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직 미 당국자들 "트럼프, 주한미군 전략적 유연성 확대 원할 것"

전직 미 당국자들 "트럼프, 주한미군 전략적 유연성 확대 원할 것"

2025.05.14. 오전 06: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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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국방부에서 인도·태평양 지역의 안보 정책을 담당했던 전직 당국자들은 한국이 중국을 견제하기 위해 더 큰 역할을 해야 한다며 트럼프 행정부에서 이런 요구가 거세질 것으로 전망했습니다.

랜들 슈라이버 전 국방부 인도 태평양 안보 차관보는 간담회에서 트럼프 행정부가 수립 중인 국방 전략이 "한미가 미중 경쟁에 도움이 되는 다양한 역내 협력을 모색할 것"으로 관측했습니다.

또 "미국의 국방 전략은 한미 동맹이 대북 대비 태세뿐만 아니라 중국과의 더 광범위한 경쟁에 대비하기 위한 주한미군의 유연성 확대를 모색하는 방향으로 이끌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이런 점에서 트럼프 행정부가 생각하는 동맹의 비용 분담 확대는 주한미군 주둔 비용을 다루는 방위비 분담 특별 협정(SMA)이라는 "좁은 의미의 부담 공유"로 한정되지 않을 것으로 전망했습니다.

트럼프 1기 행정부에서 북핵 협상에 참여한 슈라이버 전 차관보는 트럼프 대통령이 어느 시점에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다시 대화하려고 할 것으로 예상했습니다.

다만 트럼프가 첫 임기 때 합의에 실패한 협상이 끝난 지점에서 다시 협상을 시도하지는 않을 것이라면서 "비핵화만 논의하는 게 아니라 대화가 더 폭넓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국방부 인태 안보 차관보를 지낸 일라이 래트너는 "미국의 동맹과 파트너로부터 더 많은 상호주의를 기대하는 추세는 트럼프 행정부 이전에, 바이든 행정부 때도 강조한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또 "호주와 일본 같은 파트너들과 함께 평시와 위기, 우발 사태 때 어떤 역할과 임무를 수행할 수 있는지 보면서 대화를 이미 진행하고 있었다"고 말했습니다.

이어 "동남아시아가 됐든 태평양 도서국이 됐든 한반도 밖에서 방위 협력을 할 수 있는 기회를 들여다보는 대화를 한국과도 시작했다"고 밝혔습니다.

그러면서 "한국은 미국, 일본과 3자 관계에 참여해왔지만, 그 밖의 지역에서는 정말 부재했다"고 지적했습니다.

특히 "미국은 호주, 일본, 필리핀, 쿼드(Quad)를 통해 인도와 협력해왔는데 한국도 북한에만 집중하지 않고 그런 '소다자'(mini lateral) 노력에 더 통합되는 게 중요하다"고 강조했습니다.

리처드 로리스 전 국방부 아태 안보 담당 부차관보는 트럼프 행정부가 중국에 초점을 맞추고 있어 주한미군의 전략적 유연성이 한미 간에 다시 중요한 현안이 될 수 있다고 관측했습니다.

조지 W. 부시 행정부에서 부차관보로 재직하며 노무현 정부와 관련 협의를 했던 로리스는 당시 대화가 "매우 어려웠다"고 회고하면서 "전략적 유연성은 매우 민감한 문제"라고 말했습니다.

각각 오바마 행정부 1기, 2기에서 국방부 아시아 태평양 안보 차관보를 지낸 월리스 그레그슨과 데이비드 시어도 한국이 국제 질서 유지를 위해 더 많은 역할을 해야 한다고 당부했습니다.

이번 간담회는 슈라이버 전 차관보가 이끄는 이 싱크탱크인 인도 태평양 안보 연구소(IIPS) 창립을 기념해 개최됐으며, 야마다 시게오 주미 일본 대사도 참석해 눈길을 끌었습니다.




YTN 이승윤 (risungyoon@y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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