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탈리아, 슈퍼리치 겨냥 연간 고정세 3억 원으로 2배 인상

이탈리아, 슈퍼리치 겨냥 연간 고정세 3억 원으로 2배 인상

2024.08.08. 오전 07: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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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탈리아 정부가 고소득 신규 거주자의 해외 소득에 대한 고정세를 2배 인상했다고 로이터 통신 등이 보도했습니다.

이탈리아 정부는 내각회의를 열고 신규 거주자의 해외 수입에 대한 연간 고정세를 현행 10만 유로(약 1억5천만 원)에서 20만 유로(약 3억 원)로 인상하는 세법 개정안을 승인했습니다.

신규 거주자의 해외 소득이 얼마나 되든 매년 고정된 세금만 내도록 한 이 제도는 이탈리아 정부가 해외 부유층을 자국으로 유인하고 두뇌 유출을 막기 위해 2017년 도입했습니다.

이 제도는 이탈리아에 새롭게 거주하는 외국인 또는 해외에서 9년 이상 거주하다가 귀국한 이탈리아인에게 적용됩니다.

덕분에 이탈리아는 전 세계 억만장자들에게 인기 주거지로 떠올랐습니다.

포르투갈의 축구 스타 크리스티아누 호날두가 스페인의 레알 마드리드를 떠나 2018∼2021년 이탈리아의 유벤투스에서 뛴 것도 이 제도 때문으로 알려졌습니다.

이에 따라 이탈리아 현지에서는 고정세가 '축구 선수 제도'로 불리고 있습니다.

또 이탈리아가 고액 자산가들의 '조세 회피처'가 되고 있다는 국제사회의 비판도 큽니다.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는 지금까지 사모펀드 임원, 재벌, 사업가 등 최소 2,730명의 억만장자가 세금을 아끼기 위해 이탈리아로 거주지를 옮긴 것으로 알려졌다고 전했습니다.

하지만 돈 많은 외지인이 밀려들면서 현지 부동산 가격이 급등하는 부작용이 나타나 현지 주민들의 반발을 사기도 했습니다.

파이낸셜타임스는 이탈리아 정부가 이번 고정세 인상으로 세수를 늘려 재정 적자를 해소하는 데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전했습니다.

지난해 이탈리아의 재정 적자는 국내총생산(GDP) 대비 7.4%로 27개 유럽연합(EU) 회원국 가운데 가장 높았습니다.

잔카를로 조르제티 경제재정부 장관은 내각회의가 끝난 뒤 열린 기자회견에서 "고정세가 인상되긴 했지만, 여전히 고액 자산가들에게는 흥미로운 수준이 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또 은행 수익에 대해 추가로 세금을 부과할 계획이 없다며 정부가 '은행 횡재세' 도입을 검토하고 있다는 최근 언론 보도를 일축했습니다.

이탈리아 정부는 지난해 8월 은행의 초과 이익 중 40%를 횡재세로 걷겠다고 깜짝 발표했다가 유럽중앙은행이 우려를 표명하자 철회했습니다.


YTN 유투권 (r2kwon@y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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