량 비스킷 500t이 오는 7월 사용기한이 만료돼 폐기될 처지입니다.

통상적으로는 폐기되는 물량이 연간 20t 정도에 그친다는 것이 전직 USAID 직원의 증언으로 폐기 사유도 이송·보관 중 파손 정도가 대부분이었습니다.

대책 없이 썩어가는 식량을 다른 국제원조기구 등에 양도하는 방안도 제대로 추진되지 않고 있다고 로이터 통신은 비판했습니다.

이런 방안이 국무부 국제지원국에 제출됐으나 승인이 미뤄지고 있다고 통신은 덧붙였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1월 취임 직후 미국 정부의 주요 대외 원조 프로그램 예산을 삭감하겠다고 밝혔고 이에 따라 정부효율부(DOGE)가 USAID를 전면 해체하기로 하고 이를 위한 작업을 진행 중입니다.

이 계획에 따라 USAID는 오는 7월 1일과 9월 2일 총 2차례에 걸쳐 기존에 소속됐던 직원 대다수를 해고한다는 방침입니다.

트럼프 정부의 국제원조 예산 삭감 이후, 식량 부족이 원래도 심각했던 가자지구나 수단에 대한 지원 역시 중단돼 전 세계 약 3억 명이 식량 부족으로 심각한 불안에 빠져 있고 190만 명은 기아가 극심한 상태입니다.


YTN 김잔디 (jandi@ytn.co.kr)

※ '당신의 제보가 뉴스가 됩니다'
[카카오톡] YTN 검색해 채널 추가
[전화] 02-398-8585
[메일] social@ytn.co.kr


[저작권자(c) YTN 무단전재, 재배포 및 AI 데이터 활용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