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게 무슨 일이야'..길거리에서 벌어진 패싸움? [세계는 날리지]

'이게 무슨 일이야'..길거리에서 벌어진 패싸움? [세계는 날리지]

2024.05.08. 오후 9: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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축제 분위기인 볼리비아 포토시 '산 페드로 데 마차' 마을.

사람들이 흥겹게 춤을 추고 연주합니다.

그런데 갑자기

광장 한복판에서.. 싸움이 벌어집니다!

무슨 일일까요?

여기 한 가족이 틴쿠에 참여합니다.

[호세 루이스 파코 크루즈 / 틴쿠 참가자 (35세) : 이 관습은 아주 오래된 것입니다. 아버지에게 물려받은 것이고, 아버지는 저에게 물려주셨고, 이제 저는 이 관습이 사라지지 않도록 제 아이들에게 물려주고 있습니다. 내 아들아, 이것은 우리의 유산이므로 이 관습은 결코 사라지지 않을 것이란다.]

아버지는 10살 된 아들, 브라얀에게 '몬테라'라 불리는 모자를 씌워줍니다.

대결에는 화려한 전통 의상과 스페인 정복자들을 모방한 선명한 색의 깃털이 달린 가죽 모자를 '몬테라' 착용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케추아족은 잉카 제국을 세운 민족으로, 잉카 제국은 스페인 군대의 침략으로 멸망했습니다.

볼리비아의 고산지대 마을 산 페드로 데 마차에서는

수백 명의 케추아 원주민들이 모여

'틴쿠'라고 알려진 의식적인 축제를 벌이며

이웃 간의 분쟁을 해결한다는 명목으로 서로 싸우는 의식을 치룹니다.

볼리비아 공용어인 케추아어와 아이마라어로 각각 '만남'과 '공격'을 의미하는 틴쿠는

마을 간의 갈등을 해소하고 더 이상 곪지 않게 하기 위해 일 년에 단 하루, 격투를 허용하는 싸움 의식입니다.

다소 잔인해 보이는 이 의식은 케추아족의 전통으로 계승되고 있습니다.

틴쿠 격투 의식은 때때로 경찰이 심판처럼 개입해 싸움을 멈추게 하기도 합니다.

관중들이 흥분하면 경찰은 과도한 폭력 사태를 막기 위해 최루탄을 사용하며 싸움을 중지시킵니다.

싸움은 피를 흘리면 끝이 나며, 전투에서 흘린 피를 제물로 바치기도 합니다.

그리고 싸움이 격해지기도 하죠.

에스테반 파코 타키치리 / 틴쿠 참가자 : 우리는 춤을 추며 광장에 들어가고 적과 서로 마주칩니다. 운이 나쁘면 때때로 한두 사람이 땅에 쓰러지고 더 운이 나쁘면 심지어 죽기도 합니다. 하지만 이 모든 것이 우리 관습의 일부입니다.]

1년 중 유일하게 폭력을 허락한 날.

갈등이 쌓여 폭발하기 전에 모두가 보는 앞에서 해소하는 자리.

케추아족이 인간의 분노를 다루는 방법입니다.


YTN 손민성 (smis93@y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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