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전 6시부터 하루 2만보 걷는다...'연봉 3억' 월마트 매니저의 하루

오전 6시부터 하루 2만보 걷는다...'연봉 3억' 월마트 매니저의 하루

2024.04.16. 오전 10: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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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전 6시부터 하루 2만보 걷는다...'연봉 3억' 월마트 매니저의 하루
AFP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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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제 일을 사랑하지만, 이 일은 절대 끝나지 않아요. 그게 가장 어려운 것 중 하나죠."

14일(현지 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은 텍사스주 작은 소도시 웨이코 인근 지점의 월마트에서 근무하는 매장 매니저(관리자) 니콜 하트의 하루를 보도했다. 19살에 아르바이트를 한 것을 시작으로 이 매장에서 20년 넘게 일해 왔다는 그는 현재 연봉 24만 달러(3억 3,312만 원)의 매장 관리자로 근무하고 있다.

하트의 하루는 오전 6시 35분에 매장을 한 바퀴 돌며 검토하는 것으로 시작된다. 이때 야간 근무 관리자에게서 야간 재고 및 인력에 대한 간단한 업데이트를 전해듣고, 비어있는 재고 채우기와 청소 등을 직원에게 요청한다.

오전 7시 35분, 마트 카트를 끌며 또 한 번 매장을 검토한다. 이때 제자리에 진열되지 않은 제품을 제자리에 돌려놓거나 쓰레기 등을 치운다. 또 이때 온라인 주문으로 접수된 상품을 관리한다. 하트는 온라인 주문이 들어온 제품의 재고가 매장에 없을 때 짜증이 난다면서도, 월마트에서는 이러한 품절 사태를 예방하기 위해 더 많은 재고를 매장에 들이려 하고 있다고 전했다.

오전 8시에는 월마트가 작년부터 도입한 '감각 친화적인 시간'(sensory-friendly hours)이 시작된다. 하트는 라디오 방송을 틀지 않고 조명 밝기를 낮추는 이 시간이 감각에 민감한 쇼핑객들에게는 좋을지 몰라도, 자신과 같은 바쁜 사람들에게는 2시간 연속의 어색한 침묵일 뿐이라고 말했다.

이 시간에 장난감 구역에서 물풍선이 충분히 주문됐는지를 다시 확인하기도 했다. 작년에는 계속 매진된 상품이라 더욱 신경을 쓴 것이다. 이렇게 물건 재고를 수시로 확인하고, 돌아다니면서 만나는 모든 직원들과 관계를 형성하기도 한다. 하트는 통로에서 나누는 대화가 매장에서 근무하는 305명의 직원들을 관리하는데 도움이 되며, 그들이 자신을 위해 일하고 싶게 만든다고 확신했다.

오전 9시 11분에는 사무실에서 컴퓨터를 이용해 재고 현황 및 고객 만족도 데이터를 확인한다. 하트는 매장에 매일 4-5대의 배달 트럭이 도착하며, 월마트의 재고 관리 시스템을 통해 상품을 스캔한다고 전했다. 이때 하트는 세 개의 시스템으로 물건을 점검하는데, 월마트 경영진은 이를 단순화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오전 9시 35분에는 직원회의가 있다. 무전기로 모든 직원을 휴게실로 호출한 하트는 전날 매출이 작년 같은 날에 비해 크게 증가했으며, 이는 모든 근로자가 직원 애플리케이션에서 확인할 수 있다고 전달했다.

오전 10시에는 또 한 번 매장을 점검하고, 11시 28분에는 저녁 운영에 필요한 화물과 노동력을 확인한다. 이때 샐러드 등으로 점심을 때우는 동시에 다가오는 회의를 준비하기 위해 통계를 검토한다. 오후 1시에는 파트장 회의를 열어 복장 규정이나 업무에 대한 지시사항을 전달한다.

오후 1시 45분에는 인사 책임자를 만나 매장의 각 영역을 자세히 살펴보고 직원 배치에 대해 의논한다. 오후 2시 30분에는 저녁 운영을 준비하고, 식료품 구역의 물건들이 잘 채워져 있는지를 살핀다. 오후 4시에는 마지막으로 파트장들을 만나 재고 관리가 제대로 되고 있는지를 확인하고, 오후 5시에 퇴근한다.

하트는 지난해 11만 9,000달러의 급여와 약 12만 달러의 보너스를 받았다. 그는 바쁘게 지내는 것을 좋아하고 사람들과 어울리는 것을 좋아해 이 일이 부담스럽지 않다고 전했지만, 똑같은 하루가 끊이지 않고 매일 반복되는 것이 어려움 중 하나라고 덧붙였다.

처음 이 월마트 매장에 발을 내디뎠을 때 하트는 19살의 미혼모였다. 대학 졸업장이 필요 없는 직업을 찾던 중 살아있는 바닷가재를 요리하는 아르바이트를 시작으로 월마트에 몸을 담았다. 이후 사진 현상 업무 담당으로 승진했고, 의류 구역에서 근무하기도 했다. 줄곧 열심히 일한 끝에 2018년에는 드디어 관리직으로 승진할 수 있었다. 현재 그는 전국의 수많은 월마트 매장 관리자와 마찬가지로 수백 명의 직원과 일하며 연간 1억 달러(약 1,392억 원) 이상의 매출을 달성하고 있다.

하트와 같은 월마트 매장 관리자는 미 전역에서 4,700명에 달하며, 온라인 주문이 활성화된 최근에는 매장 관리자의 역할이 더없이 중요해지고 있다. 월마트는 온라인 주문을 위한 직원을 관리하거나 자동화 시스템 관리까지 매장 관리자에게 맡기고 있다. 여기에 판매와 수익도 늘리면서, 수백 명의 직원을 관리하고 진열대를 채우는 등 기본적인 업무도 배제할 수 없다.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대형 마트를 운영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춘 매장 관리자를 찾기가 더 어려워졌다. 특히 월마트가 자동화 시스템으로 전환되고부터 매장 관리 업무가 보다 복잡해졌다고 키어란 섀너헌 월마트 U.S. CEO는 전했다. 이에 월마트는 더 많은 관리자를 고용하기 위해 올해부터 더 많은 급여와 보너스, 스톡옵션 등을 제공하고 있다. 일부 관리자는 연간 40만 달러(약 5억 5,520만 원) 이상을 번다고 WSJ는 전했다.

디지털뉴스팀 이유나 기자

YTN 이유나 (lyn@y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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