英 다이애나비 ‘사기 인터뷰’ 의혹…BBC에 자료 공개 명령

英 다이애나비 ‘사기 인터뷰’ 의혹…BBC에 자료 공개 명령

2023.12.11. 오후 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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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5년 영국을 떠들썩하게 한 다이애나 왕세자빈의 BBC 방송 인터뷰가 사기로 성사됐다는 스캔들과 관련해 영국 법원이 BBC에 그동안 알려지지 않았던 자료의 공개를 명령했다.

10일(현지 시각) 영국 스카이 방송과 일간 텔레그래프에 따르면 영국 1급 재판소의 브라이언 케네디 판사는 BBC가 2020년, 이 스캔들에 대응하는 과정에 오간 이메일 3천200건을 공개해야 한다고 결정했다.

공개 대상 이메일에는 스캔들을 일으킨 장본인인 방송인 마틴 바시르가 BBC 고위 관계자들과 주고받은 이메일이 포함되어 있다.

앞서 이 스캔들을 조사해 온 언론인이자 영화감독인 앤드루 웹은 공영언론인 BBC에 관련 법에 따른 정보 공개를 청구했으나 BBC는 이를 거부했다.

이에 대해 다이애나비의 동생인 찰스 스펜서 백작은 언론 인터뷰에서 BBC가 문제의 이메일을 공개하지 않은 데 대해 “은폐에 대한 은폐라는 의심이 든다”고 비판한 바 있다.

케네디 판사는 BBC가 정보공개 청구에 대해 "일관성 없고 잘못됐으며 신뢰하지 못할만한 대응을 했다"고 지적했다. 이 같은 법원의 결정에 BBC는 “신중하게 검토 중”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다이애나비의 사기 인터뷰 스캔들은 1995년 BBC ‘파노라마’ 프로그램의 진행자 바시르가 스펜서 가족을 속여 다이애나비의 인터뷰를 성사시켰다는 의혹이다.

당시 다이애나비는 찰스와 커밀라 파커 볼스의 불륜관계를 가리켜 “이 결혼엔 우리 3명이 있었고 그래서 좀 혼잡했다”는 언급을 해 전 세계를 떠들썩하게 했다.

이 인터뷰가 공개된 이듬해부터 바시르가 다이애나비 섭외를 위해 문서조작을 했다는 의혹이 일었다.

스펜서 백작은 바시르가 자신에게 다이애나의 전 비서와 관련된 허위 은행 서류를 보여주면서 다이애나가 정보기관의 감시를 받고 있다는 등 왕실에 관한 거짓말을 일삼았다고 말했다.

이 의혹에 대해 바시르는 문서 위조를 인정하면서도 이를 스펜서 백작에게 보여준 적이 없다고 주장했다.

이와 관련해 BBC는 지난 2020년에 스펜서 백작이 실제 위조된 은행 서류를 본 적이 있다고 인정했고, 2021년 조사에서는 BBC가 바시르의 사기 행각을 알고도 은폐한 것으로 보인다는 지적이 나왔다.

YTN digital 곽현수 (abroad@y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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