콘클라베 내일 시작...'흰 연기' 언제 피어오를까?

콘클라베 내일 시작...'흰 연기' 언제 피어오를까?

2025.05.06. 오후 9: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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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제267대 교황을 선출하는 추기경단 비밀회의, 콘클라베가 현지 시간 7일 오후, 우리 시간으로 내일 밤 바티칸 시스티나 성당에서 시작됩니다.

어느 때보다 불확실성이 큰 가운데, '교황청 2인자' 국무원장인 피에트로 파롤린 이탈리아 추기경 등이 유력 후보로 거론되고 있습니다.

현장에 가 있는 YTN 유럽 특파원 연결합니다.

조수현 특파원

콘클라베가 하루 앞으로 다가왔는데, 준비 상황 전해주시죠.

[기자]
네, 저는 콘클라베가 열릴 바티칸 시스티나 성당 인근 성 베드로 광장에 와 있는데요.

이곳 시간으로 7일 오후 3시, 한국 시간 내일 밤 10시에 콘클라베가 막을 올립니다.

회의에 참석하는 추기경 선거인단 133명 전원 모두 로마에 도착한 상태입니다.

이들은 현지 시각 5일 마지막 비공개회의를 열고 차기 교황이 갖춰야 할 자질을 논의했는데요.

마테오 브루니 교황청 대변인은 새 교황이 세계 질서의 위기 속에서 길을 잃은 인류를 도와주는, 다리 역할을 하며 인도하는 인물이어야 한다고 소개했습니다.

또 현실 속에서 살아가는 사람들과 가까운 목자가 돼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추기경 선거인단은 모두 70개국 출신인데, 이는 콘클라베 역사상 최다라고 합니다.

대륙별로는 유럽이 52명으로 가장 많지만, 프란치스코 교황이 선출됐던 2013년 당시 절반을 차지했던 것과 비교하면 비중이 크게 줄었습니다.

이번에는 아시아 출신이 23명, 중남미 21명, 아프리카 17명, 북미 16명, 오세아니아 4명 등입니다.

연령대도 45살부터 79살까지로 다양하고, 평균 연령은 70살입니다.

교황은 추기경단의 3분의 2 이상의 찬성으로 선출됩니다.

콘클라베는 엄격한 보안 속에서 진행되는 만큼, 바티칸 대부분 지역에서는 휴대전화 통신도 제한될 예정입니다.

다만 가톨릭 신도들이 교황 선출 결과를 보기 위해 모일 성 베드로 광장은 제외돼 휴대전화 통신이 가능할 것이라고 바티칸 정부 대변인이 밝혔습니다.

[앵커]
구체적인 콘클라베 일정과 투표 방식은 어떻게 되나요?

[기자]
먼저 첫날인 내일(7일) 오전 10시 성 베드로 대성당에서 추기경단이 공동 집전하는 특별 미사가 열립니다.

이후 오후 3시부터 시스티나 성당에서 회의가 시작되는데, 외부와 철저히 격리된 채 진행됩니다.

추기경들은 개인 휴대전화를 모두 밖에 둬야 하고 내부에서 일어나는 일은 비밀에 부칩니다.

이 상태에서 3분의 2 이상의 표를 얻는 후보가 나올 때까지 매일 투표합니다.

투표는 선임 순으로 기표를 마친 용지를 들고 제단으로 가서 선서를 하고 용기에 넣는 방식으로 이뤄집니다.

첫날에는 오후 4시 30분에 한 번 투표하고, 이후 매일 오전과 오후 각각 2차례씩, 하루 최대 4차례 투표를 합니다.

콘클라베는 투표 결과를 알리는 독특한 방식으로도 대중에게 잘 알려졌는데요.

하루에 두 번, 굴뚝에 투표용지를 태워 연기를 피우는 방식으로 투표 결과를 알립니다.

교황이 선출되면 흰 연기가 올라오고, 선출되지 않으면 검은색 연기가 올라오는 겁니다.

콘클라베 사상 최장 기록은 13세기 클레멘스 4세의 후임 선출 때였는데, 1268년에 시작해 2년 9개월 하고도 이틀이 지난 1271년에야 끝났습니다.

하지만 20세기 들어서는 평균 사흘 만에 결과가 나왔습니다.

가장 길었던 회의는 1922년 비오 11세 교황을 선출할 때로 닷새가 걸렸고요.

2005년 베네딕토 16세와 2013년 프란치스코 교황 선출 당시에는 모두 이틀 만에 마무리됐습니다.

[앵커]
교황은 로마 가톨릭교회 최고 수장이자 세계에서 가장 작은 도시국가인 바티칸 시국의 원수이기도 한데요, 유력 후보군 정리해주시죠.

[기자]
이번 콘클라베는 어느 때보다 예측하기 어려운데요.

프란치스코 교황의 유산을 계승하려는 개혁파와 전통주의 복귀를 바라는 보수 진영 간 대결 구도에 관심이 쏠립니다.

현지 언론에선 우선 '교황청 2인자' 국무원장인 피에트로 파롤린 이탈리아 추기경이 유력 후보로 꼽히고 있습니다.

영국 이코노미스트가 추적·분석한 3개 도박 사이트 베팅 추이에 따르면 파롤 추기경이 선출될 가능성이 28%로 가장 높게 점쳐졌습니다.

또 보수 진영을 이끄는 독일의 게르하르트 뮬러, 헝가리의 교회법 전문가 페테르 에르되, '아시아의 프란치스코'로 불리는 필리핀의 루이스 안토니오 타글레 추기경도 유력 후보로 꼽힙니다.

한국인 최초 교황청 장관인 유흥식 추기경은 '다크호스' 중 한 명으로 거론되고 있습니다.

콘클라베가 시작되면 시스티나 성당 굴뚝이 보이는 이곳 성 베드로 광장에 세계 각지의 신자와 관광객들이 모여 새 교황의 탄생을 기다릴 것으로 보입니다.

지금까지 바티칸에서 YTN 조수현입니다.



촬영: 유현우

영상편집;안홍현



YTN 조수현 (sj1029@y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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